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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618g | 140*210*30mm
ISBN13 9788954643603
ISBN10 895464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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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피터 헬러
Peter Heller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시와 소설 부문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모험 작가로서 수상 경력이 있으며 [아웃사이드] [멘스 저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객원 기자이고 [블룸스버그 비즈니스위크]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쿡Kook』 『고래 수호자The Whale Warriors』 『무슨 일이 일어나도: 티베트 창포 강에서 살아남기Hell or High Water: Surviving Tibet’s Tsangpo River』 등 다수의 논픽션 을 발표했다. 그의 소설 『도그 스타』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전미 베스트셀러다.
역자 : 이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스트 원 데이』『어디 갔어, 버나뎃』『미니어처리스트』『우리에겐 새 이름이 필요해』『사립학교 아이들』 『열세 번째 이야기』 『잃어버린 것들의 책』 『658, 우연히』 『갈림길』 『비행공포』『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등 8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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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나무들이 죽은 채로 서서, 마치 수천 구의 해골처럼 흔들리고 수천 명의 유령처럼 한숨을 쉬지만, 그래도 다 죽진 않았다. 드문드문 녹색 숲이 보이고, 나는 그 숲의 열렬한 팬이다. 나는 이곳 평지에서 그들을 응원한다. 어서어서 자라거라 쑥 쑥 쑥! (…) 녹색 숲은 해마다 면적을 넓혀가고 있다. 생명이란 조금만 용기를 북돋워주면 그렇게 질긴 법이다. --- p.14

그는 마치 종 안에 울려퍼지는 종소리처럼 자신의 고독을 편안해한다. 그편을 더 좋아한다. 죽을 때까지 그것을 지킬 것이다. 송골매가 하늘에서 다른 새를 죽이려고 살듯 그는 그 삶을 지키려고 산다. 자신의 내면에서 죽음과 아름다움이 서로에게 어떤 짓을 하는지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 p.84

나는 울고 있었다. 나는 울지 않으려고, 나의 세상이, 그리고 그 세상 속에서 그나마 의미를 지닌 모든 것이, 내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울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했다. --- p.105

삶과 죽음은 서로의 내면에 살고 있었다. 그게 바로 내가 깨달은 사실이다. 죽음은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었고, 더 따스한 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지금 산에서 검게 죽어가는 나무에 살고 있는 한 마리 딱정벌레처럼, 면역력이 떨어진 신체기관이었다. 삶 역시 죽음 안에 있었고, 마치 독감처럼 지독하고 집요했다. 그래야만 했다. --- p.111

너무도 처절하게 사랑해서 삶이 견디기 힘들어질 수도 있을까? 짝사랑 말고, 사랑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말이다. 사랑에 깊이 빠져 있는데 처절하다. 그 사랑도 결국 끝나리라는 걸 알기 때문에, 세상 모든 건 결국 끝나니까. 끝. --- p.115

웃음소리와도 같은 무엇. 한 송이 꽃이 이토록 작고, 이토록 덧없을 수 있다는 것, 하나의 눈송이가 이토록 크고, 이토록 집요할 수 있다는 것. 그 있을 법하지 않은 단순함. 나는 신음했다. 웃음과 울음 사이의 소리를 표현하는 단어는 왜 없는가? --- p.181

나는 생각한다. 죽는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일까? 이렇게 혼자인 것? 사랑을 간직한 채 넘어서는 것?
--- p.249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건 너무도 공허하고, 너무도 가볍고, 그렇게 부서져 모래가 된 나는 바람에 흩어지고, 너무도 보잘것없어서 하늘로 흩어져 별들의 모래 폭풍 속에 묻힌다. 결국 그곳이 우리 모두가 도달하는 곳이다. 나머지는 바람을 기다리며 얇게 해져갈 뿐이다. --- p.304

진짜 인생이 시작되기를 기다렸어요. 어쩌면 가장 진짜인 사건은 종말일지도 모르는데. 그걸 알았을 땐 이미 너무 늦었죠. 이젠 내가 지구상에서 아니 지구 밖에 있는 그 무엇보다 그를 사랑했다는 걸 알아요. 하느님보다 더, 나만의 종교 안에 있는 하느님보다도 더. --- p.330

여전히, 어떤 밤에는 애도했다. 내가 누리고 있는 이 행복이 내 모든 상실, 내 모든 과거와 똑같이 덧없는 것임을 알기에 애도했다. 우리는 굽이치는 들판에서 살고 있을 뿐 아니라, 불안감 속에 살고 있었다. 어떤 공격이 있을지, 어떤 병에 걸릴지 누가 알겠는가. 또다시 찾아온 그 이중성. 마치 비행처럼. 고요함과 속도, 평화와 위험. 비스트를 타고 공간을 집어삼키면서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은 기분, 그림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
--- p.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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