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텔레비전에서 <초원의 집>이라는 드라마를 방영했다. 주인공 로라의 아버지 찰스에게는 에드워드라는 친구가 있었다. 에드워드는 수염이 더부룩하고 아주 건장한 사내였다. 에드워드는 자기 아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다."사내란 모름지기 용감해야 한다."
어느 날 에드워드는 모범을 보이겠다고 산 속 깊이 들어갔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곰의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말았다. 하룻밤이 지나서야 에드워드는 의식이 돌아왔다. 에드워드는 병 문안을 온 찰스를 보고 창피하다는 듯이 말했다. "나 같은 곰이 곰한테 당하다니 정말 내가 생각해도 한심한 일이지 뭐야."이에 대한 찰스의 대답은 더할 나위 없이 멋졌다. "무슨 소리인가! 그 곰은 아마 자네보다 훨씬 더 많이 다쳤을 걸?"
이 한마디에 에드워드는 마음이 놓여 기운을 되찾았다. "다음에 그 곰 녀석을 만나면 그땐 정말 끝장을 내줄 거야. 내 손으로 꼭 잡고 말 거라고." "뭘, 그리 서두를 거 없어." "그래, 우선 내 몸부터 추슬러야지."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병실에 퍼졌다. 시점을 달리한 한 마디 말이 대화에 흥을 돋운 것이다.
대화를 잘한다는 것은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능력이다. 21세기는 테크놀로지 능력의 향상에 맞추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똑같이 향상시킬 수 있는가 아닌가에 성공의 열쇠가 달려 있다. 사람과 사람이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어우러져 즐거운 인간 관계를 맺는 새로운 세기를 위해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머리말
당신은 무의식중에 자신의 의견에 상대방이 무조건 동의해 주기를 원하고 있지는 않은가. 남녀가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남자가 말했다.
"아 재미있다!" 이렇게 말하면서 남자는 은근히 여자가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해주기를 바랐다. "응, 나도 정말 재미있었어." 그런데 여자 쪽에서 이렇게 대꾸했다. "어휴, 정말 뻔한 영화더라. 주인공만 항상 해피 엔드라니까." 기대에 어긋하는 대답이 나오자, 남자는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그야 그렇지만, 그래도 중간에 가슴 졸이게 하는 부분이 괜찮았잖아?" "아무리 그래도 결국 주인공 혼자 다 이겨 버리는걸, 뭐." "그럼 넌 이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거야?" "누가 재미없었대?" 결국 두 사람 사이에 개운치 않은 앙금이 남았다. 이러한 문제가 생긴 원인 가운데 하나는 여자 쪽의 말하는 방식에 있었따. 남자 쪽에서 재미있다고 말했을 때, 여자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면 어땠을까.
--- pp.29-30
가까운 사람일수록 대화가 필요하다 이미 알고 지내거나 가까이에서 매일 얼굴을 마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대화는 매주 중요하다. 관계를 돈독히 하고 나아가 더욱 심화시키는 데 큰 몫을 하는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일 얼굴을 보는 친한 사이가 되면 다음과 같은 안이한 생각에 빠지기 쉽다.
- 상대에 대해 잘안다
- 나에 대해 잘 알 것이다.
그러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에 무심해지면서 대화가 부족해지기 쉽다. 사실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끼리는 서로를 뻔히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표면적인 것일 뿐이다. 귀에 거슬리는 얘기라고는 한번도 오간 적이 없고 아침 저녁으로 인사도 깍듯이 나눈다. 그러나 이런 사이일수록 도리어 상대에 대해 거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아니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친하든 친하지 않든 아직 잘 모른다는 전제를 해둘 필요가 있다.
잘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이 사그라들면서 이야기를 나누려는 마음마저 사라진다. 대화를 통해 상대를 알아 나가는 즐거움은 다른 무엇과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서로 모르는 영역이 많을 때 대화를 나눌여지도 더 많은 것이다.
--- p.88,89
21세기를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과연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나는 무엇보다 다음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테크놀로지를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는 능력, 두 번째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오늘날 과학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진보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리하여 IT 혁명이라는 용어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정도가 되었다. 따라서 21세기를 살아가는에 보다 높은 수준의 테크놀로지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 p.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