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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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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별곡

: 세상을 흔든 여인들의 불꽃 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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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68g | 148*210*20mm
ISBN13 9788993119848
ISBN10 8993119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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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상국
1961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시인, 언론인, 스토리텔러, 서예가다.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 과정을 마쳤다. 제일기획 AE, 《조선일보》,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현재 《아시아경제》 온오프라인 편집담당 에디터로 재직 중이다. 2010년 《열린시학》에서 신인상을 받고 ‘이빈섬’이란 필명을 사용하여 시인으로 등단했다. 역사와 옛시, 고전에 20여 년을 탐닉하면서 팩션(faction) 형식의 다양한 스토리로 독창적인 장르를 열어가고 있다. 《월간중앙》에 〈미인별곡〉을 2년간 연재했고, 《중앙일보》에 〈그때오늘〉 칼럼 필진으로 활동했다. 《영남일보》에 2년간 지역스토리텔링 기획 연재물을 실었고, 《아시아경제》에 〈천일야화-퇴계와 두향〉과 〈아,저 詩〉(시평)를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아시아경제》 온라인에 〈낱말의 습격〉과 〈알바시네〉(영화평)를 연재 중이다. ‘빈섬’이라는 아이디로 조회수 530만을 넘은 조인스 블로그 ‘옛날다방’과 조회수 200만을 넘은 동명의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언론재단, 경북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등에서 편집과 스토리텔링 관련 강의를 해왔다. 저서로는 《옛사람들의 걷기》, 《나는 조선의 총구다》, 《눈물이 빗물처럼》, 《추사에 미치다》, 《옛공부의 즐거움》, 《러브레터 읽어주는 남자》, 《누드김밥의 노래》, 《신문, 세상을 편집하라》(공저), 《1인 미디어, 기획에서 제작까지》(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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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이 남긴 일상의 감회와 다양한 심경들은, 마치 그들을 지금 내 앞에서 만나는 것처럼 생생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 이 시 속에 들어 있는 여인을 찾아내서 복각(復刻)하면, 남자 세상에서 왜곡되고 축소되고 희화화된 그녀들의 삶의 진상을 지금보다 조금은 더 생생하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건 그즈음이었다. (중략) 그녀들의 삶이 알려진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에는 시간이 숨어 있고 장소가 제시되기도 하고 인간관계나 삶의 상황과 맥락이 행간에 흐른다. 이것은 그녀들의 팩트(fact)다. --- p.6~7, 〈저자의 말〉중에서

남편이 순국할 무렵 남자현은 어렵사리 가진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삶이 와르르 무너진 스물세 살 과부는 일본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새겼다. 그러나 그녀는 의병활동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여자였고, 또 모셔야 할 시부모와 키워야 할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운명에 순응하며 묵묵히 집안일을 감내하고만 있지 않았다. (중략) 그랬기에 어수룩한 촌부(村婦)로 사는 듯 보였던 그녀는 독립운동을 펼치는 영양 일대의 운동가들과 교류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경성을 지나 만주로까지 활동무대를 넓혔다. --- p.61, 〈제1장 혼란한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여인들〉 중에서

미인이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어떤 여인을 아름답다고 이르는가? 어리석은 질문 같지만 쉽게 답하기 어렵다. ‘미’(美)는 분명 형상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형상에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신체 부위를 다 모아놓는다고 미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물론 성적 매력을 빼놓을 수 없지만, 인간 본연의 매력 또한 중요하다. 성격과 자부심과 습관, 태어나면서 배운 태도와 행실, 취향과 학식, 그리고 가슴속에 품은 꿈이 미(美)를 돋우는 것이라고 말하면 과장일까? --- p.87, 〈제2장 세상의 규율에 예속되지 않았던 여인들〉 중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좋아하는 시를 말해보라고 하자, 삼의당은 두목(杜牧)이 지은 〈평생오색선고보순의당(平生五色線顧補舜衣裳)〉을 들었다. “평생 오색실로 바느질해, 순임금의 옷을 돌아보며 깁고 싶구나”라는 뜻이다. (중략) 순임금의 옷을 깁는다는 것은 남성적이고 정치적인 야심을 드러낸 표현이다. (중략) “임금에게 충성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일이 어찌 남자만의 일이겠습니까. 국가로 말하자면 부인이 불충해 망하지 않은 곳이 거의 드물지요. (중략) 서시와 양귀비가 오와 당을 경국하게 한 것이 모두 여인의 불충 때문이 아니더이까.” --- p.151, 〈제3장 규방 안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한 여인들〉 중에서

아끼던 신하에게 첩실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헌종은 그녀에게 숙부인(淑夫人) 직첩을 선물한다. 왕이 내린 붉은 패를 받던 날 그녀는 모골이 송연하고 먹고 자는 일이 불안했다고 말한다. 삶이 이렇게 바뀌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런 ‘편법’이 거리낌 없이 시행되는 것이 놀라웠다. (중략) 조선시대에는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머리를 쳐 달라’는 뜻으로 도끼를 지니고 올리는 상소인 지부상소(持斧上疏)가 있었는데, 초월은 이 지부상소에서 한술 더 떠 ‘거열’(車裂)을 요구한다.
--- p.211~212, 〈제4장 은폐된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 여인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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