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과는 설탕보다는 꿀이나 조청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단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조화로운 단맛을 낼 뿐만 아니라 천연재료의 은은한 향에다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고운 빛깔의 색이 주는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갖추고 있다. 한과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제철에 생산되는 재료와 지방의 특산물을 사용하여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음식이다.
이처럼 장점이 많은 한과이지만 아직은 공정 개선 및 대량 생산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앞으로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 한과는 만드는 법이나 재료 등에 따라 크게 유밀과, 유과, 다식, 숙실과, 정과, 과편, 엿, 당 등의 종류가 있다.
--- 「2. 한과」 중에서
중국이나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빵이 전해졌으며, 우리나라에 빵이 전래된 것은 개화기인 19세기 말이었다. 그러나 17~18세기경에 중국을 방문한 연행사(燕行使) 일행이나 일본으로 간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 일행 중에는 빵을 먹어본 사람도 있어서 우리나라에 빵이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그중 한 사람이 문신이자 학자인 일암(一菴) 이기지(李器之)였으며, 그는 1720년 북경으로 가는 사신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였고, 그 때의 경험을 적은 기행문인 『일암연기(一庵燕記)』에서 서양떡(西洋餠)을 먹어보았다고 하였다. 그가 먹어본 서양떡에는 설탕, 계란, 밀가루가 들어갔다고 하였으며, 아마도 그것은 카스텔라였을 가능성이 높다.
--- 「5. 빵」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가장 먼저 맛본 사람은 고종황제(高宗皇帝)로 알려져 있다. 1895년 을미사변(乙未事變) 때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에게 러시아공사가 커피를 대접하였으며, 다시 궁중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계속 찾았기 때문에 커피는 궁중의 기호식품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기록을 보면 고종이 커피를 마시기 이전에 이미 우리나라에 커피가 도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천문학자인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은 1883년 한양에 약 3개월 체류하며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여 2년 뒤인 1885년에 발표한 『Choson, The Land of Morning Calm(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커피를 대접받았다”는 기록을 남겼다.
--- 「8. 커피」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 하면 삼겹살에 곁들이는 소주 한 잔을 제일 먼저 떠올릴 만큼 가장 친숙한 술이 소주이며, 소주는 서민의 대표 주류이자 고단한 삶을 달래주는 친구 같은 존재이다. 소주는 세계적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술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한 번 마셔보고 싶어 하는 술이 소주이다.
그러나 소주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주는 아니며, 다른 나라에서 유입된 술이기 때문에 소주를 가리키는 우리말 고유어도 없다. 우리의 전통주는 막걸리나 청주처럼 곡류를 발효시킨 술이며, 소주는 이를 증류시켜 알코올 함량을 높인 술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소주는 증류를 반복하여 고농도의 알코올을 얻은 후 이를 물로 희석하여 알코올 도수를 맞춘 희석식 소주이며, 종래의 방법대로 만든 증류식 소주는 전통소주라고 불리고 있다.
--- 「13. 소주」 중에서
포도의 품질은 해마다 기후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년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포도는 봄에 서리의 피해가 없고, 포도가 자라는 기간 내내 햇볕을 많이 받고 비도 적어야 하며, 특히 수확기에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밤낮의 기온 차이가 클수록 좋은 품질이 된다. 기후 조건이 좋은 해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숙성함에 따라 풍미가 좋아지나, 기후 조건이 나빴던 해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숙성의 효과도 크게 향상되지 않으며, 오래 저장할 수도 없다.
위스키나 브랜디의 경우는 병에 넣은 후에는 숙성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라벨에 숙성기간을 표시하지만, 포도주는 병에 넣은 후에도 숙성이 지속되기 때문에 숙성기간 대신 포도의 수확연도를 의미하는 빈티지(vintage)를 표시한다. 나라마다 빈티지에 대한 규정이 달라서 다른 해에 생산된 포도가 약간 포함되는 것이 허용되기도 한다. 수확연도가 다른 포도를 섞어서 만들면 보통 빈티지를 표시하지 않으며, 그런 와인은 논빈티지(non vintage) 또는 줄여서 ‘NV’라고도 한다.
--- 「15. 와인」 중에서
위스키의 숙성연수는 ‘12년’ 또는 ‘12년 숙성’ 등으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블렌디드위스키의 라벨에 표시된 숙성연수는 혼합한 것 중에서 숙성연수가 가장 낮은 위스키를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30년짜리 위스키와 12년짜리 위스키를 섞으면 그 위스키의 표시 연수는 12년이 된다.
일반적으로는 숙성 기간이 길수록 고급 위스키로 여겨지고 가격도 비싸지만, 장기간 숙성시킨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오히려 맛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위스키의 품질은 숙성 기간과 별 상관이 없으며,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소비행위이다.
고급 위스키인 경우에도 숙성연수를 표기하지 않은 경우가 있으며, 이는 숙성 기간과 상관없이 품질과 맛만을 고려해 블렌딩하였기 때문이다. 즉, 십여 종의 위스키를 혼합하였을 경우 나머지는 모두 20년 이상 된 위스키라도 그중 하나만 6년 된 것이 있으면 표시 연수는 6년으로 하여야 되기 때문에 차라리 표시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보통 6~8년 된 원액을 사용하여 만드는 위스키는 숙성연수를 표기하지 않는다.
--- 「20. 위스키」 중에서
미역국과 관련하여 시험이나 면접 등과 같은 중요한 날에는 먹지 않는 관습이 있다. 또한 시험에 떨어지게 되면 “미역국을 먹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미끌미끌한 미역이 ‘미끄러진다’, ‘떨어진다’는 연상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생긴 미신으로 보고 있다.
미역국은 미역과 함께 소고기를 사용한 것이 가장 일반적이기는 하나 지역에 따라 생선이나 조개류를 사용하기도 한다. 미역국에는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그냥 미역만으로 끓이기도 한다. 육수는 사골육수를 사용하기도 하고, 쌀뜨물로 국물을 내기도 하며, 된장을 살짝 풀어 넣기도 한다. 때로는 두부나 들깨가루를 넣기도 한다.
미역국을 끓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며, 재료를 참기름 또는 들기름으로 볶은 후에 물을 넣어 끓이는 방법과 물에다 재료를 모두 넣고 한꺼번에 끓인 뒤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떨어뜨리는 방법이 있다. 보통은 앞의 방법을 사용하며, 식감이나 풍미가 좋게 된다. 뒤의 방법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어 야외에서 요리하거나 식당이나 급식시설 등에서 대량으로 만들 때 사용한다.
--- 「26. 미역국」 중에서
푸딩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으며, 피를 굳혀 만든 소시지 형태의 음식이 영국으로 전해져서 시작되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영국으로 유입된 이 음식은 블랙푸딩(black pudding)으로 발전하게 된다. 블랙푸딩은 블러드소시지(blood sausages)라고도 하며, 돼지의 피와 함께 고기, 지방, 옥수수가루, 양파, 밤, 보리, 오트밀(oat meal) 등을 넣어 만든 검은색의 소시지이다. 영국의 대표 요리로서 영국인들의 전통적인 아침식사에 빠지지 않는다.
창자에 채워 넣는 소시지 형태의 음식에서 점차 재료를 봉지에 넣거나 천으로 감싸서 익히거나 냉장하여 굳히는 형태로 변경되면서 현재의 푸딩에 가까운 음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재료에 있어서도 쌀, 빵가루나 밀가루, 고기, 라드(lard) 등과 함께 우유, 계란, 과일 등이 사용되었고, 향신료나 소금 등의 조미료가 첨가되어 맛이 향상되었다. 커스터드푸딩의 원조격인 이 음식은 빵가루의 처리에 고민하던 주부에 의해 고안되었다는 설도 있다.
--- 「32. 푸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