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프고 괴로운 것의 근원에는 다 무지(無知)가 있더라고요.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지요.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 이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될지, 미워해야 될지, 사랑해야 될지, 내가 저걸 향해 달려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렇듯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길을 찾는 것, 그것이 공부의 진정한 목표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고전은 바로 이런 길에 대한 지혜를 담고 있는 책이지요. ---「고미숙, 고전이 현대인에게 주는 지혜」중에서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삶 전체를 쉴 새도 없이 계속 정진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쉬어 가고 때로는 힐링을 위해 충전을 해야 할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적절하게 놀고 즐기는 여유 속에서 삶을 충전하는 그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필요한 시기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양연의 예에서 보듯 독종 같은 정신, 결심, 실천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살아가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한상덕, 시간의 소중함」중에서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유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동 사회라고 합니다. 모두가 다 하나 되어 같이 나눠 먹는, 같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인데 그러려면 신분은 없어져야겠죠. 또한 서로 먹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명제입니다. 결국은 같이 살기 위한 모임체가 국가이고, 그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 정부입니다. 국가가 안전하게 또는 잘 굴러가기 위해선 정부가 잘해야 되겠지요. ---「조법종, 지식인으로 산다는 것」중에서
조선 시대 두 번째 부부 싸움의 가장 큰 원인은 성 문제입니다. 지금도 그럴 텐데 조선 시대 때에도 역시 이 문제로 인해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역시나 외도를 했을 때 부부간에 크게 싸움이 났습니다. 조선 시대 남자들은 첩을 두거나 기녀를 상대하면서 외도를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조선 시대 양반들이 첩을 두거나 기녀를 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뭐 그런 일 가지고 부부 싸움을 했겠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닙니다. 조선 시대 여성들도 그로 인한 배신감이나 실망감 때문에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남편과 크게 싸웠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보겠습니다. 치열하게 부부 싸움을 한 이야기입니다.
---「정창권, 조선 시대 부부애」중에서
위로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두 손 다 가지고 있지요? 저는 신체의 일부를 잃었기 때문에 두 손이 없습니다. 제가 가서 위로할 수 있는 것은 한 손으로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것일 수 있어요. 두 손을 갖고 있는 여러분들은 두 손을 맞잡아 주십시오. 누군가가 힘들다고 얘기하면 이상한 위로 같은 거 하지 마세요. ---「이화경, 슬픔이여 안녕」중에서
해월 선생은 특히 여성들의 역할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동학을 믿고 따르는 남자 제자들에게 훈계를 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집에서 그대의 부인이, 남편이 하려고 하는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따지고 반대하면 정면으로 맞서고, 함께 따지지 말고, 마음을 잘 가다듬고 절을 해라, 그대 부인한테 절을 해라, 한 번 절을 해서 설득이 안 되면, 두 번, 세 번 절을 해라 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집안에 있는 가장 가까운 가족, 친지들부터 한울님으로 모시고 섬기라는 가르침이지요. 실제로 해월 선생은 당신 부인과 가족 친지들을 깍듯하게 한울님으로 모시고 살았습니다. ---「박맹수, 동학혁명과 일본」중에서
이순신 제독은 탁월한 전문성으로 임진왜란이라는 조선 왕조 최대 위기를 극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숭고한 도덕성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헌신한 위대한 리더였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순신 제독은 우리 국민 모두가 추앙하고 본받아야 할 영원한 한국적 리더십의 표상인 것입니다. ---「임원빈, 이순신 새롭게 보기」중에서
우리가 가진 섬에 대한 생각은 조선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조선조 500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입니다. 500년 동안 유지해 왔던 공도정책, 특히 해금정책으로 일관했던 기이한 정책, 50년 동안 그렇게 하기도 어려운데, 500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바다를 멀리하고 버려 온 조선 시대의 섬에 대한, 바다에 대한 생각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강봉룡, 섬의 인문학」중에서
종교를 떠나서 경전은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인문학의 바탕이 되는 것 또한 경전이지요. 수백 년, 수천 년을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는 그 책 안에는 인간의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한 평생 살면서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집에 사는 것도 중요한 행복이고 큰 즐거움이지요. 그런데 맛있는 경전들이 널려 있는데 한 권도 읽지 못하고 맛보지도 못하고 한 평생을 지내는 것은 참 아까운 일입니다. 많이 읽고 그 맛도 보면 좋겠습니다. ---「성소은, 믿음」중에서
우리 땅에 저절로 들어온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 맛있다.’라는 경험을 만들어 주지도 못하면서 외국에 나가서 “이 음식 드셔 보세요, 저 음식 드셔 보세요.” 한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습니다. 음식은 우리끼리만 맛있게 먹어도 됩니다. 우리끼리 맛있게 먹으면 외국 사람들이 와서 “뭔데 그렇게 맛있게 먹느냐?” 하면서 중간에 끼어듭니다. 그럼 같이 먹는 겁니다. 음식을 맛본 외국 사람들이 “맛있네!” 하면서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는 그 음식의 수요를 만듭니다. ---「황교익, 한식의 세계화와 음식 애국주의」중에서
윤희순은 지역 여성의 자발적인 애국정신과 항일 구국 의지, 나라사랑을 실천한 자주적인 인물로 구성원 간의 소통, 화합, 배려를 이끌어 낸 지도자였습니다. 그녀의 삶의 궤적을 살펴볼 때 진정 오늘날 여성 지도자의 모델로 주목해야 할 인물입니다. 우선 윤희순은 전통 근대 여성 독립운동을 통괄하는 견지에서 볼 때, 시대의 방관자가 아닌 시대의 주체자였고, 자주적인 사상으로 역동적인 삶을 산 인물이었습니다. ---「심옥주, 최초 여성 의병장 윤희순의 리더십」중에서
임종은 그동안 우리가 놓쳐 버렸던 나의 목소리, 가장 정직한 나의 삶을 다시 한 번 물어보는 계기가 됩니다. 그래서 싸나톨로지는 본래 삶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가 무엇인지, 삶의 훌륭함이 무엇인지를 죽음에게 물어보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지혜학’이라고 하지요. ---「임병식, 우리가 죽음과 함께 산다는 것은」중에서
모든 것이 변합니다. 사랑도 변합니다. 사랑도 마치 식물처럼 물을 주고, 비료를 주면 점점 커 나갑니다. 안나와 브론스키는 사랑에 물을 주고 비료를 주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 사랑이 되었던 것이지요. 변하지 않는 사랑은 머물러 있습니다. 머물러 있는 사랑은 결국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안나와 브론스키는 아름다운 사랑, 열정적인 사랑을 시작했습니다만 그 사랑을 아름다운 열매로 가꿔 나가지 못합니다.
---「석영중, 안나 카레니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