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태웠어야 하는 게 아닐까?”
나는 팔꿈치를 대고 윗몸을 일으킨 뒤 어둠 속에 있는 아내를 내려다보았다. 아내가 눈을 깜박이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런 일이 잘됐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아내가 말했다.
나는 아내 배에 댔던 손을 들어서 아내 얼굴에 내려온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아내의 피부는 아주 하얘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잘될 거야.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을 정확히 알고 있잖아.”
아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우리는 그냥 보통 사람이야. 약삭빠르지도 않고, 똑똑하지도 않아.”
“우리는 똑똑해.”
나는 아내의 얼굴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눈을 감겼다. 그런 다음, 아내의 베개에 머리를 누이고, 아내의 따뜻한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우리는 안 잡혀.”
정말 우리가 잡히지 않으리라고 믿었는지는 지금 나도 모르겠다. 분명, 그때에도 나는 우리가 하려는 일의 위험을 잘 알고 있었으며, 아직 다가오지 않은 온갖 역경들을 헤아리면서 두려움도 느꼈다. 형과 루와 보안관과 비행기를 비롯해서, 생각만 해도 문제가 생겨서 발각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이 수백 가지였다. 가장 밑바탕에서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이유로 겁을 먹었던 게 분명했다. 범죄는 이전에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일이었다. 내 경험의 영역을 훨씬 뛰어넘는 일이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오라처럼 그 주위에 온통 붙어 있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더라도, 잘못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되돌아보니, 그때에는 이런 생각들이 지금처럼 큰 무게를 지니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나는 행복했다. 안전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새해 전날이었다. 나는 서른 살이었고, 결혼 생활도 만족스러웠고, 곧 태어날 첫 아이도 있었다. 아내와 나는 함께 몸을 감고 침대에 누워 있다. 방금 사랑을 나눴고, 우리 밑에는, 말 그대로 보물처럼 숨겨진, 4백4십만 달러가 있었다. 잘못된 일은 아직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앞날은 밝았다. 이제 되돌아보면, 그때가 여러 면에서 내 인생의 완전한 정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전의 모든 것이 발전되어 상승한 상태고, 이후의 모든 것은 하락하는 지점. 지금 돌아보니, 그때에는 우리가 벌인 일로 벌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우리 범죄는 너무 사소해 보였고, 우리 행운은 너무 커 보였다.
아내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약속해.”
그리고 내 손을 잡아서 자기 배 위에 댔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아내의 귀에 속삭였다.
“잡히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그런 뒤에 우리는 잠이 들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