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세 기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를 모세오경이라고 한다. 모세오경이 현재는 5권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한 권의 책이었다.
모세오경 중에 첫 번째 성경인 창세기는 기원에 관한 책이다. 만물의 기원, 인간의 창조와 타락, 죄와 사망의 기원, 그리고 회복을 위한 언약의 기원에 관한 책으로, 1차 독자인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와 표현방식, 그 시대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므로 창세기를 이해하려면 출애굽 당시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그들의 세계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창세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든 것을 설명하고, 설득시키고, 이해시키기 위해 기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방적인 언약의 섭리를 기록한 책이다. 그 섭리를 일방적으로 기록한 이유는 타락하여 죄에 갇혀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마음으로 생각조차도 못하기 때문이다. 타락한 인간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 마음의 계획을 택하신 사람들을 통하여 말씀으로 계시해 주시지 않으면 인간의 지혜로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사6:9-10, 사29:11-12, 고전1:18-2:16).
창조의 섭리와 구원의 섭리는 너무 광대하여 사람의 지식으로 다 기록 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다. 사람들은 하나님과 성경에 대하여 논리적 증명을 요구하지만, 이미 논리적으로 증명된 학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광대한 창조의 섭리와 이론을 말로 다 설명하고, 깨달을 수 있겠는가? 아직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보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무한대로 많고,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들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한계와 약점을 너무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을 택하셨는데, 그 신비한 방법이 말씀의 약속과 믿음이다. 누구든지 그 말씀의 약속을 믿고 순종하는 자들은 약속대로 구원하시고 축복하셨고, 현재도 미래도 그렇게 하신다는 것이다.
창세기는 바로 그런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천지 창조와 타락,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을 통한 언약의 섭리와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만물과 인류역사의 기원〉
☞ 1-2장: 창조(만물의 시작)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만물을 창조하시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 중심으로 6일간 만물을 창조하셨고,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순응하도록 만드셨다. 그리고 제7일에 안식하셨다. 여기서 6일은 지구가 자전하는 오늘날의 24시간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성경 몇 구절 가지고 만물의 창조 섭리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세가 목격한 것도 아니고, 본 사람도 없다. 설명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것을 가지고 변론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딤전1:4, 딤후2:23, 딛3:9). 하나님은 만물의 창조자가 하나님이시며, 그 중심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두었다는 것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그 증거로 이루시는 말씀을 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창조자라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증거가 되고, 만물의 섭리가 증거이다. 그것은 말씀을 믿는 믿음의 눈으로만 알 수 있다.
이 천지 창조와 창세기의 역사는 사실을 보고 쓴 것이 아니라, 모세를 통하여 말씀하시고, 말씀대로 열 가지 재앙과 홍해를 마른 길로 인도하신 사건과 아무것도 없는 광야를 지나면서 물과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시고, 낮에는 구름과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말씀의 능력을 실제 경험한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그래서 우리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도, 엄청난 말씀의 능력을 현장에서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를 통하여 말씀하시는 창조의 섭리를 의심의 여지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든 창조의 꽃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이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땅에 충만하고 모든 것을 다스리고 누리라고 축복하였다.
☞ 창조된 만물은 하나님의 마음속에 있던 정보가 말씀을 통해 세상에 능력으로 표현된 것이다. 천지 창조의 정보는 엄청난 창조의 과정과 시간을 한마디로 요약해 놓은 압축파일과 같다.
☞ 3-4장: 하나님을 섬기며 그 음성을 듣고 그 뜻에 순종하여 축복을 누려야 할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고 사악한 뱀의 말을 들으므로 저주받아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였고, 고통 가운데 살다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아담과 하와 사탄의 유혹, 선악과).
선악과를 볼 때 “보기에 좋았다”고 한 말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다”는 말과 본질이 다르다. 타락한 눈에 보기에 “좋았다”는 것은 선을 쫓는 지혜가 아니라 악을 탐닉하는 악한 지혜를 말하였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타락한 직후부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간의 회복을 위해 여자의 후손이 뱀을 심판하게 되고, 뱀은 여자의 후손을 핍박하게 될 것을 예언하였는데, 이것을 ‘원 복음’이라고 말한다.
타락의 결과를 아벨과 가인의 제사를 통하여 증명해 주셨고, 하나님은 악한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는 받지 않으신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다.
☞ 5장: 족보 이야기
아담부터 노아까지 10대(장자만 내세움 - 아담이 셋을 낳고 800년 동안 낳은 수많은 자식들은 기록하지 않았다)만을 기록했다. 모든 역사는 다 생략하고 하나님과 동행하여 들림 받았던 에녹과 타락한 세상을 물로 심판하기 위해 의인 노아의 가정을 선택하신 이야기만 기록했다. 고대 시대에 족보는 그 후손들의 정체성을 말해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다.
출애굽기
말 그대로 애굽(이집트) 탈출기를 출애굽기라고 한다. 창세기에 이어 아브라함에게 언약했던 언약의 말씀을 이루시기 위해 이삭과 야곱과 요셉의 삶을 통하여 한 부족으로 출발해서 12지파 부족이 모여 큰 민족을 이루게 하셨고, 하나님에 의해 훈련되고 준비된 지도자 모세를 통하여 출애굽을 실현시키셨다. 출애굽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스라엘 신앙공동체가 형성되어지고, 출애굽은 그 공동체의 구체적인 역사적 출발점이 된다.
출애굽기는 1장부터 4장까지 출애굽을 위한 준비, 5장부터 13장까지는 모세를 바로 황제 앞에 세우셔서 10가지 재앙으로 애굽의 신들을 벌하시고 오직 하나님만이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유일신임을 일깨워주셨다. 14장부터 19장 2절까지는 모세가 처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던 호렙 산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기록했다. 출애굽기 19장 3절부터 민수기 10장 10절까지는 호렙 산(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십계명과 율법의 언약을 받고, 성막 중심의 거룩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특히 성막 이야기를 살펴보면 출애굽기 25장-31장까지는 말씀으로 성막 설계도를 주셔서 “하여라.”는 명령형, 미래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35장-39장까지는 말씀의 설계도대로 “하였다.”라는 현재 완료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모세는 39장 끝에서 말씀의 명령대로 지어졌는지 검열하고 축복하였다. 40장에서는 성막을 봉헌하는데, 이것 또한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도 말씀의 설계도를 따라 “하여라.” 하신 말씀을 “하였다.”라는 완료형 신앙으로 바꾸어야 한다.
출애굽기의 10가지 재앙과 홍해를 건너는 출애굽 사건, 그리고 광야생활은 성경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사건 이전에는 하나님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고, 애굽의 문화에 물들어 있었다. 그 당시에 성경 기록도 없었고, 특별한 가르침이나 제사장도 선지자도 없었기 때문에 이 사건을 통하여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의 정체성과 이스라엘의 정체성에 대하여 명확하게 가르치고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성경 기록의 기초가 되었다. 모세오경은 바로 이 출애굽의 관점에서 기록했기 때문에 출애굽 당시의 눈으로 보아야 풀려진다. 이 사건은 몇몇 사람의 추측이나 경험이 아니라 온 이스라엘과 애굽 사람들의 실제 경험이기 때문에 그 사건과 동시에 유월절과 무교절 절기를 만들어서 그 증거를 잊지 말라고 전승으로 후손들에게 전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은 피조물에 속한 우상과 전혀 다르게 피조물을 말씀으로 주관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모든 것을 선지자를 통하여 미리 말씀하시고, 하신 말씀을 이루시는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심을 일깨워 주셨다.
이 사건은 전무후무한 사건이기 때문에 성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강조할 때, 인용하였고 예수님의 구속사역을 설명하는 모형이 되었다.
☞ 1장-2장: 출애굽을 위한 하나님의 준비
첫 번째 준비는 언약의 성취를 위해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의 초청으로 야곱의 가족 70명이 애굽 고센 땅으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큰 민족을 준비하셨다.
두 번째 준비는 애굽의 힉소스 왕조로 정권을 바꾸셔서 전설적인 영웅 요셉의 공로는 잊게 하셨고, 히브리 민족이 강성해져 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요셉에게 주었던 특혜를 박탈시켰다. 그리고 그들을 노예로 전락시켜 강제노역을 시킴으로 하나님을 찾도록 신앙을 준비하셨다. 편안하고 풍성할 때는 하나님을 찾지 않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준비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은밀한 가운데 출애굽 환경을 준비하시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
세 번째는 그들을 이끌고 나갈 지도자 모세를 준비하셨다. 모세는 죽음의 위기 속에서 바로의 공주를 통하여 바로의 궁으로 들어가게 하시고, 그곳에서 모세의 누나 미리암을 통하여 모친이 유모가 되어 어려서부터 히브리민족의 언약 정신을 배우게 하셨고, 황실에서 40년간 황실지도자 교육을 받게 하셨다.
40년간 지도자 교육이 끝난 후에는 본인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살인사건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애굽을 떠나서 미디안 광야로 도피하여 40년간의 광야생활 교육을 받게 하셨다. 이렇게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 시키기 위한 지도자로서의 준비가 끝났다.
☞ 3-6장: 준비된 지도자 모세를 부르심
출애굽 환경을 준비하시고, 40년 지도자 교육, 40년 광야생활 교육, 총 80년간 모세를 준비시키신 하나님은 시내산(호렙 산)에서 모세를 부르셨다. 그러나 이 핑계 저 핑계로 5번을 거절하지만, 강권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결국 모세와 아론을 바로 앞에 서게 하셨다. 당시에 모세가 거절한 것은 자신이 애굽과 자신의 처지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애굽은 당시 최강국이었다. 이를 잘 아는 모세가 지팡이 하나 들고 바로 황제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었는지 잘 알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누가 봐도 우스꽝스럽고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에게 지팡이가 뱀이 되는 이적, 나병치유 이적, 물이 피가 되게 하는 이적을 보여 주시고 모세와 아론을 바로 앞에 세우셨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하셔서 출애굽을 허락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퍅해져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더 심한 노역을 해야 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던 대로 그들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신 것은 그들을 여러 번 징계함으로 여호와 하나님만이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실 수 있도록 더 극적인 장면으로 이끌어 가신 것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