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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eBook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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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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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6.1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8.5만자, 약 2.7만 단어, A4 약 54쪽?
ISBN13 9788961961332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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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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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가 길고양이를 보며 느꼈던 감정은 도시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존재들을 향한 동지애에 가까웠다. 20대 중반 비정규직 기자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프리랜서와 정규직 사이를 오가던 무렵, 길고양이가 살기 위해 눈에 띄는 음식을 모조리 집어삼키듯 나도 온갖 글을 쓰며 하루하루 버텼다. 뿌리 없는 삶의 고단함을 느낄 때마다 힘이 되어준 건 길고양이였다.---p.5, 「책머리에」에서

길고양이에게 마음을 주는 건 나만의 방식으로 그들을 부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꼭 특별한 이름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나비야” 하고 부르면 어떻고 “노랑둥아” 하고 부르면 어떤가. 평범하게 들리는 이름이라도 내게 의미가 있다면 충분하다. 이름을 짓는 순간 그 고양이는 내게 ‘아는 고양이’가 된다. 그렇게 이름 붙인 고양이들이 늘어날 때마다 길고양이를 향한 마음도 애틋해지기 마련이다.---p.19, 「이름이 많은 고양이」에서

좁은 환풍기 위로 고양이 네 마리가 아슬아슬하게 몸을 누이고 쉬고 있다. 고양이들 발아래 길게 펼쳐진 회양목 덤불은 일렁이는 초록빛 바다를 닮았다. 그 풍경에 홀려 고양이들이 누운 쪽을 본다. 혹시나 땅으로 떨어질세라 옹색하게 몸을 붙여 앉은 길고양이들 모습이 구명보트에 몸을 싣고 바다를 떠도는 것처럼 보인다.---p.31, 「길고양이 쉼터에도 명당이 있다」에서

길고양이와 민들레는 서로 많이 닮았다. 험한 땅도 가리지 않고 태어나고, 사람들이 아무리 뿌리 뽑으려 해도 질긴 생명력으로 다시 피어난다는 점이 그렇다. 민들레꽃이 수명을 다해 홀씨로 모습을 바꾸면 보들보들한 감촉이 꼭 고양이털 같다. 그러니 봄날의 고양이를 닮은 꽃을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민들레다.---p.95, 「민들레꽃에 홀린 억울냥」에서

혹시 길을 가다 한쪽 눈을 잃은 길고양이를 만난다면 무서워하지 말기를. 그 고양이도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니까. ‘저 고양이는 눈이 없네’ 하고 무섭게 여기기보다 ‘매일 윙크하는 고양이구나’ 하고 반갑게 맞아준다면 고양이도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p.98, 「지붕 고양이의 사연」에서

길고양이의 친구가 되려는 마음은 결국 작고 약한 것들의 편이 되고 싶은 마음이고, 말이 아닌 울음으로 아픔을 표현하는 이들을 이해해보려는 마음이다. 세상에는 예쁘고 귀여운 길고양이도 있지만,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들 중에는 아프고 힘든 녀석들이 더 많다. 세상 사람들이 귀여운 길고양이를 볼 때만큼 아프고 힘든 길고양이에게도 두루 눈길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190, 「고양이가 눈물 흘리는 이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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