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대인 학자이며 사상가로서 온 인류를 사랑한 경건한 랍비로서, 미국의 베트남 정책에 대한 저항운동의 지도자였고, 소련에 사는 유대인을 돕자고 세계에 호소한 최초의 유대인이었으며, 기독교-유대교의 대화를 재촉한 강력한 에큐메니스트였다. “내 중심된 관심사는 인간의 정황이다”라는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실천한 사람이었다. 190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유명한 랍비 가문에서 태어나, 1927-33년 독일의 베를린대학에서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1937년 마르틴 부버로부터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레르 하우스의 후계자로 지명되었고, 나치의 폴란드 학살이 있기 두 달 전에 영국으로 건너갔다. 1940년 미국 신시내티 히브리 유니온 대학에 초빙받아 5년간 철학과 랍비 문학 강의, 1945년부터 별세할 때까지 아메리카 유대교신학교에서 신비주의와 유대교 윤리를 가르쳤다. 1965-66년 미국 유니온신학교에서 최초로 해리 에머슨 포스딕 객원강좌를 맡았다. 미네소타, 아이오와, 스탠포드대학교 등에서도 강의했다. 1965년 봄, 알라바마의 셀마에서 마틴 루터 킹과 함께 민권행진을 하였다.
역자 : 김준우
한국기독교연구소 소장으로서 최근의 역사적 예수 연구 결과를 소개해왔으며, 생태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생태영성을 계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은 당시의 현실과 얼마나 다른가? 연약한 생명체들부터 차례로 떼죽음 당하는 세상은 “전 지구적인 아우슈비츠”가 되었다.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고통과 외로움 속에 서서히 질식해 가는 세상이다. 권력자들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기초를 파괴하며 평화를 비웃는다. 더군다나 지구 적자와 기후붕괴를 겪고 있는 우리 세대는 점차 엄청난 재앙과 폭력만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 역시 과거 직립원인이나 네안데르탈인처럼 멸종될 것을 예상하게 된 첫 번째 세대다. “몇 시간 후면 모두 죽게 될 닭장 속의 닭들이 곡식 몇 알을 놓고 싸우고 있는”(틱낫한) 오늘의 현실은 예언자들이나 시편 기자들만이 아니라 저자조차도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훨씬 더 절망적이며 묵시적인 현실이다.
과거에 비해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지만 결정적으로 부족한 것은 간절한 기도와 영혼의 힘일 것이다. 더없이 아름다운 행성에 태어나 날이 갈수록 더욱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살아야 하는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오직 하느님의 영을 받아들이는 길뿐이다”라는 저자의 외침처럼, 수십 억 년 동안 세상과 생명을 신비하게 창조하시는 영을 우리의 몸속에 모시고 평화를 누리면 좋겠다. “한 분 하느님”에 대한 신앙으로 만물이 “성스러운 한 몸”임을 깨닫고, 이 시대의 깊은 어둠 속에 작은 촛불을 밝힐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옛날 아우슈비츠에서처럼, “자신의 거룩함을 비워, 악취가 진동하는 포로들의 똥을 닦아주는 쉐키나 하느님”(멜리사 라파엘)을 만나고, 짐승들의 세상과 다를 바 없는 약육강식의 생지옥을 “하느님이 거하시기에 적합한 거룩한 땅”으로 만들기 위해 자기를 비우는 데서 인간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키며, 학살자들 앞에서도 담대하게 찬양하며 행진하는 데서 신앙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