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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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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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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88g | 135*195*30mm
ISBN13 9791161570068
ISBN10 1161570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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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엠마 후퍼
Emma Hooper
작가, 뮤지션. 솔로 앨범 [벌들의 웨이트리스(Waitress for the Bees)]를 발표하고 캐나다 투어 공연을 했으며, 핀란드 문화재단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단편소설과 논픽션, 시, 음악극 대본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오다 장편소설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로 데뷔했다. 82세의 주인공 에타와 그녀를 사랑한 두 남자의 운명처럼 얽힌 인생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시적인 감수성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여러 언론의 격찬을 받았다. 그 밖에도 레트로 미래주의, 팝 음악, 젠더 연구 등의 주제로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후퍼는 영국 바스스파 대학 상업음악학과에서 전임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영국에 거주하고 있지만 틈날 때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타러 고향인 캐나다로 돌아간다.
역자 : 노진선
숙명여자 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 기자 생활을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죽여 마땅한 사람들』 『스노우맨』 『네메시스』『레드브레스트』 『데빌스 스타』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아빠가 결혼했다』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만 가지 슬픔』 『새장 안에서도 새들은 노래한다』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등 8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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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에타는 밤마다 자기 꿈이 아닌 오토의 꿈에 끌려 들어갔다. 꿈속으로 곧장 끌려가 거기에, 바다에, 바지를 입고, 피로 물든 바닷물이 무릎을 찰싹찰싹 때리는 잿빛 해변에 서 있었다. 주위 남자들은 고함을 질렀고 그녀는 거기 있었다. 때로는 스푼을 들고, 때로는 타월을 들고, 때로는 아무것도 없이. 매일 밤마다.
에타는 오토와 조금이라도 몸이 닿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잤다. 그의 기억이 접점을 찾아내 그녀에게 흘러 들어오지 않도록. --- p.50

당신이 여기 온 건 드디어 당신 차례가 됐기 때문이에요. 에타는 말을 이었다. 내 허락이 있어야만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슬프지만 뭐 어때요. 가요, 러셀, 어디든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서 원하는 대로 하세요. 그리고 혼자 하세요. 왜냐하면 당신이 원하고 있고, 당신은 그래도 되고, 당신은 할 수 있으니까요. 간절히 원했다면 늘 할 수 있었어요 --- p.197

에타는 걷고 또 걸었다. 제임스도 걸었다. 가끔은 앞서 달려 나가기도 하고, 가끔은 뒤에서 킁킁거리기도 하고, 가끔은 그냥 그녀의 곁에서. 바위와 호수와 나무. 바위와 호수와 나무. --- p.245

오토, 이 개자식. 러셀이 트랙터 뒤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온다는 말도 없이 이렇게 여우처럼 몰래 돌아오다니. 그래도 보니까 좋구나, 젠장. 러셀이 두 팔을 벌려 오토를 껴안았다. 러셀은 오토가 기억하는 것보다 키가 크고, 힘이 셌고, 흰 비누와 먼지, 가축, 곡물의 냄새가 났다. 익숙한 냄새. 나 같구나. 예전의 나 같아. 오토는 깨달았다. --- p.282

그들은 비틀거리며 진입로에 들어서 학교를 지났다. 그러자 친근함이 밀려들었고 오토는 먼지와 함께 그걸 들이마셨다. 기억나, 기억나. 에타가 한 손으로 현관 열쇠를 더듬거리며 찾는 동안 오토는 그녀의 다른 손을 더 꼭 잡았다. 에타가 문을 열고 그를 끌어당기는 동안 오토는 그녀의 팔과 어깨, 목에 키스했다.
두 사람은 거실 소파 위로 쓰러졌다. 침실까지 가지도 않았고, 현관문을 닫지도 않았다. 제발, 기억해요. 에타가 말했다.
네.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오토가 말했다. 네, 네.
제발, 제발, 제발. 에타가 말했다. --- p.271

소리와 빛과 강철이 단검처럼 그의 머리 한쪽, 오른쪽 귀, 귓속을 찌르더니 주먹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크고 묵직한 무언가가 배를 강타했고, 누군가 그를 밀치더니 바닷속에 거꾸로 빠졌고, 오토는 한 손으로 귀를 감싼 채 실눈을 뜨고 사방에, 그냥 사방에 펼쳐진 빛을 바라보며 다른 손을 물속에 넣어 몸뚱이를 뒤집었는데 두 뺨이 볼록하게 부푼 채 기침을 하며 물을 뱉어내는 사람은 오언, 고향의 오언이었고, 너무도 조그만 오언은 기침을 또 했고, 열린 입으로 바닷물이 밀려들어갔고, 아마도 그는 가슴, 가슴 바로 밑, 그의 중심에서 피를 흘리는 듯했고, 오토는 귀에서 손을 떼 두 손으로 오언을 들어 올리고, 끌고, 들어 올리고 끌어서 바다가 아닌 어딘가 조용하고 어두운 곳으로 데려가려 했고 큰 소리로 외쳤다. 제발 도와줘요! --- p.360~361

잿빛 바닷속, 하지만 차갑지도 시끄럽지도 않았다. 해변에 가까워질수록 에타의 발과 발목, 무릎이 보였다. 오토는 에타에게헤엄쳐 갔다. 가까이 다가가자 에타가 알아보고 물속으로 다이빙해 그에게 왔다. 두 사람은 바위와 모래가 깔린 바다 밑바닥에 함께 앉았다.
보고 싶었소. 오토가 말했다.
알아요. 미안해요. 에타가 젖은 모래 속에 손가락을 넣었다.
당신이 그리울 거예요.
알고 있소. 미안하오. 오토가 말했다.
하지만 난 괜찮을 거예요.
정말이오?
네. 이건 고리예요. 오토. 그냥 긴 고리.
바닷물이 그들의 얼굴을 흐릿하게 만들어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되었다.
--- p.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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