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나 졸업 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프리랜서의 길로 들어섰다. ‘한 시간의 독서로 시들어지지 않는 슬픔은 없다.’라는 몽테스키외의 말을 격언으로 삼아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고 싶어 하는 독서 애호가.
“지금 자네 앞에는 런던, 아니 유럽 최고의 바보가 서 있어. 자네가 날 발로 찬다고 해도 난 그저 맞기만 해야 할 것 같군. 그만큼 멍청했으니까. 하지만 이젠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찾았어.”
“홈즈 선생 덕분에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사건을 파악한 겁니까?” “방법을 알려달라는 말이오? 별로 어렵지 않소. 베개 다섯 개를 깔고 앉아서 밤새 독한 잎담배 30그램을 피우면 됩니다.” ---「입술 비뚤어진 남자」중에서
“자전거는 맞지만 우리가 찾는 자전거는 아니야. 자전거 타이어에는 42종류가 있다네. 모두 타이어 무늬가 달라. 덮개를 덧댄 이 타이어는 던롭 사의 타이어야. 하이데거 선생의 자전거는 팔머 사에서 만든 거라네. 에이블링 선생이 확실하다고 말해 주었지. 팔머 사의 타이어 무늬는 수직선이지. 즉, 이 자전거는 하이데거 선생의 것이 아니라네.”
“이것이 제가 이곳에 와서 본 것 중에서 두 번째로 흥미로운 물건입니다.” “그럼 첫 번째는 뭐였소?” 공작의 질문에 홈즈는 수표를 접어서 수첩에 잘 끼워 넣으며 말했다. “저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홈즈는 미소를 지으며 수표를 넣은 수첩을 가볍게 두드리더니, 그것을 주머니 깊숙이 집어넣었다. ---「프라이어리 스쿨」중에서
“도련님,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믿어주세요.” 배니스터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외쳤다. “사실이야. 배니스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하지만 지금 한 마디 했군. 이제 숨겨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겠지. 자, 솔직하게 고백하게.” 홈즈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길크리스트에게 말했다. ---「세 학생」중에서
홈즈와 오랫동안 가까운 사이로 지내면서 나는 기이한 경험과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책으로 펴내곤 했다. 그러나 사람들한테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홈즈의 성격으로 인해 나는 곤란한 적이 많았다. 냉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대중의 환호는 언제나 불쾌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사건이 종결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일을 경찰에게 떠넘긴 후, 사건 해결과 전혀 관계없는 경찰에게 축하 인사가 쏟아지는 걸 조소를 머금고 바라보는 일, 그것이 바로 홈즈가 가장 즐기는 역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