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어린 시절 숨바꼭질 하던 때의 흥분과 재미를 잊을 수가 없다. 언니가 “하나, 둘, 셋…”하고 세는 동안 여섯 살 난 나는 거실 한복판을 달려 커튼 뒤로 미끄러지듯 숨었다. “준비됐어? 찾는다!”라는 언니의 말을 듣고, 못 찾았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내 작은 가슴은 콩당콩당 뛰었다. (중략)

어른이 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숨바꼭질을 한다. 가식과 겉치레라는 커튼 뒤에 숨어서 위선이라는 탈을 쓴 채 진짜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서 숨어 있는 자신을 불러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를 찾고 계신 그분을 피하고 있지만, 그분이 우리를 찾지 않거나 잊고 계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실망에 빠진다. 이렇게 우리는 하나님과 사람에게 우리의 진실한 내면을 숨긴 채 영적인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신비를 배우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정직해지는 것이다. 숨기 좋아하는 우리의 성향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숨어 있는 곳에서 불러내신다. 그분은 우리를 찾으신다.
“네가 어디에 있느냐?”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부르셨다. 아담과 하와가 동산 나무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길 원하셨다.
“네가 어디에 있느냐?”
하나님께서 더 좋아하시리라 생각되는 경건하고 완벽한 모습으로 가장하고 내 자신의 참모습을 숨길 때, 그분은 이렇게 나를 부르신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찾으시며 숨지 말고 나오라고 부르신 것처럼, 그분은 나에게도 매일 이렇게 속삭이신다.
“커튼 뒤에서 나오거라. 네 참된 모습을 내게 보이거라. 내가 너를 알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