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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84g | 145*210*20mm
ISBN13 9788950961176
ISBN10 895096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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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본 : 정형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MBC 베스트극장 공모에 당선한 뒤 드라마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3년 MBC 연기대상 작가부문 특별상, 2007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극본상을 수상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2003년 MBC [다모], 2006년 MBC [주몽], 2009년 SBS [드림], 2010년 OCN [야차], 2011년 MBC [계백] 등이 있다.
극본 : 정지연
2011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드라마 미니시리즈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2013년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에 보조 작가로 참여했다.
저자 : 김호경
1962년에 태어나 경희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낯선 천국≫으로 제21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장편소설 ≪낯선 천국≫, ≪구두는 모든 길을 기억한다≫, ≪마우스≫, 영상소설 ≪형사≫, ≪비열한 거리≫, ≪철의 제왕 김수로≫, ≪명량≫, ≪국제시장≫, 인문에세이 ≪우리들의 행복했던 순간들≫, 여행에세이 ≪가슴 설레는 청춘, 킬리만자로에 있다≫ 등을 집필했다. 최근에는 미국 네바다, 미시시피, 알래스카, 뉴욕, 워싱턴 등지를 탐사한 뒤 이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카펜터의 위대한 여행≫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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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을 받은 전령이 선위의 뜻이 담긴 교지를 들고 그날 안으로 해주로 올라갔다. 광해가 뜻밖의 서찰을 보고 그 속내를 의심할 때 유조인이 거들고 나섰다.
“전하께서도 명의 뜻을 파악한 겁니다. 선위를 받아들여도 되옵니다.”
광해는 도리질을 했다.
“그런 소리 마시오. 한두 번 겪은 내가 아니오. 이는 내게 석고대죄하라는 명이나 같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과거와는 다릅니다. 황상의 칙서가 있었습니다. 전하께서 그 칙서를 보고 황상의 뜻을 거역치 못한 것입니다.”
광해는 고민스럽지만 류성룡의 말을 떠올렸다.
“영의정은 내게 아직은 때가 아니라 했소.”
“당연히 그럴 테지요. 류성룡은 전하의 사람입니다. 전하께서 물러나면 당연히 함께 물러나야 합니다. 명이 저하를 원할 때 선위를 받으시옵소서.”
“아무래도 사헌을 만나보아야겠소.”
그때 문밖에서 꾸지람이 들려왔다.
“저하, 이 나라를 망치고 명에게 나라를 바칠 셈입니까!”
두 사람은 당혹했다. 조선에서 광해에게 꾸지람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선조 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문밖의 목소리는 선조가 아니었다. 광해는 설마 싶은 생각에 문을 벌컥 열었다. 뜻밖에 달빛 아래에 류성룡이 서 있었다.
“영상이 어찌 이곳에…….”
--- p.88~89

“선조는 또 한 번 믿을 수 없었다.
“전멸…… 전멸당했다 했소?”
이항복이 황송한 표정으로 답했다.
“네, 전하…….”
“하늘이…… 하늘이 이 나라를 버리시는 것인가.”
“우리 수군이 전멸당한 것은 참으로 참담한 일이오나, 이리 주저앉아서는 아니 되옵니다. 왜적은 곧 전라도를 공격할 것이고, 한성으로 북진할 것이옵니다.”
이항복이 계책을 냈다.
“다행히 명군이 전라도 남원에 3000, 충청도 충주에 4000의 군사를 진주시켜 두었으니 우리도 서둘러 군사를 배치시켜 적을 방비해야 하옵니다.”
선조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경황없이 ‘그래야지, 그래야지’ 되뇌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명을 내렸다.
“비변사에서 어서 논의해 우리 군사들을 편제하시오. 아! 그리고 이순신, 이순신을 다시 통제사로 복권시켜야 하지 않겠소? 뭐 좀 미안하긴 하지만. 영상, 그리 하는 게 맞지요?”
류성룡은 그런 선조를 안타깝게 보다가 천천히 대답했다.
“…… 그리 하시옵소서.”
--- p.212~213

가등청정이 말에 올라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든 조선 땅을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며 발걸음을 재촉할 때, 조선의 다른 한 남자는 눈을 빛내며 앞날을 구상했다.
“전란이 끝났습니다. 나라를 복구하고 새 시대를 이끌어갈 조정이 필요합니다.”
이산해의 굳건한 말에 윤두수는 마시려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류성룡이 이끄는 지금의 조정을 바꾸자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당색이 다르다고는 하나 전란을 극복하는데 있어 류성룡 대감과 남인들의 공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 공을 인정합니다. 허나, 태조대왕의 역할이 건국이었고, 나라를 융성하게 만든 것이 세종대왕의 역할이었듯이 서애와 남인의 역할은 이제 끝났습니다. 서애는 지금 모든 양반 지주들의 공적이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대간들도 나설 테고……. 무엇보다, 주상께서 이미 마음을 정하셨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전하를 도와 이 나라를 다시 세워야지요. 또한 이는 세자의 뜻이기도 합니다.”
윤두수는 그 말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전쟁 시대의 인물들이 계속 조정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이 사람 또한 나라를 망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나, 남인들의 독단에만 나라의 재건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힘을 보태도록 하지요.”
며칠 후 행궁 앞에 양반들과 지주들이 모여 수십 장의 상소를 올렸다. 그 앞에 유조인과 이이첨이 버티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왜적과 화의를 주장했던 류성룡을 파직하시옵소서! 류성룡을 파직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오랑캐의 나라와 다를 것이 없어집니다. 류성룡을 파직하시옵소서.”
선조는 그 말을 들으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내가 버리는 것이 아니다. 류성룡은 적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 전란 중이었으니 개혁이 필요했으나 이제 전쟁은 끝났다.”
--- p. 24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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