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는 작가는, 콘크리트 숲에서 태어나 콘크리트 숲에서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과 따듯한 감성을 알려 주고 싶어 합니다. 작가 스스로 자연을 지키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면서 실제 체험하고 느낀 감성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하여 너무 쉽게 버렸던 산과 냇물, 마을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쓰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의 아버지가 지어 준 어릴 적 별명인 짱뚱이를 주인공으로 한 짱뚱이 시리즈는 150만 부 이상이 팔리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끝없는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06년 교보환경문화대상, 2005년 SICAF(서울 국제애니매이션 페스티벌)시나리오 작가상, 2004년 부천 우수만화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쓴 책으로는 《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우리는 이렇게 놀았어요》《보고 싶은 친구들, 내 동생은 거북이》《우리 집은 흥부네 집》《짱뚱이네 집 똥황토》《짱뚱이랑 놀 사람 여기 붙어라》《짱뚱아 까치밥은 남겨 둬》《짱뚱이네 집 육 남매》《상추쌈 명상》《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그림 : 백명식
경기도 강화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출판사 편집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분야의 책과 사보, 잡지 등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쓰고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린 책으로는《민들레자연과학동화》《책 읽는 도깨비》등이 있으며, 쓰고 그린 책으로는 《김치네 식구들》《맛있는 책 시리즈》《스팀 스쿨 시리즈》《인체과학 그림책 시리즈》등이 있습니다. 소년한국일보 우수도서 일러스트상, 중앙광고대상, 서울일러스트상을 받았습니다.
얼음이 녹자마자 냉이가 맨 처음 오르고요. 그 뒤를 이어 쑥과 달래 씀바귀와 같은 온갖 싹들이 상 위에 올라요. 할머니가 그러시는데 단오 전에는 모든 풀에 독성이 없어서 먹어도 된대요. 그리고 백가지 풀을 뜯어서 나물을 해 먹으면 그 해 여름을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대요.
“가장 좋은 걸 남겨야 좋은 씨가 뿌려져서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먹지. 그래서 나물이 들판에 나는 것 아니겠냐? 누구든 필요한 사람들 골고루 먹으라고.” 할머니가 냉이 바구니를 내게 들려 주시고는 싱긋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할머니는 쑥이야말로 하늘이 주신 약이래요. 어디서나 쑥쑥 잘 자라는 쑥을 먹으면 소화도 쑥쑥, 똥도 쑥쑥, 키도 쑥쑥 잘 큰대요. 그래서 우리 집은 봄에 쑥을 많이 먹어요. 처음 올라온 싹은 국을 끓여 먹고요. 손가락보다 길어지면 쑥버무리도 해 먹고 떡도 해 먹지요.
그런데 원추리는 새싹을 자른 뒤 삶아서 물에 담가 두었다가 물기를 꼬옥 짜서 먹어야 해요. 독성이 있어서 그냥 먹면 배가 아파요. 원추리는 봄나물 가운데 가장 단맛이 나는 나물이에요. 올 봄엔 달짝지근한 원추리나물을 꼭 먹어 보세요.
할머니는 나물을 캘 때도, 잎을 딸 때도, 욕심 부리면 안 된대요. 자연이 우리에게 거저 주는 것은 욕심 부리지 말고 서로 나눠 먹으라고 주는 거래요.
추석이나 설날 같은 날 중요한 상차림을 할 때,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것이 고사리나물이래요. 부드러우면서도 섬유질이 많은 고사리가 고기를 많이 먹어도 변비에 안 걸리게 해 준대요. 여러분도 고기만 먹지 말고 고사리를 많이 드세요.
할머니가 그러시는데 입에 쓴 것이 몸엔 좋대요. 봄나물은 유난히 맛이 쌉싸래한 것이 많아요. 쓴 나물은 우리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줘요. 그래서 병균이 들어와도 끄떡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