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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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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쁨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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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16g | 152*215*20mm
ISBN13 9791186358320
ISBN10 118635832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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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금부터 여러분에게 독서가 얼마나 즐겁고 훌륭한 유희활동인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다만 이 책을 읽고 계신 분들은 이미 책의 재미를 알고 계신 분들이리라 짐작하므로, 이 장은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에게 책의 재미를 설득할 때 논거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출판계가 살아나고 종사자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더 질 좋은 책이 나오고 우리는 더욱 즐거운 독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 이 장은 여러분에게 영업을 권유하는 장이다. 독서를 취미로 두는 이들은 영업과 거리가 먼, 내향적인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깨부숴주시면 좋겠다(물론 이 책을 쓴 사람은 전형적으로 내향적이다.).
--- p.51

이상한 일이다. 게임도 TV도 컴퓨터도 핸드폰도 한참 하면 공허한데, 책은 그렇지가 않다. 하루 종일 컴퓨터만 하다가 침대에 누웠을 때, 침대에 누워 한참동안 핸드폰을 만지다가 화면을 껐을 때, 조용한 마음에 이상하게 들어차는 그 허전한 느낌을 여러분도 알 것이다. 어딘가에 말을 걸고 싶고 무언가 충만한 일을 하고 싶을 때, 책은 늘 그 자리에 있다. 여러분이 손만 뻗는다면.
--- p.61

대강의 흐름은 이렇다. 사실 이 자리에서 내가 읽었던 책을 모두 나열할 수도 없고, 나열해봤자 별 의미도 없다. 중요한 건 책이 나의 피와 살이라는 것이고, 인생의 삼할 정도는 책장을 넘기는 데 썼다는 것이다. 이할 정도는 책장을 넘길 책을 살 돈을 버는 데 썼다. 이 책도 비틀거림의 일환이다. 좀 비틀거리더라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 다리에 힘이 좀 없다.
--- p.116

택배 얘기로 돌아가자. 책 택배를 몇 박스씩 쌓아놓은 바람에 한 박스에서 발견한 책을 다른 박스에서 또 발견했다는 이동진 평론가의 전설 같은 이야기는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고민 고민해서 겨우 네 권 사고 굿즈를 세 개 받는 소시민적 구매자인 나는, 문 앞에 덩그러니 놓인 택배 박스를 보는 순간부터 즐거워하기 시작한다. 자고로 택배는 목욕재계하고 뭐라도 마시면서 천천히 뜯어보는 게 최고이므로,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디카페인 커피나 맥주, 와인 같은 것을 준비하고 택배를 뜯는다. 실물을 만져보는 순간 느낌이 온다. 아, 역시 잘 샀군. 커피 한 모금 마시고, 한 권 꺼내서 훑어보고, 재미있어 보이는 부분을 조금 읽는다. 각각 해당하는 책장 칸에 책을 꽂고 굿즈를 뜯어보고 감탄한다.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하면 택배 영접의 시간은 끝.
--- p.132

이상의 장소들은 모두 책을 실물로 처음 만날 수 있는 장소들이다. 빠르고 편리한 온라인 서점이 대세라지만 여전히 두 발로 걸으며 책을 구경하는 이유는 예기치 못한 만남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목표로 한 책을 찾다 보면 바로 옆에 꽂힌 책, 같은 작가의 책, 제목이 눈에 띄는 책, 디자인이 예쁜 책, 전에 사려다가 까먹었던 책, 요새 읽는 책에 등장하는 책 등등이 엮인 굴비처럼 줄줄이 끌려나온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특권이다.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도하는 이유 역시 이것이다. 책도, 영화도, 음악도 빅데이터로 자동 추천이 되는 시대에 취향의 폭을 넓히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그렇기에 직접 만나는 책이 더욱 소중하다고 믿는다.
--- p.155

내가 생각하는 북튜브 채널의 가장 큰 역할은 독서 욕구에 대한 지속적인 자극이다. 독서는 원래 진입장볍이 높은 취미다.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시작하지 못하고, 시작하더라도 좌절하며 읽기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은데 그건 자연스렁누 현상이다. 책이란 그런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마침내 장벽을 넘어설 때까지 꾸준히 흥미를 북돋워주고 유지시켜주는 것이 북튜버의 중요한 역할이다. 나는 채널에서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분석하기도 하고 배경지식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그 모든 영상은 본질적으로 자극제라고 생각한다. 책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책으로 흥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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