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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24g | 153*224*30mm
ISBN13 9788994054759
ISBN10 899405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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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장세후
張世厚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주희 시 연구』)를 취득하였다. 영남대학교 겸임교수와 경북대학교 연구초빙교수를 거쳐 지금은 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의 전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3년 대구매일신문에서 선정한 대구·경북지역 인문사회분야의 뉴리더 10인에 포함된 바 있다.
주요 역서로는 『한학 연구의 길잡이(古籍導讀)』(이회문화사, 1998), 『초당시(初唐詩, The Poetry of the Early T’ang)』(Stephen Owen, 中文出版社, 2000), 『퇴계 시 풀이·1~6』(이장우 공역, 영남대학교 출판부, 2006~2011), 『고문진보?전집』(황견 편, 공역, 을유문화사, 2001), 『朱熹 詩 譯註·1~2』(이회문화사, 2004~2006), 『퇴계잡영』(공역, 연암서가, 2009), 『唐宋八大家文抄-蘇洵』(공역, 전통문화연구회, 2012), 『춘추좌전·상』(을유문화사, 2012), 『춘추좌전·중』(을유문화사, 2013), 『춘추좌전·하』(을유문화사, 2013), 『도산잡영』(공역, 연암서가, 2013), 『주자시 100선』(연암서가, 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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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을 친 기록인 이 갑골문은 19세기도 다 저물어가던 1899년에 왕의영(王懿榮)이라는 학자가 감기 몸살에 걸렸을 때 지어 온 약재에서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약재는 용골(龍骨)이라고 했는데 땅에 묻힌 갑골을 잘게 부순 것이었습니다. 이 작은 감기 몸살로 인해 중국의 문자학은 근본적으로 싹 바뀌게 됩니다. 이전까지 절대적인 표준이었던 한(漢)나라 소전(小篆)의 자형을 기본자로 채택한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가 졸지에 무용지물이 되다시피 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온 길보다는 가야 할 길이 더 많다고 합니다. 갑골편에서 발견된 한자가 약 5,000자인데 그 중 확실하게 판독이 된 글자는 아직까지 겨우 1,000여 자로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저 위의 갑골문을 읽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가 있으니 기죽을 필요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책에서도 사진과 위로는 갑골문을 가지고 알아볼 것입니다. 점복(占卜)의 도구로 중국에서 유례없는 수난을 당한 거북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문자, 문화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p.22

위(韋)는 보들보들하게 무두질한 가죽끈을 일컫습니다. 원래의 의미는 길에서 발자국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어긋난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가죽끈을 가지고 서로 어긋나지 않게 묶는 데 썼기 때문에 의미가 확장되어 가죽끈에서 가죽이란 뜻까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공자가 만년에 『주역』을 읽느라 가죽끈이 세 번 끊어졌다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의 고사는 유명하죠. 그런데 요즈음 그렇게 많은 간독이 발굴되어도 실제로 간독을 엮은 끈이 가죽으로 된 것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 위자는 아마 가로 위(緯: 원래는 베틀에서 가로 방향으로 짜이게끔 넣는 씨줄)자와 통용해서 썼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곧 위자는 간독을 엮은 방향이 세로가 아니라 가로라는 것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 p.24

정(鼎)은 종묘에서 제사지낼 때 희생 제물을 담는 기물, 곧 종묘의 제기로 쓰였기 때문에 나중에는 한 나라의 정권, 사직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보통 입은 하나고 발은 셋입니다. 세 세력이 한 에 치우치지 않고 힘의 균형을 이루면 우리는 정립(鼎立)했다고 합니다. 삼국시대에 위·촉·오 세 나라가 솥발처럼 버티어 선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정은 사각형으로 된 것도 있고 해서 모양이 일정치 않았습니다. 반면에 밥을 해먹는 솥은 ‘과(鍋)’라고 합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일반화된 음식인 샤브샤브를 중국에서는 ‘훠꿔(火鍋)’라고 하죠. --- p.38

갑골문의 배가 볼록한 모습은 아기를 가진 몸을 옆에서 본 모습입니다. ‘사람 인(人)’자에다 배만 강조하여 표현한 글자입니다. 이 글자는 금문대전에 와서 볼록한 배 안에 점을 하나 표시하여 놓았습니다. 이 점은 바로 아기를 나타내는 부호입니다. 이 아기를 나타내는 점은 소전에 가서는 지금의 신(身)자처럼 가로획으로 또 바뀝니다. 금문부터 보이던 팔다리를 나타내던 아래 위의 가로 획은 더욱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팔다리를 표현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곧 아기를 나타내던 점으로 표현한 부분이 나중에는 획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상형문자에다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가리키기 위한 부호를 일러 지사부호라고 합니다. 지사부호가 들어 있는 글자는 예외없이 모두 지사자(指事字)로 분류를 합니다. --- p.48

갑골문부터 소전까지 모두 등을 맞대고 선 두 사람이 보입니다. 원래 이 북(北)자의 뜻은 등을 나타내었습니다. 곧 ‘등 배(背)’자의 본자였습니다. 동양에서 가장 기본적인 풍수의 조건은 바로 북 을 등지고 해가 있는 남 을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등 에 있는 방향을 이 글자를 빌려다 표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등 배’자는 북(北)자에다 사람 인체의 부분임을 나타내는 육달월(月)을 붙여서 표시하게 된 것입니다. 음도 북(北)과 배(背)로 갈리게 되었죠.(현대 중국어 발음은 bei로 같습니다.) 그러나 ‘北’자를 여전히 ‘배’자로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패배(敗北)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격투기를 보면 대부분의 경우 등이 땅에 닿으면 지게 됩니다. 레슬링이나 유도의 경우를 보십시오. 그리고 선수가 자발적으로 상대에게 등을 보이는 것은 본인이 졌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옛날 중국의 주적은 북방의 유목 민족 흉노였습니다. 한고조, 아니 그 이전 춘추전국시대 이래 명나라 때까지도 흉노의 퇴치는 한족의 중국인들에게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무제처럼 힘으로 쫓아내기도, 재물과 여자로 달래기도 하고, 만리장성 같은 방벽을 쌓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런 노력을 기울여 흉노가 져서 달아난다면 원래 자기네 거주지인 북(北) 으로 달아나겠죠. 말 그대로 패하여 북 으로 달아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敗北는 ‘패북’이라 읽지 않고 ‘패배’라 읽는 것입니다. --- p.72

예로부터 한자에는 왼손과 오른손을 구분하여 쓴 자형이 보입니다. ‘손 수(手)’자가 손가락 다섯 개를 다 표현한 데 비하여, 위의 자형은 손가락이 포크 형태로 바뀌어 세 개씩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사진처럼 왼손과 오른손을 구분하여 표시하였던 것이죠. 이는 대체로 두 손을 다 표현하거나, 특정한 한 손으로 무슨 일을 할 때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지금의 ‘왼 좌(左)’자에는 이미 위처럼 왼손을 나타내는 글자만 남은 것은 없습니다. 공구로 추정되는 물건인 工자 모양을 쥔 손으로 대체된 지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반면에 오른손을 나타내는 ‘또 우(又)’자는 지금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어느 순간 단독으로는 손을 나타내는 뜻으로 쓰이지 않게 되면서 취(取)와 제(祭) 등 글자의 일부로만 쓰이게 되었습니다. --- p.115

글자에서 두 손으로 받쳐들고 있는 물건은 상당히 귀중한 물건이었을 것입니다. 일찍부터 문자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제례(祭禮) 같은 아주 중요한 의식에서 행하는 일일 것입니다. 어쨌건 저렇게 두 손을 맞잡고 물건을 들게 되면 껴안는 모습을 하겠죠. 껴안다 보니 두 손이 자연스레 함께 합쳐지게 됩니다. 그래서 공(共)자는 그만 ‘함께’라는 뜻으로 자리를 내주고 원래처럼 껴안는다는 뜻의 글자는 다시 ‘손 수(手, ?)’자를 하나 더 붙여 ‘두손맞잡을 공(拱)’자가 되었습니다. 한편 위의 글자 풀이에서 나왔듯이 ‘함께 공(共)’자는 중요한 제례에서 물건을 바친다는 뜻에서 ‘줄 공(供)’자의 뜻도 함께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서(隸書)부터는 손을 나타내는 부위가 ‘여덟 팔(八)’자 모양으로 바뀌었고 옥편에서 찾을 때도 실제 그 부수에서 찾아야 합니다. 문자의 발전 과정에서 대단히 불합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지요. 어찌 보면 발전이 아니라 퇴보를 한 것이 아닌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런 경우는 가끔 보이는데 ‘군사 병(兵)’자와 ‘줄 여(與)’자 같은 데서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병(兵)자는 두 손으로 도끼 같은 무기를 들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여(與)자는 두 손으로 어떤 물건을 주자 두 손으로 받는 모양입니다. --- p.125

대구(大邱)라고 할 때의 구(邱)자도 바로 언덕 구자입니다. 원래 대구는 한자로 ‘大丘’라고 표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영조 26년(1750) 대구의 이양채(李亮采)라는 유생이 대구의 구(丘)자가 공자의 이름과 같은 자이므로 성현에게 누를 끼칠 우려가 있다 하여 구(邱)로 바꾸었으면 한다는 내용의 상소문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이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이후 차츰차츰 丘와 邱를 혼용하다가 철종 때부터는 완전히 구(邱)자만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지도를 판별하는 데 어떤 글자를 썼느냐에 따라 제작 시기가 이 전후임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좋게 보면 공자의 이름을 사용하기 꺼릴[避諱] 정도로 대구의 문풍(文風)이 강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지나친 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 p.137

우리나라에도 중국에도 ‘큰산 악(岳)’자가 붙은 산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 월악산, 치악산, 관악산 등이 있고, 중국에는 오악이 있죠. 동악인 태산, 서악인 화산, 북악인 항산, 남악인 형산 그리고 중악인 숭산까지 말입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중국의 오악에는 산 이름 자체에는 악자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악자가 들어가면 보통 험산을 말합니다. 위의 산들만 생각해 봐도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악자가 들어가면 보통 산이 아니라 산의 격이 높아집니다. 숭배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그 가운데 태산은 특히 진시황과 한무제, 청나라의 황제 등 위대한 업적을 세운 임금들이 봉선제(封禪祭)를 지낸 곳으로 유명합니다. 오악의 주변에는 오악을 제사지내는 악묘(岳廟)가 다 있습니다. --- p.139

불은 옛날에 아주 소중하게 다루어야 했습니다. 한번 꺼뜨리면 불을 새로 피우거나 불씨를 얻어 오거나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이 불의 최종 관리자를 ‘주(主)’라고 하였습니다. 집안에서는 주인, 나라에서는 임금. 마치 지금 가장 중요한 통신 시설이나 전기의 최종 통제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말이죠. 그래서 불을 관리하는 주인이라는 뜻에서 주(主)자는 주인, 임금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원래 불의 한복판에 있는 불을 나타내는 심지라는 뜻은 간단하게 앞 에다 ‘불 화’ 자를 붙인 형태의 ‘심지 주(炷)’자로 만들어서 뜻을 보존하게 되었습니다. --- p.155

꽃잎은 물론이고 밑에 있는 가지의 잎까지 표현한 것을 보면 ‘빛날 화(華)’자는 과연 꽃을 그대로 그려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글자는 후세로 오면서 꽃이라는 뜻보다는 화하(華夏), 곧 중화민족을 대표하는 글자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이 아름다운 글자는 더이상 꽃이라는 뜻이 주된 뜻으로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를 대체한 글자가 바로 ‘꽃 화(花)’자인데, 이 글자를 금문의 예에서 보면 함께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형문자인 화(華)가 형성문자인 화(花)로 대체된 것이지요. 꽃을 피운 초목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열매는 못 먹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생활에 도움을 줍니다. 식량으로 쓰이지 않는 것들은 약용이나 기호식품으로 쓰이기도 하죠. 나무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순순히 열매를 제공하는 이유는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식물의 생존 본능으로 종족을 퍼뜨리기 위한 것이지요. --- p.166

‘우레 뢰(雷)’자도 ‘번개 전(電)’자와 같은 모습에서 분화 발전한 글자입니다. ‘번개 전(電)’자에서는 보이지 않던 ‘밭 전(田)’자나 수레바퀴 같은 모양의 형태가 갑골문부터 2~4개씩 보입니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역시 신(申)자의 갑골문과 같은 형태가 보입니다. ‘밭 전(田)’자 내지 수레바퀴 같은 모양의 형체는 소리를 강조하는 모양이라고 합니다. 수레바퀴를 세 개 그려서 나타낸 글자가 굉(轟)자입니다. 그야말로 굉음(轟音)을 눈에 보이는 형체로 표현한 것입니다. 시각적으로 하늘에서 땅까지 일시에 쫙 펴지며 내리꽂히는 번개에, 청각적으로 굉음을 내는 것이 바로 ‘우레 뢰(雷)’자인 것이죠. --- p.182

‘서울 경(京)’자 역시 고(高)자와 상관이 있습니다. 모양은 아랫부분을 많이 돋우어 높이고 그 위에 건물을 지은 것입니다. 이 경자가 나온 이유는 보통 서울은 높은 곳에다 짓기 때문에 그렇게 씁니다. 그리스의 도시국가의 서울인 아크로폴리스도 다 높은 언덕에 지어졌죠.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건축 재료가 서양처럼 양질의 대리석 같은 것이 잘 나지 않기 때문에 서울의 도성은 바닥을 많이 돋우어서 짓습니다. 특히 자금성 같은 경우는 약 20m나 될 정도로 아주 높이 지어 놓았죠. 그래서 경자는 높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도성 말고도 개인적인 공간을 높은 곳에 높이 짓는 경우도 있죠. 아래 사진처럼 말입니다. --- p.192

갑골문의 명(皿) 안의 핏방울과 소전의 가로획이 바로 피를 나타냅니다. ‘피 혈(血)’자에서는 위의 삐침이 바로 명에 담긴 피를 나타내죠. 정상회담을 마치면 참석자들이 서열에 따라 피를 마시는데 이것을 바로 삽혈(?Z血)이라 합니다. 회맹에서 맹약한 내용을 읽고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마십니다. 물론 벌컥벌컥 마시는 것이 아니라 입술에 조금 바르는, 곧 흉내만 내는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피의 맹세인 혈맹(血盟)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죠. 맹(盟)자에도 ‘그룻 명(皿)’자가 들어가죠? 요즘같이 도장 찍는 조인식보다 실제 한 피를 가진 한 형제가 되는 아주 엄숙한 의식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기·평원군열전』 같은 데 보면 조약을 맺은 왕뿐만 아니라 모수(毛遂) 같은 그 자리에 참석한 각급의 신하들도 모두 삽혈을 하였습니다. 다만 왕들은 큰 희생인 소의 피로 삽혈을 하였고, 신하들은 등급에 따라 닭피까지 썼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혈맹 관계, 이렇게 생겨났네요. --- p.215

지금은 비록 많이 쓰이지는 않지만 조선시대에만 해도 일상적인 용어 가운데 관즐(?櫛)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세수하고 머리를 빗는 것을 말하지요. 대륙에서는 또 잘 안 쓰는데 대만에서는 화장실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글자이기도 합니다. 이 글자는 한번만 잘 생각을 해보면 거의 다 외우게 됩니다. 대야에서 물로 두 손을 씻는 것을 생각하면 되죠. 그런데 실제 손을 씻는 그릇은 위의 명(皿)보다는 넓고 펀펀한 그릇이 쓰였는데 이런 그릇을 반(盤)이라고 합니다. 반(盤)자에도 ‘그릇 명(皿)’자가 들어가죠. 그러나 반(盤)자는 형성자이기 때문에 다른 자형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 p.217

합자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주인공은 『삼국지』의 머리 좋기로 유명한 두 사람 조조와 양수입니다. 늘 전쟁터를 누비던 조조의 진영에 지역 주민이 찾아와 요즘으로 치면 치즈 비슷한 연유인 수(?)를 가져온 것입니다. 그런데 조조는 한 입만 맛보고는 뚜껑을 덮어 봉한 후에 ‘합(合)’자를 써놓고 나갔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영문을 몰라 어쩔 줄을 모르는데 양수가 먹어도 좋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물었죠. “정말?” “책임질 수 있어?” 양수는 이에 “물론, 그런데 한 입씩만 먹어야 해.” 그러자 사람들이 “무슨 근거로?”라고 물었죠. 양수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여기에 ‘한 사람(人)에 한(一) 입(口)씩’이라고 적어 놓았잖아”라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먹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나중에 조조에게 미움을 받아 죽게 되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맛있는 과자를 먹다가 중국에 가면 과자 맛이 없죠. 그럴 때는 과자의 포장지에 수(?)자가 붙은 것을 먹으면 그래도 실망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수(?)자는 보통 잼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입니다. --- p.221

명경지수(明鏡止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모르는 이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여기에서 소개할 글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밝은 거울과 잔잔한 물이라는 뜻인데, 나중에는 주로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죠. 이 말은 『장자·덕충부(莊子·德充符)』에 나오는 말로 공자가 노나라의 왕태(王?)라는 사람을 평가하는 부분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원문을 잠깐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은 아무도 흐르는 물에 (자기 얼굴을) 비쳐 볼 수 없다. 잔잔하게 가라앉은 물이어야 비쳐 볼 수 있다(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여기에 감(鑑)자가 나오는데 동사로 쓰였죠. --- p.257

‘거울 감(鑑)’자가 의외로 금문부터 나온 것을 보면 금속제 거울이 만들어진 역사가 꽤 됨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거울은 초창기에는 거북의 등껍질 같은 재료를 갈아서 만들기도 했습니다. 귀감(龜鑑)이라는 말에서 그 뜻을 알 수가 있습니다. 거울의 용도는 무엇일까요? 물론 사물을 비추어 보는 것이지요. 얼굴에 묻은 오물 따위는 거울을 보고 제거할 수가 있습니다.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비추어 볼 수가 있습니다. 거울삼아야 할 은나라가 멀지 않다는 뜻의 성어 ‘은감불원(殷鑑不遠)’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과거가 자꾸만 되풀이되는 것을 보면 역사를 거울로 삼는 데는 익숙지 않은 것이 인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그리고 ‘살필 감(監)’자가 거울을 보거나 외모를 살핀다는 뜻보다는 감독(監督), 감시(監視) 등의 뜻으로 쓰이다 보니 다시 본래의 뜻을 지닌 글자를 만들어 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볼 람(覽)’자입니다. 감(監)자 자체에도 눈으로 본다는 뜻을 나타내는 신(臣)자가 있는데 여기에 ‘볼 견(見)’자까지 추가를 한 것입니다. --- p.261

호백구는 천하에 둘도 없는 진귀한 옷으로 전국시대 당시에 제나라의 공자인 맹상군(孟嘗君)만 가지고 있었다는 옷입니다. 흰 여우의 가장 부드럽다는 겨드랑이 털만을 짜깁기해서 만들었다니, 모든 여인이 공히 탐을 낼 만한 옷이었던 거죠. 이 호백구를 하나 만들려면 수백 마리의 흰 여우가 희생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냥 여우도 아니고 말이죠. 이 호백구는 맹상군이 진나라 왕을 뵐 때 이미 폐백으로 바쳤죠. 그러다가 진나라 신하들의 반대로 감금되었는데 로비를 위해 접근한 왕의 애첩이 또 요구하자 낭패에 몰렸지만 구도(狗盜)가 개의 흉내를 내면서 잠입하여 훔쳐내 다시 바쳤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렇게 힘든 모피옷을 하나 장만했을 때는 이런 말을 하였을 것입니다. “야! 나도 드디어 한 구(?) 했어.” 여기서 갖옷을 나타내는 한자 구(?)자의 원형은 바로 구(求)입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구하는 것을 구(求)한다고 하였던 것이죠. --- p.267

말이 두 발로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은 ‘말 마(馬)’자의 갑골문을 연상케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옛날 가로로 긴 죽간의 쓰임에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쓴 것이지 말의 이런 모습을 나타낸 것은 아닙니다. 좋은 말은 요즘으로 치면 스커드 미사일과 맞먹는 위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한무제는 장건(張騫)이 대원(大宛)에 갔더니 피 같은 땀을 흘리는 좋은 말인 한혈마(汗血馬)가 있더라는 얘기를 듣고 말을 빼앗기 위해 대원을 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한무제 당시에 이미 6만 마리에 이르는 품질 좋은 몽고말을 보유하였다고도 합니다. 서양에서도 이런 사정은 비슷해서 스페인의 피사로는 기병단 169명으로 무려 500배에 가까운 8만 명이나 되는 잉카군을 궤멸시켰다고 합니다. 이런 말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중국인들의 사랑은 예술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p.284

닭 울음소리로 가장 유명세를 탄 인물은 전국시대 사공자(四公子) 중 하나인 제나라의 맹상군(孟嘗君) 전문(田文)이 아닌가 합니다. 진소왕(秦昭王)이 그가 현명하다는 말을 듣고 객경(客卿)으로 삼고자 부릅니다. 그러나 진나라 내부의 경쟁자들이 이 계획을 좌절시킬 뿐만 아니라 그를 억류하여 죽이려고까지 합니다. 이때 구도(狗盜)가 옷과 관련된 한자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호백구(狐白?)를 훔쳐 이를 이용하여 일단 풀려납니다. 그러나 그만 한밤중에 함곡관에 이르러 다시 위기에 빠집니다. 이때 성대모사의 달인 계명(?鳴)이 나서 멋진 초성을 뽑자 나머지 닭들이 모두 울어 무사히 진나라의 소굴에서 벗어나죠. 작년에 함곡관에 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 계명대(?鳴臺)란 곳을 만들어 놓았더군요. 닭 울음소리만 녹음을 하여 일정 간격으로 틀어 주는 바람에 허탈한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 p.310

한자의 자형으로 보면 새가 되다가 만 새가 있죠? 바로 까마귀입니다. ‘새 조(鳥)’자와 ‘까마귀 오(烏)’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문자상으로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의 획이 하나 적다는 것입니다. 그 한 획이 나타내는 것은 바로 눈입니다. 곧 옛날 사람들은 까마귀를 눈이 없는 새로 보고 문자로 표현을 한 것입니다. 그럼 까마귀는 정말 눈이 없을까요? 물론 눈이 없을 수는 없죠. 다만 눈도 까맣고 깃털도 온통 까맣게 생겨서 언뜻 관찰하기가 힘들 따름입니다. 그래도 옛날 문자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런 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까마귀의 이런 특성 때문에 오(烏)자에는 ‘검다’는 뜻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색이 검은 대나무를 오죽(烏竹)이라 하고, 캄캄한 한밤중을 오야(烏夜)라고 하는 등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한다면 회색을 쥐색이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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