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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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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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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230g | 128*205*9mm
ISBN13 9791196565800
ISBN10 119656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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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좋은 꽃으로 피어야겠다
우리는 봉선화 조선 싸리나무 울 밑에 사는
모양이 서툴러서 서러운 꽃 ---「봉선화」중에서

그 어느 아침에 누군가
아, 봉숭아꽃 피었네 하고 기뻐하면
그이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의 이름을
내 몸뚱어리 짓이겨 불러줄 것이다 ---「꽃」중에서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제비꽃에 대하여」중에서

나는 좋아서 입을 다물 줄 몰랐지요
그때부터 내 몸은 근지럽기 시작했는데요,
나한테 보라는 듯이 석류나무도 제 몸을 마구 긁는 것이었어요. ---「석류」중에서

봄비가 초록의 허리를 몰래 만지려다가
그만 찔레 가시에 찔렸다
---「찔레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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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이 식물에서 저항과 혁명의 에너지를 찾아냈다는 사실은 이채롭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그도 그럴 법한 것이, 식물의 가장 놀라운 속성 중 하나가 겨울에 죽은 듯이 움츠려 있다가 봄을 맞아 펼치는 신생(新生)의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본 책에서는 그와 같이 ‘봄’을 맞은 식물들의 결집과 봉기를 그린 대목들을 만날 수 있다.

최재봉 (한겨레 문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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