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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론

: 평범한 여자라서 들려줄 수 있는 연애의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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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75g | 128*188*13mm
ISBN13 9791195847938
ISBN10 1195847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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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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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소영
일본계 기업에서 통번역 일을 하던 중 좋아하는 책과 잘하는 일본어의 조합을 찾아 번역의 길에 이르렀다.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번역을 평생의 목표로 삼고, 오늘의 삶에 보탬이 되는 책 번역을 당장의 목표로 삼아, 일서 출판 기획 및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식사순서 혁명』『아이에게 이것을 먹이지 마라』『괜찮아 괜찮아』『돈과 행운을 부르는 정리의 비밀』『It’s MAI SMOOTHIE』『파니니와 오픈샌드위치』『빈티지 홈』『내가 사랑하는 따뜻한 것들』『교양의 시대』『1분 상식 사전』『수프와 빵』『찬바람 불 땐, 나베요리』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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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 나는 확고한 연애관을 갖고 있었다.
‘성별만 다른 또 하나의 나’
그 당시 내가 연인에 대해 내렸던 정의이다. 먼 옛날 (누군지 잊어버렸지만) 플라톤인지 아리스토텔레스인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원래의 인간은 남녀가 합쳐진 하나의 완전체였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서로 떨어져 나갔고 그 잃어버린 반쪽을 찾고자 하는 것이 연애다’
또 구라하시 유미코의 소설에는 ‘잃어버린 쌍둥이 형제를 찾는 나’가 몇 번인가 등장한다.
이런 것들 때문에 연인이란 ‘성별만 다른 또 하나의 나’라는 나의 이론이 논리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중략) ‘빨리 결혼하고 싶다. 결혼…결혼…….’
어렸을 때부터 결혼을 입에 달고 살았던 것은 아무래도 이들 노래와 소설 탓인 듯하다. 어린 나는 내 영혼의 반쪽을 만나 사랑의 보금자리를 꾸려나가는 단꿈에 푹 빠져 있었다. 하지만 몇 번인가 실제로 연애를 할 때마다 의아함이 일었다.
‘음, 생각한 거랑 좀 다른데……?’
‘성별만 다른 또 하나의 나’를 연인의 조건으로 내걸고 상대를 물색해온 나는 취미, 센스, 생활신조, 이 모든 면에서 나와 같은 남성이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믿어왔지만 실제로 내가 푹 빠져서 사귀었던 남자는 나와는 전혀 다른, 나 자신도 기막혀할 타입의 인간이었다.
‘성별만 다른 또 하나의 나’ 이론은 허무하게 무너져버렸다. 우선 하나에서 열까지 나와 똑같은 사람은(여자든 남자든) 지금껏 살면서 만난 적이 없다. 게다가 똑같은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해도 좋은 면만 있을 리 없다. 싫은 면도 똑같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 결점으로 인해 풀 죽어 있을 때, 나와 똑같은 결점을 가진 사람이 옆에서 알짱알짱한다면 마치 나를 몰아세우는 듯 느껴져서 그 상황을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닮은 꼴 연인은 사이가 좋을 때는 괜찮지만 한번 틀어지기 시작하면 상처가 깊다. 내가 내 약점을 잘 아는 것처럼 상대방의 약점도 금방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알기 때문에 서로 상처 주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다.
정말 다정했던 커플의 싱거운 이별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나와 통하는 성격, 꼭 맞는 취미에 집착하지 말고 넓은 시야로 이성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들판에서 갑자기 번개를 맞는 일이다.
‘이상해. 취미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전혀 다른데 이상하게 끌린단 말이야?’
그게 사랑이다. 의아한 점이 많으면 많을수록 진짜 좋아한다고 봐도 좋다. 여기서 ‘또 하나의 나’ 이론은 멋지게 뒤집혔다.
이상하네. 저 남자는 잘생긴 것도 아닌데.
이상하네. 저 남자 성격도 별로인데.
이상하네. 그런데…… 좋아.

이쯤 되면 완벽한 끌림이다. 보고 싶은 마음이 쌓여만 간다. 보고 싶은 마음은 좋아함의 기본적인 감정이다. 어떻게든 만나고 싶은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의 반쪽이다. 납득은 가지 않지만 끌리고 마는, 보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는, 이런 감정을 바탕으로 나는 새롭게 연애감정에 대해 정의하고자 한다.

하나, 그 사람이 보고 싶다.
둘,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
셋, 그 사람과 자고 싶다.

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지면 당신은 그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보통 그 뒷면에 독점욕과 질투가 딱 붙어 있다. 그리고 나는 연애감정에 관해 여기까지만 논하겠다. 뒷일은 천차만별, 각기 다른 사람이 품고 있는 각기 다른 이야기만큼 수많은 연애가 생겨날 테니까.
한꺼번에 여러 명의 연인을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육체적인 일치를 중시하는 사람도 있다. 몇백 명의 이성과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토록 플라토닉 러브만 고집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 다른 삶의 방식이다.
연애감정이 들판 한가운데서 맞은 벼락처럼 생기는 반면, ‘사랑’은 또 다르다. 사랑이란 대상에의 감정이입이다. 누군가 괴롭힘당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당하는 듯 마음 아픈 것. 사랑은 이성뿐만 아니라 부자간에도 심지어 반려동물과 주인 사이에도 존재한다. 또는 아이돌 가수나 만화 캐릭터 같은 허상도 그 대상이 된다. 허상이나 사물에 일방적으로 애정을 퍼붓는 것을 페티시즘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마음戀과 사랑愛은 다르다. 좋아하는 마음은 비교적 쉽게 식지만 사랑은 강인하다. 좋아하는 마음은 격렬하지만 사랑은 온화하다. 그 두 가지가 합쳐지면 ‘연애’이다. 그러므로 연애란 확 불타올랐다가 곧장 마음이 식는가 했더니 머지않아 또 불타오르고, 수시로 싸우기도 하지만 쉽게 놓을 수 없는, 계속 이어지는 인간관계이다.

연애란, 하룻밤의 만남과는 다르다.
연애란, 그럴듯한 외모의 이성과 영화를 보고 밥을 먹는 것이 아니다.
연애란, 어떤 감정의 기복을 어느 정도의 시기(대체로 2~3년) 동안 특정한 상대와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 누군가를 만날 기회도 생각보다 적다. (1년에 100명씩 만나서 연애하는 사람은 예외로 하고) 한 명의 이성과 3년 정도 사귄다 치고 3명과 연애하기 위해서 3×3=9, 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 번의 연애가 끝난 후 곧장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는 일도 드물다. 그렇다 보니 세 번 연애하는데 10년이든 20년이든 걸릴 수 있다. 연애란 이렇게나 힘든 일이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은 발에 차이는 게 연애라서 무한하게 즐길 수 있다고 착각한다.
인생에서 세 번, 진짜 연애를 할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연애가 시작되면 행운을 만났다고 생각하자. 동시에 서너 명의 이성과 사귀고 그 중 누구랑 있어도 즐거운 상황은 진짜 연애가 아니다.
연애란 단 한 사람을 위해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도 겪는 것이다. 만약 신이 있어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면 ‘그 사람만을 생각하는 이 마음을 제발 좀 가라앉혀 주세요’라고 망설임 없이 말하는 것이다.
연애란 그만큼이나 힘들고 어렵다.
---「인생에서 세 번 연애하면 남는 장사」중에서

사회학자(남성)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남자의 연애심리를 방에 건 그림으로 비유해요.”
그에 따르면 남자의 마음은 하나의 방에 비유할 수 있다. 방이 텅 비어 있으면 쓸쓸하다. 그래서 남자는 그림을 걸어둔다. 그 그림은 바로 여자다.
한 그림을 계속 보다 보면 어느새 질리기 시작해서 또 다른 그림을 건다. 그러면서 맨 처음 걸었던 그림은 방 한쪽에 밀어두고 새 그림을 방의 가장 좋은 위치에 두고 감상한다. 어떤 날에는 두 그림의 위치를 바꾸어 보기도 한다.
한편 여자의 마음은 방안에 흐르는 음악이다. 하나의 방에는 하나의 음악만 틀 수 있다. 두 곡을 동시에 감상할 수는 없으니까. 방에 여러 개의 그림을 걸 수 있는 남자, 한 곡만 틀어놓는 여자.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여기 있다. 남자는 결국 바람둥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감탄했다. 둘 이상의 여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바람둥이의 속내를 절묘하게 풀어낸 이론이 아닌가!
그림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다. 단순히 예쁘기만 한 그림은 당장은 인기를 끌지만 쉽게 질리며 기억에서 잊힌다. 그림 같은 미인이 반드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는 못하는 것처럼.
서툴지만 묘하게 마음을 잡아끄는 그림이 있다. 미술사 중에 ‘소박파’라 불리는 작가들이 있는데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린 무명의 작가들이다(앙리 루소가 여기에 해당한다). 데생은 엉성하고 원근법은 무시되었지만 정성 들여 세밀하게 그려낸 그림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당신이 뛰어난 미인이 아니라면 소박파의 그림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언뜻 보면 어설프지만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다른 유파의 그림을 제쳐버리는 소박파. 로코코나 바로크의 화려한 그림 못지않게 강한 힘이 그 안에 있다.
소박파의 타고난 기량에 억지로 전문적인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없다. 오히려 우스꽝스러워질지도 모른다. 동양인의 완만한 얼굴에 화려한 서양식 메이크업이 붕 떠 보이는 것처럼. 남자의 마음이라는 방에 걸리는 그림이 여자의 숙명이라면 다른 그림을 압도하는 존재가 되는 수밖에.
한편, 그림 볼 줄 아는 남자가 있는가 하면 전혀 안목이 없는 사람도 있다. 시시한 그림만 수두룩하게 걸어놓고 즐기는 사람이 있고 진짜 명품 하나만 걸어놓는 사람도 있다. 너무 많이 걸어서 벽이 무너져 내리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여성분들은 그런 시답지 않은 방의 소유자를 가려내는 안목을 기르길.
---「마음의 방, 남자는 그림을 걸고 여자는 음악을 튼다

완벽한 이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성을 택할 때 어딘가는 타협점이 있다. 그것은 사람마다 달라서 학력이나 집안 상황이 되기도 하고 키가 되기도 한다. 남자의 능력과 지성이 최우선 조건으로 꼽히는 시대, 여자는 남자의 얼굴에서 타협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남자 얼굴 보고 사나 뭐, 내면이 중요하지.”
예부터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머리 나쁜 미남과 머리 좋은 추남 사이에서 결혼 상대를 고르라면 후자를 고르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정답일까? 얼굴에 타협했다가 얼굴부터 시작해 사람 자체가 싫어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만나는 남자가, 학력과 능력은 나무랄 데 없지만 웃을 때마다 말려 올라가는 입술, 그 아래로 보이는 잇몸이 눈에 거슬린다고 해 보자.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거야.”
여자는 학력과 능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외모에서 타협하여 결혼했다.
올바른 인간다운 생각이다. 그런데 지적이고 엘리트라고 생각했던 그 남자가 결혼 후 머지않아 동료의 험담을 늘어놓고 ‘히히히……’하고 잇몸을 드러내 보이며 웃는다면?
“저 잇몸은 도저히 용서가 안 돼.”
여자는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잇몸이 고약한 심보의 상징이기라도 한 양 그가 미워지는 것이다. 상황은 점점 나빠진다.
“꼴도 보기 싫어.”
얼굴이 싫어지면 눈을 마주치거나 한 방에서 숨을 쉬는 것도 싫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이유로 시작해 파국으로 치닫는 결혼도 있다. 얼굴에 타협하지 말라는 것은 ‘미남이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각자의 눈에 바람직한 얼굴이면 된다.
만약 미남이지만 몸치인 남자가 있어서 최저수준의 운동신경에 대해서는 타협하고 넘어갔다고 해보자. 살면서 문제 될 일이 별로 없다. 회사 야유회나 체육대회에서 조금 부끄러울지는 몰라도 일상생활에서 운동을 잘 못하고 공을 잘 못 던지는 것은 큰 결점이 아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운동 잘하는 남자’의 매력에 끌리는 여자가 많은데, 만능 스포츠맨이면서 혐오스러운 얼굴의 남자와 결혼하는 것보다는 몸치 미남과 결혼하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운동신경은 일상생활에서 잘 나타나지 않지만 얼굴은 매일 눈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얼굴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꼭 타협해야만 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이어야 한다. 같은 이유로 행동이나 습관에 대해 타협하는 것도 위험하다. 이것 역시 보기 싫어도 봐야 한다.
말투, 식사 매너도 마찬가지다. 둘 사이가 다정할 때는 모르다가도 조금 틀어지기 시작하는 순간 그의 말투가 참을 수 없게 느껴질지 모른다. 결혼 생활에서는 학력, 연봉, 능력 못지않게 일상에서 드러나는 세세한 것들이 중요하다. 아무리 사랑으로 시작했어도 여성스럽게 머리를 넘기는 손가락이 꼴 보기 싫어지는 날은 반드시 온다.
---「매일 보는 얼굴, 타협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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