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재미있게 쓰는 방법을 소설가들이 잃어버린 시대라는 걸 감안하면, 『훌리건 K』는 더 돋보인다. 문제의식을 잃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쓴 소설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주제라 할 수 있는 지배 권력의 알레고리를 이만큼 유니크하고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긴 쉽지 않다. 유쾌하고 슬프고 매끈하다.
박범신 (소설가)
여섯 개의 손가락으로 상징되는 아버지와 그를 가장으로 둔 가족은 우리 사회의 ‘잉여’임이 분명하나 밑바닥을 뒹굴면서도 기죽지 않고 우울해하지 않는다. 좀 의기소침해야 하는 거 아냐? 싶은 순간에도 여전히 뻔뻔스러울 만큼 명랑하다. 이 발칙한 생기에 끌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새로운 버전의 ‘잉여’들이 마침내 사랑스럽게 여겨지는 것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이들을 패배자라고 부를 수 없기 때문이란 걸 자기만의 글쓰기 방식으로 설득해낸 작가의 독창적이고 발랄한 재능 덕분일 것이다.
정미경 (소설가)
“입담이 대단하다!”고 이 소설에 대한 첫인상 평을 메모장에 기록한 게 기억난다. 『훌리건 K』는 오심에 대한 허다한 논란과 풍문 가운데 찾아왔으므로 프로야구 광팬으로서 단번에 구미가 당겼다. 입담과 알레고리가 공존하기 쉽지 않은데 이 소설은 알레고리가 풍성하다. 권위와 공권력의 상징인 판관, 육손이와 거세 공포증, 더하여 저항ㆍ불온ㆍ빨갱이에 대한 붉은 은유들은 얼마나 똑똑한가. 제가끔 읽는 걸 존중하자는 것 또한 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일 게다.
전성태 (소설가)
‘훌리건’이란 누구인가. 남 보기에 미쳤나 싶을 만큼 과도한 흥분 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이거나 정말로 미친 사람을 의미할 터다. 이 소설에는 멀쩡하던 한 사내가 어떻게 전국적인 ‘미친놈’이 되어가는지, 그 과정이 소상히 담겨 있다. 작가의 입담은 거침없이 펼쳐진다. 따라 읽어가면서 배를 잡고 웃어도 좋고, 허공에다 괜스레 주먹을 휘둘러도 좋다. 어느 쪽이든 결국 목구멍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 치받히는 느낌은 어쩌지 못할 것이다.
정이현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