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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언제나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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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언제나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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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98쪽 | 272g | 148*210*20mm
ISBN13 9788958072805
ISBN10 895807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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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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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다희
언어와 언어 사이의 바다를 건너 말의 ‘맛’을 맛깔스럽게 풀어내며, 청소년 소설과 교양서를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에 힘쓰고 있다. 1999년 이화여대 철학과에 입학하여 200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서울대학교 서양고전학 협동과정 석사 학위를 수료했다. 《비바비보》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태양이 없는 땅』을 비롯하여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사막의 꽃』 등의 작품을 번역하였다. 중견 문학가이자 번역가인 아버지 이윤기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등 셰익스피어 희곡을 공역하였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서른 살인 빌 아저씨는 마이키의 양아버지가 되기에는 너무 젊었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 빌 아저씨는 최고다. 친아버지와는 딴판이다. 마이키는 자기도 모르게 콧방귀를 뀌었다. 친아버지는 아버지라고 할 수도 없다. 마이키가 태어나기도 전에 마이키와 엄마를 버리고 집을 나간 사람이다. 아들을 원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아니라면 집을 나갈 이유가 없다. 마이키는 생각을 멈추고 손으로 바람을 느꼈다. 시원하고 좋았다. 맨발 아래 느껴지는 금속 바닥의 따뜻함도 좋았다.
--- p.18

“세 배로 준다니까.”
어니가 또다시 말했다.
“부끄러워할 것 없어.”
빌 아저씨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입을 감쳐물고 고개를 돌렸다.
“우리가 손님들도 많이 소개해 줄게. 그러면 당신 평판도 좋아질 거 아냐.”
빌 아저씨는 한 손으로 팔에 묶은 붕대를 감싼 채 앉은 자리에서 몸을 돌려 창밖의 바다를 바라보았다. 한동안 긴 침묵이 이어졌다.
“알았어요.”
빌 아저씨가 소리 죽여 대답했다. 마이키의 입이 쩍 벌어졌다. 뱃속에서 무엇인가가 꿈틀했다.
--- p.146-147

“애송이 선장이라고 하면서 허튼 소리나 지껄이고 바다에 맥주병이나 버리는 놈들이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아요? 개도 아니고, 어떻게 구르라면 구르고 하라는 대로 해요?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 어떻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그놈들 좋은 일만 시켜요? 화도 안 나요? 아니, 사람이….”
“그만해!”
빌 아저씨가 고함을 질렀다.
“다시는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알았어? 아버지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다. 내 말 알아들어?”
마이키의 온몸 구석구석 부들부들 떨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아무것도 말을 듣지 않았다. 분노가 마이키를 불태우고 빨아들였다.
--- p.178

빌 아저씨. 아저씨는 너무나 외로워 보였다. 마이키는 요 며칠 아저씨가 계속 그렇게 외로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캘과 어니와 함께 있어도 진정으로 함께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 단 한 번도.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이 차오르면서, 마이키는 갑자기 슬퍼졌다. 그리고 빌 아저씨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저씨가 엄마를 아껴 주어 정말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저씨가 있는 한 평생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터였다.
--- p.19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섬에 사는 열다섯 소년 마이키. 마이키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친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 더 솔직히 말하면, 소년의 친아버지는 소년의 엄마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가족을 버리고 도망쳤다. 나쁜 사람, 마이키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늘 ‘나쁜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저씨가 나타났다. 그는 마이키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넸고, 바다에 데려갔고, 너무도 멋진 배를 태워 주었다. 빌 아저씨는 엄마와 소년과 함께 살게 되었고, 3년 전에는 남동생도 생겼다. 태어날 적부터 눈이 먼 가냘프고 연약한 아이이긴 하지만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동생이다.

마이키는 빌 아저씨와 함께 거의 매일 바다에 나간다. 아저씨가 하는 일은 심해 낚시 사업이다. 마이키의 눈에 빌 아저씨는 누구보다도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다. 흠 하나 없는 고결한 영혼의 완벽한 사람이다. 이번에 함께 낚시를 나가게 된 손님들은 꽤나 괴팍하다. 심술도 많고 비꼬기도 잘하고, 자꾸 아저씨를 무시하고 조롱한다. 낚시도 생각만큼 잘되지 않아 속이 상해 죽겠다. 그러던 중, 아주 기가 막힌 물고기를 잡았다. 이 녀석 정도면 신문에 빵빵하게 기사가 날 수 있고, 기록도 세울 수 있고, 엄마와 남동생과 빌 아저씨와 마이키는 더 많이 행복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손님들이 아저씨에게 협상을 제안한다. 돈을 더 많이 줄 테니 조용히 입 다물고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그러는 게 인생에 좋을 거라고 협박까지 한다. 마이키에게는 도통 이해되지 않는 어이없는 상황인데, 아저씨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사람들 앞에서 증인까지 서겠단다. 마이키는 아저씨가 이해되지 않았다. 수치스럽고 비겁하고 증오스러웠다. 하지만 아저씨의 거짓말과 선택 사이에는 뼈아픈 진심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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