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는 점장의 온천에 간다는 편지를 받자마자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고, 편의점 카운터에서 손님을 받았는데……. 그 손님이라는 남자는 잔돈 천원이 없었는지 텅 빈 지갑을 열어보다 골드카드를 꺼냈고, 그 행동에 여자는 어이없어 하는 것을 손님인 남자에게 보여 버렸다. 여학생이 남자에게는 관심도 갖지 않아 여자의 옷에 붙어있는 그녀의 이름으로 보이는 ‘세리’라는 이름만 알아내고 편의점을 나선다. 하필 남자가 가게 된 술집은 우연하게 여자가 남장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바, 즉 술집이었는데……. 남자는 바텐더로서 남장을 하고 있는 여자를 보고 또 몸이 반응 하는 것을 느끼며 당황했고, 남장을 한 그녀는 언젠가 어디서 한번 봤던 얼굴이란 생각에 기억을 되짚어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대치했고 여자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주위에 있던 손님의 부름에 고개를 돌린 여자를 보면서 남자는 고개를 돌릴 수조차 없었고……. 남자의 옆에 있던 거의 벗은 모습의 여자는 남자의 몸에 딱 붙어서 자신 때문에 남자가 흥분한 줄로 착각하고 더 들러붙는다. 여자가 들러붙은 덕분에 몸에 끓어오르던 열이 식은 남자는 옆의 여자를 냉담한 시선으로 쳐다보고는 자리로 이끌었다. 술이라도 먹어야지 도무지 제정신으론 저런 여자를 안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남자의 머리를 차지했고, 술을 시키려는데……. 마침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는 예의 눈이 마주쳤던 바텐더를 보면서 다시 몸이 타오를 것처럼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그의 입에서는 자조적인 말이 튀어나왔다. 옆의 여자는 영문을 몰라 하고 남자의 뒤에 앉아있던 손님에게 주문을 받고 다시 돌아가는 바텐더를 남자는 잡아 세웠다. 그리고 바텐더에게 제일 자신 있는 칵테일로 한잔 달라고 주문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