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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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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사랑

: 폭풍처럼 몰아친 사랑의 기억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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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26g | 148*210*20mm
ISBN13 9791186273319
ISBN10 118627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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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현미
Dorothy
출근이 다른 사람보다 빠르다. 아침 7시까지는 사무실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6시에는 집을 나선다. 8년째 이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처음에는 짜증도 나고 피곤했지만, 그만큼 퇴근 시간이 빨라, 지금은 만족해하고 있다.
여행을 좋아해서 일 년에 한번은 꼭 여행을 떠나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을 때의 흥분과 행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여행은 반드시 혼자 간다. 외로울 때도 있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것이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 가게 되면 먹을 것에서부터 입는 것, 심지어 움직이는 것까지 서로 의논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여행이 아닌 모험이 되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한다. 특히 에세이와 시를 즐겨 읽는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도 글을 써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 사실을 안 친구들로부터 “넌 글 쓰는 재주는 없다”며 “혹시라도 책 낼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이에 언젠가는 반드시 책을 내겠다며 더욱 오기를 다졌고, 결국 지난해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퇴근 후 에세이 한 편』을 출간, 다수의 도서관과 기관 추천도서로 선정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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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너를 떠나는 슬픔을, 너를 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고 한다. 하지만 언제라도 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좋고, 내일이라도 좋다. 만일 네 마음이 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 네 별보다도 더 또렷하고, 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날 찾거든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든, 너는 부디 내게로 와다오─.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일인지 모르겠다.
---「정희에게」중에서

나는 정신 잃은 사람처럼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소중한 것을 갑자기 잃어버린 듯도 했고, 머리를 문지방에 부딪친 사람처럼 멍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본 듯했습니다.
---「연분」중에서

십여 일 유숙하는 동안 쓰야꼬의 쐐기 때문에 세 사람의 관계는 세 귀를 실로 팽팽하게 얽은 것과도 같이 움직이지도 아니하고 발전도 없는 균등하게 긴장된 관계가 되고 말았다. 마치 이등변삼각형처럼. 이등변삼각형의 절정에 있는 나로서는 한쪽 실을 버티고, 한쪽 실을 늦출 수도 없었다. 단정한 삼각형이 이지러지면 좋지 못한 결과를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등변 삼각형의 경우」중에서

그의 눈에선 조금도 눈물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그의 입은 조금도 열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손은 아무것도 잡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순간, 그는 나의 모든 것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그는 우리의 아름다운 운명을 축복하며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내 애인의 면영」중에서

나는 그녀의 얼굴을 넋을 놓은 채 바라보다가 그만 물을 뜰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자 그녀가 물병을 든 채 나를 멀거니 쳐다보는 게 아닌가. 물을 줄 테니, 컵을 앞으로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나는 ‘고맙다’는 말을 건넨 후 컵 가득 물을 받아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마셨다. 그때가 그녀와 처음으로 말을 나눈 순간이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여자」중에서

빼어난 미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개성 있는 얼굴을 좋아하는 내게는 퍽 끌리는 면이 있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볼이 도드라져 귀염성이 있었고, 눈은 둥글고 컸다. 하지만 얼굴 한쪽에 음영이 져 있는 것이 마치 비극의 여주인공 같았다.
---「고운 유혹에 빠졌다가」중에서

이름도 모르는 그녀를 두고 뇌이고 또 뇌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속절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데 그녀가 나의 유일한 ‘잊을 수 없는 여인’ 노릇을 할 줄이야! 그녀 역시 꿈에도 몰랐으리라.
---「교섭 없던 그림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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