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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

: 몸에 관한 시적 몽상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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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672g | 140*210*30mm
ISBN13 9788954617215
ISBN10 895461721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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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내 귓불을 자주 만져주는 사람에게 가서 어려운 사랑을 고백한 적도 있다. 사람은 상대가 좋아지지 않으면 절대로 그 사람의 귀를 만지지 않는다는 것이 내가 오랫동안 실험한 영역이다. 가만히 귀를 만져주는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좋은 냄새가 날 것이라고. 조용히 타인의 귓불을 만져주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머지않아 서로의 귀에서 나는 연한 냄새를 알아보는 미물의 관계가 되어갈 공산이 크다. 서로의 작은 귓불에 동감의 본질을 표현하게 된다. 서로 귓불을 만지는 사이는 금방 연인을 넘어선다. 「중략」
누군가 내 귓불을 처음으로 따뜻하게 만져주었을 때, 나는 딸꾹질을 했다. 이제 그만 (그 사람을 위해서) 울음을 멈추고 싶었기 때문이다. ---「귓불」 중에서

몽정夢精이 육체의 정열이 될 수 없는 것은 자신이 그 육체를 사용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몽정은 자신의 몸을 종이에 싸서 물에 띄우듯 먼 곳으로 보내보는 연습이다. 몸 위에 목선木船을 띄우듯, 몽정은 다른 몸을 건너온다. 어느 몸으로 들어가 나는 몽정을 하는 것인가, 몽정은 나의 외가外家다. 「중략」
몽정은 타인의 몸과 나누는 성교가 아니다. 자신의 육체와 벌이는 성교다. 산달을 채우는 산모가 자신의 육체와 밀애를 나누며 아이와 함께 있듯이 몽정은 자신의 몸을 그리워하며 몸을 지나간다. 몸에 잔설殘雪을 남긴다. 불타버린 절의 재처럼, 희고 결별한 듯한 잔설을 몸에 남긴다. 녹는 뿔에 올라탄 기녀처럼, 산중山中을 헤매는 선승의 입술 위에 내려앉는 흰 나비처럼. ---「몽정기」 중에서

쇄골鎖骨에 빗물이 고이는 사람이 있다. 마르고 아름다운 몸의 선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보통 비만인 사람에게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몸의 리듬은 선과 골격의 리듬이다. 물론 풍만한 몸의 소유자에게서도 선의 미는 발견되기도 한다. 선조들은 오히려 이 풍만함으로부터 선의 매혹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것은 대체로 그들의 균형에 대한 미의식이었다. 하지만 나는 대체로 선의 리듬이라는 것은 비균형에서 온다고 믿는 편이다. 예상할 수 없는 선의 비선형성이 주는 매혹, 하나의 육체가 가지는 가장 매혹적인 균형은 역설적이게도 억측이 보기 좋게 들어맞을 경우에 생겨난다. 육체에게 바치는 우리의 탄성은 도저히 그곳으로 뻗어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비율을 입고 태어나는 곡선의 질감이다. 「중략」
육체는 선으로 이루어진 풍경이다. 시詩가 가장 부적절한 순간에 언어에게서 태어나는 하나의 육체라면 뛰어난 산문散文은 그 육체를 감싸며 겉도는 하나의 선이다. 몸의 선은 그 자체로 숨 쉬는 비율이며 튀어 오르는 정밀한 뼈들을 감추고 있는 이미지다. 쇄골은 육체가 기적적으로 이루어낸 선線의 풍경이다. ---「쇄골」 중에서

나비 날개가 움직인다. 숨을 쉴 때마다 움직인다. 꽃잎 위에서, 사슴의 발등 위에서, 벤치에 앉아 모든 것에 시선을 주고 있지만 어떤 곳에도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노인의 지팡이 위에서, 이곳과 저곳 두 개의 목소리를 가진 채 잠들어 있는 누군가의 흑암 같은 눈두덩 위에도, 나비는 앉는다. 숨을, 쉴 때마다, 나비의 날개뼈가, 움직인다. 「중략」
나비의 폐에 관해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고집스럽게 하나의 숨결에 대한 회복이며, 하나의 이미지가 자신의 숨을 불러 모아 침묵하려는 태동이며, 하나의 폐에 닿으려는, 우리의 언어가 가지는 향수병이다. 모든 시는 향수병을 앓는다. 「중략」
행간으로 달리는 열차는 나비를 가득 싣고 달린다. 시는 행간行間에서 태어나는 나비의 서식지다. ---「날개뼈」 중에서

몽상하는 눈동자는 몸을 배웅한다. 마치 불면이란 잠들지 않기 위해 눈동자가 몸 곳곳으로 그 시력을 배달하는 일이듯, 몸에게 그 시간을 허락해주도록 눈동자는 특별한 의문과 꿈을 제공했다. 그것은 보들레르가 말한 ‘상응’의 방식이거나 엘리엇이 시와 시극을 연대시키고자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마지막까지 역설한 언어와 몸에 관한 친화력에 해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이렇게 보들레르는 중국인들처럼 고양이의 눈에서 시간을 본다고 했다. 「중략」 꿈이란 한 몸에서 서로 다른 눈들을 가지고 만나는 진실이기도 하지만 눈동자가 우리 몸에 숨긴 유령의 배후이기도 하다. 몽상은 눈동자의 유령이기 때문이다.---「눈동자」 중에서

오래전 ‘우울증은 비밀에 대한 고통이다’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우울증은 몸이 의도하는 것과 저항하는 것과의 관계라는 사실을. 그럴 경우 몸은 뭉클하다. 대개의 경우 환자가 지적하는 통증의 부위는 은유의 화려함에 결정된다는 디알로그는 심층적이다. 몸에 관한 글을 써내려가면서, 몸을 관통하지 못하는 언어는 어디로든 데려갈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낀다. 몸에게 닿으려는 언어는 비밀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시가 단어 하나 속에서 숨이 차오르는 숨 쉬기이듯이, 시는 육체를 밀월하는 어떤 부위를 나 아닌 누군가의 몽정이라고 부르려는 호명에 가까운 것이다. 밀어란 보이지 않는 언어로 떠나보는 여행이다. 네 몸의 어떤 부분으로 떠나는 밀월이다. 시인은 몽롱한 번개 같은 언어를 데리고 ‘살 속의 연’처럼 흘러가보고 싶다. 혹은 속삭이는 번개처럼, 내 몸속으로 들어가 네 몸을 잊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어떤 이에게는 불필요해 보이는 느낌이 될 수도 있겠으나 어떤 이에게는 뭉클한 몸처럼 그리운 허구 같은 것이 되었으면 한다. 그건 우리들의 언어에 또 다른 생채기를 남길 것이다. 찰과상처럼.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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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시가 써지는 건 육체의 숨구멍을 통해서이다. 이 책에서 시인은 신체 각 부위에 명명된 인간의 욕망과 고뇌의 흔적들을 들춰낸다. 시가 백지 위에 고착된 언어의 표피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육체적으로 재현하는 일. 이건 혈관이나 뼛속 깊숙이 각인된 상처, 그리하여 우리가 흔히 ‘영혼’이라 부르는 물리적 진동의 어떤 양상들을 그 근원에서부터 읽어내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불가능하다. 시는 대뇌의 독자적 망집이거나 반복구술 되는 윤리의 지령이 아니다. 시는 육체의 극점에서 한 개인의 기억, 그리고 세계의 기원, 또 그리고 우주의 도상들을 한데 엮어 공명하는 언어 바깥의 신체이다. 문득 자신의 몸이 신비스러운 이물로 여겨질 때, 언어를 부리고 언어에 다스림 당하는 자는 신체의 한계를 넘나드는 지점에서 마치 제 몸과 섹스하듯, 영혼의 혈류를 거꾸로 끌어올리는 문장들을 써내곤 한다. 시인의 숨결로 짜낸 동서양 온갖 지식들의 극세사 무늬. 언어로 수놓아진 기하학적 보디페인팅의 만화경. 「중략」

신체를 통해 영육의 조건과 기원들을 탐사하는 일은 어느 개인의 특수한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인류는 여태껏 오직 단 한편의 시만 써왔던 건지 모른다. 마치 신체의 모든 조직이 같은 설계도를 토대로 반복재생 되어왔듯, 우리는 그저 몸이 가진 단 하나의 기원을 잊지 않으려 그토록 많은 말들을 떠들어댄 건지 모른다. 그러나 말을 많이 할수록 우린 몸을 잃는다. 아름다운 문장은 그저 살갗을 뚫고 들어오는 우주의 파동에 전신으로 반응하는 숨결의 반사체일 뿐이다. 정말 당신이 외롭고 아프고 고독하다면 오래 전 일기장을 들추듯 당신의 몸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마음이 미처 판독하지 못했던 세계의 숨은 질서를 몸이 알아서 대필해줄 지 모른다. 당신이 가장 그리워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의 광활한 육체일 뿐이다.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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