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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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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의 탄생

: 자본은 어떻게 종교와 정치를 압도했는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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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692g | 153*224*30mm
ISBN13 9788960516816
ISBN10 8960516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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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은 농부의 손자인 푸거를 마음만 먹으면 불경죄로 감옥에 처넣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푸거가 자신과 맞먹으려 들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성공이 누구 덕분인지 상기시킴으로써 모욕감을 더한 사실에 경악했다. 푸거는 다음과 같이 썼다. “소신이 없었다면 폐하께서는 황제관을 쓰지 못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빌려드린 돈에 이자까지 계산해 지체 없이 상환토록 명하소서.”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방법에는 기회를 포착하거나,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협상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것 등이 있다. 푸거는 그 모든 일을 해냈을 뿐 아니라 한 가지 기질이 더 있었기에 보다 높이 오를 수 있었다. 푸거에게는 카를에게 독촉장을 보낼 정도의 배짱이 있었다. --- p.10

막시밀리안이 멍청한 지기스문트를 꾀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푸거의 판단은 정확했다. 막시밀리안은 티롤을 차지하기 위한 계략을 실행에 옮겼다(기발함으로 보건대 푸거가 꾸몄을 수도 있다). 막시밀리안은 공작 영지를 담보로 지기스문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 지기스문트가 3년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영지는 막시밀리안 차지가 될 터였다. 예상한 대로 지기스문트는 돈을 상환하지 못했다. 푸거가 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면 빚을 갚을 수 있었겠지만, 푸거는 지기스문트보다 야심가 막시밀리안을 고객으로 더 선호했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푸거가 비열하게 처신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는 지기스문트가 젊고 유능한 막시밀리안의 상대가 되지 못함을 간파했다. 지기스문트를 후원하는 일은 의미 없는 충성이었을 것이다. --- p.47

푸거는 시장 정보를 너무나 갈망한 나머지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까지 했다. 그가 무엇을 만들었느냐고? 바로 세계 최초의 뉴스 서비스다. 푸거는 통신원을 곳곳에 파견했다. 이들은 시장 정보, 정치 소식, 최신 풍문 등 푸거에게 이익이 되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가지고 아우크스부르크로 달려왔다. --- p.60

푸거가 헝가리에서 은과 구리 광석을 가득 실은 수레를 안트베르펜으로 보내면 그곳에서 배에 실어 리스본으로 보냈다. 포르투갈은 후추로 값을 치렀기 때문에 푸거는 유럽 제일의 향신료 도매상이 될 수 있었다. 푸거가 폭리를 취한다거나 독점을 한다거나 (무엇보다) 유대인이라고 중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향신료 무역을 하면서는 ‘후추 자루’라는 별명도 생겼다. 푸거의 후추 거래는 광산업 활동보다 더 두드러졌으며, 많은 이들은 후추가 그의 주력 사업인 줄 알고 있었다. --- pp.91-92

푸거는 오랫동안 이탈리아가 독점한 교황청 금융업에 진출하려고 시도했으나 성공을 거둔 것은 칭크가 로마에 도착한 뒤였다. 칭크는 전임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따냈다. 그는 비용과 서비스 품질을 내세운 것이 아니라 뇌물과 선물로 교황청 고위급 인사들의 환심을 샀다. 그는 교황 선거 운동에 기부하고 메카우의 자금책이 되면서 바로 최상층에 연줄을 댔다. 칭크가 로마에 도착한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푸거는 교황청의 주거래 은행가가 되었다. 이는 칭크가 성사시킨 일로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 p.122

푸거가 교황 레오에게 보낸 편지가 효력을 발휘했다. 레오는 토론회 장소에 대한 이의를 묵살했으며, 같은 해에 아리스토텔레스와 고대 사상가들의 견해와는 정반대로 이자 부과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교황 칙령에 서명했다. “고리대금은 본성상 불모인 것에서 얻는 이익, 즉 노동이나 비용, 위험 없이 얻는 이익을 일컬을 뿐이다.” 돈은 소와 다르다거나 돈에서는 젖이 나오지 않는다는 등의 이야기는 이제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다. 노동, 비용, 위험이 결부되면 불모가 아니므로 이자를 부과하는 행위는 합법적이었다. --- p.159

사업을 물려받은 레오는 성 베드로 대성당이 면죄부 자금 조달에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베드로는 12사도 중 한 명으로 교회를 세웠으며 그리스도를 위해 순교한 인물이다. 그에게 걸맞은 안식처를 바친다는데 누가 거부하겠는가? 레오는 성 베드로 대성당 면죄부를 공식 발표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 면죄부는 푸거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교황과 푸거는 푸거 궁에서 돈을 나누기로 은밀히 모의하고 절반은 성 베드로 대성당이, 나머지 절반은 푸거가 갖기로 했다. --- pp.179-180

베르게스는 카를이 무조건 푸거에게 돈을 빌려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베르게스는 “마마, 푸거로 말하자면 폐하께서는 좋든 싫든 그와 손을 잡으셔야 합니다. 선거후들은 푸거 이외에는 누구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 뒤 카를이 처음부터 푸거를 활용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폐하의 이익과 사업 발전에 크나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사방에서 카를을 압박했다. 선거 관리 위원들은 카를에게 쓴 글에서 선거후들이 “푸거 이외에는 어떤 상인도 신뢰하지 않으며, 편지와 인장도 받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 p.220

카를이 스물다섯 살이 된 2월 24일, 프랑수아는 기병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으나 포병대와의 거리가 너무 벌어지고 말았다. 한 세기 전 샤를 6세는 아쟁쿠르 전투에서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패전을 겪었는데, 공작 셋, 백작 여덟, 자작 하나, 주교 하나가 영국의 큰 활에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파비아 전투는 전사자가 적었지만 황제군이 프랑수아를 사로잡아 더 치명적이었다. 가권정치로 보자면 외통장군을 부른 셈이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푸거의 자금이 아니라 페스카라의 용맹이었다. 하지만 푸거가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전투 자체를 벌이지 못했을 것이다. --- p.266

최후의 농민군은 2만 3000명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들은 켐프텐의 스위스 국경 근처에 집결했다. 트루흐제스는 잉골슈타트에서 아우크스부르크를 거쳐 그곳으로 갔다. 수적으로 열세였으나 농민 지휘관 2명을 매수해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 2명의 배신자는 농민들에게 늪 뒤의 안전지대에서 나와 평지에 집결하라고 명령했다. 트루흐제스는 수천 명의 농민을 도륙했다. 푸거는 과거의 수많은 투자와 마찬가지로 트루흐제스에 대한 투자에서도 성과를 거두었다. --- p.287

푸거가 묘비명에서 “어마어마한 부의 획득 면에서 으뜸이요”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 순자산이다. 금액은 202만 플로린에 이르렀다. 푸거 이전의 사업가가 유럽 표준 통화로 100만 이상의 가치를 보유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를 기록으로 남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메디치 가문이나 (적어도) 그들 은행의 재무제표가 사실이더라도 그 금액은 5만 6000플로린을 넘지 않았다. 따라서 푸거야말로 최초의 백만장자라고 할 수 있다. --- pp.315-316

히틀러는 대리석 흉상을 덮은 나치스 깃발을 관료들이 걷어 내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레겐스부르크는 체코 국경에서 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프라하의 봄 1년 전인 1967년 발할라는 처음이자 유일한 사업가를 맞이함으로써 주위 공산국가들을 조롱했다. 야코프 푸거는 묘비명에서 자신이 “어마어마한 부의 획득 면에서 으뜸이었”으며, 불멸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있다고 선언했다. 500년 가까이 걸리기는 했지만 관료들이 푸거의 흉상을 제막해 그를 독일 신들의 전당에 모심으로써 푸거의 선언은 마침내 이루어졌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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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재미있다. 저자의 탄탄한 조사와 맛깔난 글 솜씨도 일품이다. 한 사람의 삶을 읽었을 뿐인데 야금학에서 중상주의까지 르네상스 시대에 떠오르던 새로운 산업의 양상과 이제 막 형성되고 있던 근대 국가의 모습을 모두 알게 되었다. 그 중심에는 리스크를 재고 파산의 위험을 극복해간 영리한 사업가 (야코프 푸거가 있다. 먼 과거의 사업가지만 어떤 측면에서 보면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 더 잘 어울린다.
- 로저 로웬스타인 (『천재들의 머니게임』 저자)
푸거는 재계의 마키아벨리였다. 그는 세계가 ‘어떠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떠한지’를 보았다. 빨려 들어갈 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 안에는 고객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적에게는 무자비한 냉혈한이 되는 사업가의 전형이 담겨 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과 부를 쌓는 일에 관심 있는 사람 모두 필히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브라이언 버로 (『문앞의 야만인들』 저자)
야코프 푸거는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가 중 하나였음에도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마젤란의 항해에 투자했던 선지자이자 마르틴 루터와 대적했던 문제적 인간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면 된다. 스타인메츠의 이야기는 명료하면서 동시에 사람을 사로잡는다. 읽어라. 더 부유해질 것이다.
- 로런스 버그린 (『세상의 끝을 넘어서』 저자)
야코프 푸거는 르네상스 시대의 록펠러였다. 이 천재적인 자본가가 마침내 뛰어난 영어권 저자를 통해 소개되었다. 스타인메츠는 박진감 넘치게 사업 이야기 (종교 분쟁 (정치적 암투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폭력적인 투쟁들을 풀어낸다. 이 책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읽을 가치가 있지만 (특히나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다.
- 제임스 그랜트 (『잊힌 위기』 저자)
읽기 편하고 지루할 틈이 없다.

- 『월스트리트 저널』
푸거의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그의 열망과 가차 없음과 탐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 『이코노미스트』
자본주의가 통제되지 않을 때 (특히 독재적인 지도자가 통지하는 경제에서 그러할 때 어떤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지 흥미롭게 잘 보여준다.
- 『뉴욕타임스』
스타인메츠는 근대 비즈니스와 유럽의 경계를 조형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탁월하게 풀어낸다.
-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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