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그 책을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교육 커리큘럼에 넣고, 공공도서관에 비치하고, 서점에 주문하고, 자기 서재에 비치하여 자녀에게 읽어 준다. 그러나 아무리 사랑받는 책이라 해도, 그것이 고전 목록의 일부로 자리 잡으려면 대중적 인기보다 신비로운 그 무엇이 필요하다. 그 책은 기존의 저작들과 조화를 이루되, T. S. 엘리엇이 “기존의 질서 전체”를 바꾼다고 표현한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는 “현재가 과거의 규제를 받는 것만큼” 과거도 “현재에 의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고전의 중요성」중에서
고전은 신과 선을 향한 인간의 드높은 갈망, 그리고 바닥을 모르는 인간의 비참함과 부패상을 동시에 들려준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고전 소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한 인물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넓다. 여기서 악마와 신이 싸우는데, 인간의 마음이 싸움터다.” 고전과 그것이 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더없이 복합적이지만, 고전 자체가 꼭 복잡한 것만은 아니다.
---「고전은 정전이 아니다」중에서
『고백록』은 다양한 청중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주로 하나님께 직접적이고 친밀한 방식으로 말씀을 드리지만, 때로는 자신에게도 말하고 그의 경험에서 인간 영혼의 보편적 부르짖음을 알아보는 인류의 ‘같은 종족’들에게도 말을 건넨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에서 어떤 사건들을 이야기할지 선택할 때 그를 이끌어 준 한 가지 확신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하나님께 바치는 강력하고 유명한 외침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당신 안에서 평안을 찾을 때까지 결코 안식하지 못합니다.” ---「10. 고백록_아우구스티누스」중에서
C. S. 루이스는 호메로스, 셰익스피어, 디킨스 같은 작가들이 모든 독자의 상상력을 향해 동시에 말을 건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런 대중적 상상력은 이야기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위대한 유산』 같은 소설에서 디킨스가 보여 주는 스토리텔링 기법의 구성 요소를 알아야 한다. 독자의 감탄과 공감적 동일시를 이끌어 내는 주인공들, 악당들과 악행, 낭만적 사랑, 서스펜스와 미스터리(전형적인 디킨스 소설은 사실상 탐정 이야기다), 모험, 갈등과 긴장, 시적 정의(착한 인물들은 보상을 받고, 악한 인물들은 벌을 받는다), 생생한 등장인물들, 해피엔딩, 뜻밖의 사건과 구출과 재회와 인식의 에피소드들, 분위기와 정서, 극적 아이러니(독자들은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적어도 한 차례의 멋진 추격 장면, 여러 갈래의 사건들을 결말부에서 기발하게 묶어 내는 절묘한 줄거리. 이 모두가 『위대한 유산』에 등장하는 구성 요소들이다.
---「44. 위대한 유산_찰스 디킨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