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1년에 550억 달러의 흑자를 내는 반면, 프랑스는 거의 똑같은 수치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런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프랑스에 6천만 명이 사는 반면, 싱가포르에는 겨우 6백만 명밖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개개인의 성과가 싱가포르에서 훨씬 더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석유나 가스 같은 천연자원이 없고 땅덩어리도 아주 작은 나라에 겨우 6백만 명이 산다는 점을 고려하면 싱가포르의 흑자는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싱가포르는 무엇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일까? 또 프랑스의 실업률은 11퍼센트, 스페인의 실업률은 25퍼센트인데 반해 싱가포르는 어떻게 실업률을 2퍼센트 이하로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수치는 전혀 우연도 아니고 불규칙적인 것도 아니다. 실업률을 이렇게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안전하고 깨끗한’ 싱가포르의 문화와 관련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프랑스에는 불안정한 중산층이 늘어났다.
---「서론: 왜 그들이 이기는가」중에서
문화의 이동성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생물학적 특성을 지원하는 문화가 필요하고, 문화를 지원하는 생물학적 특성이 필요하다. 이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펴보자. 생물학적 특성과 문화는 간혹 갈등을 빚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뇌는 타고난 이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화는 어느 정도 이런 타고난 충동을 극복하는 법을 습득해야 한다. 오랫동안 집단과 개개인 모두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문화를 통해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화가 상향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약속을 지켜야 하고, 세금을 내야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하며, 또한 자식들을 위험한 전쟁터로 내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생물학적 특성과 문화의 갈등은 성적 충동이나 열망에서도 똑같이 발생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자 기혼자라면 인턴 직원과 성적 관계를 갖지 않도록 스스로 절제해야 한다. 그런 절제는 생물학적 욕구를 억제하는 일이지만 인간의 본능적인 충동을 억누르고 사회가 상향 이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문화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탄생 _ 1. 본질로 돌아가라」중에서
페이스북 사용자는 왜 10억 명 이상이나 되는 것일까? 바로 페이스북이 완전히 파충류 뇌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즉, 공동체의 소속감 과 그 공간 내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일 등 파충류 뇌의 집단 사고방식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친구들과 그룹들은 하나의 부족과 같다. 그들은 서로 친구 추가를 하고, 특정 팬이 되기도 하며, 또 여러 그룹에 소속되어 네트워크를 넓히려고 애쓴다. 또한 페이스북 내에서 여러 의식들이 만들어진다. 그 의식들은 정보를 공유하고, 인간관계를 넓히고, 그룹에 소속되고, 이벤트에 참여하고, 짝을 찾는 일 등을 말한다. 그리고 부족처럼 영역을 차지할 뿐 아니라, 가장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사진을 올리고, 또 혼자 비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사냥하는 부족처럼 늘 위험이 따른다. 상대에게 수치심을 느끼고 거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아니면 나중에 반응해야 할까, 내가 절실하게 보일까, 내가 이 노래를 공유하면 그가 알아차릴까, 내 프로필 사진은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 질까?’ 이런 의문들은 모두 파충류 뇌의 욕구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받아들여지고 인정받으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그런 의문을 품는다.
---「인간이라는 동물 _ 3. 시간, 공간, 에너지」중에서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문화를 개선하는 요소와 방법론이 들어 있는 비책이 아니다. 그랬다면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똑같은 문화들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하지만 파충류 뇌를 중심으로 뇌의 세 영역을 받아들이면 이상적인 상황이 된다. 물론 그뿐 아니라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문화가 대뇌피질의 도움으로 파충류 뇌의 욕구를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이기도 하다.
대뇌피질을 잘 이해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이면서도 서비스가 빠르고 훌륭하다. 게다가 가까운 곳 어디든 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는 파충류 뇌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무엇을 한 것일까?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음료의 종류는 8만 7천 가지다. 또 스타벅스에서는 커피뿐 아니라 정체성까지 구입할 수 있다. 일회용 컵에 고객의 이름을 쓰고, 미소를 지으며 그 이름을 부르면 고객은 특별한 존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스타벅스가 팔고 고객의 본능이 구매하는 것은 사회적 인식이다.
---「인간이라는 동물 _ 4. 이상적인 시나리오」중에서
생물학적 특성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하지만 우리의 최종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최종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자신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느 정도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문화에서 태어난 여자의 경우, 그런 상황을 인식하고 수치심이나 죄책감에서 벗어날 의무가 있다. 문화가 운명이 아닌 선택이라고 인식할 때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문화를 선택할 수 있다. 상향 이동은 때로는 머물고 있는 곳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이것이 파충류 뇌의 기본적인 욕구를 인식하는 일이다.
자신이 속한 문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리와 역사를 비롯해, 부모가 시간과 공간과 에너지를 물려주는 방식 등 문화적 무의식의 다양한 측면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이 요소들은 모두 무의식 코드가 만들어낸 것이므로 인식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요소를 인식하면 선택을 할 수 있다
---「C2= 문화 코드 _ 6. 제3의 무의식」중에서
사람들은 행동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 더욱 성공할 수 있는 곳으로 이주한다는 의미다. 한 나라의 법이나 규제 또는 세금 정책이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효과가 없을 때 사람들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뒤돌아보지 않고 떠난다. 그래서 미국 정착민들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영국을 떠났다. 상향 이동을 원했던 그들 은 행동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가령 코네티컷이나 캘리포니아보다 플로리다와 텍사스의 세금이 낮다면 사람들은 무조건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주를 떠날 것이다. 스위스는 사업소득세가 22퍼센트인 반면 싱가포르는 사업소득세가 15퍼센트, 미국은 48퍼센트다. 애국심은 중요하지 않다. 제라르 드파르디외처럼 고국이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결국 떠난다. 이는 하나의 경 제 세계다. 그래서 국가는 가장 좋은 재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고, 사람들이 상향 이동을 하기 가장 좋은 곳이라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생물 논리 _ 11. 성공」중에서
양적 요소인 생물 논리의 요소는 명백한 자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 있지 않다. 여기에는 부 GDP, 불평등(지니 계수), 여성의 정치적 지위, 경쟁, 기후 등이 포함된다. 우리는 ‘태어나고 싶은 나라 지수Where to be Born Index’에 기반을 둔 생존과 건강 및 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출을 측정했다. 성에 관해서는 유엔의 ‘성불평등지수’를 사용했고, 안전의 경우는 ‘인간안보지수’를 사용했으며, 성공의 경우는 ‘세계경쟁력지수’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들 자료에는 여러 문화의 특징들이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화적 특성이 이런 명백한 자료의 기반이 된다는 점이다.
상향 이동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주거지, 식량, 물외에 그 이상의 생존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한 국가가 성 변수를 충족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자손 번식의 욕구와 남자와 여자의 타고난 차이점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국가들은 사람들의 자손 번식 욕구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남자와 여자의 권리와 개인적인 성취를 보장해야 한다.
---「R2 이동성 지수 _ 12. 당신의 국가는 상향 이동을 하고 있는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