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이란 그대 자신이 이 모든 것의 목격자인 자각(自覺)일 뿐임을 아는 것이다. 그대가 만일 자신이 육체라는 동일시에서 벗어나 자각 안에 머문다면, 즉시 구속에서 벗어나 만족하며 평화로워질 것이다. …… 이 세상은 그대로서 충만하며 그대 안에 존재하고 있다. 그대는 순수한 자각이다. 그러므로 그대가 육체라는 편협한 개념을 포기하라. …… 이 세상은 대양의 물결처럼 그대 안에서 저절로 일어났다 사라질 뿐이다. 그대는 그로 인해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다. 그대는 바다이다. 나의 아들아, 그대는 오직 순수한 의식일 뿐이며 이 세상은 그대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대가 바로 이 세상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리고 어떻게, 왜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겠느냐?”
그대는 육체가 아닙니다. 그대는 그 육체를 지각하는 자입니다. 깊은 잠 속에서는 육체에 대한 지각마저 사라지지만 그대 자신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깊은 잠 속에서 육체의 부재를 목격한 자가 바로 그대입니다. 그대는 정신이 아닙니다. 그대는 어떤 느낌, 감정, 생각, 의식이 아닙니다. 그대는 그 모든 것을 지각하는 자, 그 모든 것의 유일무이한 목격자입니다. 그대가 무의식 상태에 있었을 때조차 현존했던 그것이 바로 그대입니다. --- p.42
깨달음이란 특별한 의식의 상태를 성취하는 것도 아니고, 남과 다른 능력을 소유하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깨달음은 정확히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 어떤 의도적인 수행이나 노력이 필요 없는, 본래부터 주어져 있는 본성을 스스로 깨닫는 것일 뿐입니다. 깨달음의 순간, 조금도 모자람 없이 갖추어져 있는 눈앞의 사실, 바로 이 자각, 이 의식을 깨닫게 됩니다. 이때까지 어떻게 이 사실을 모르고 살아올 수 있었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깊은 잠, 또는 긴 꿈에서 깨어났다는 표현이 실감이 납니다. --- p.41
나는 무엇입니까? 참된 나는 그러한 질문이 떠오르는 텅 빈 공간입니다. 감각의 차원에서 보자면 텅 비었다 하겠지만, 본질적 차원에서는 의식으로 가득 찬, 자각으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이 의식, 이 자각을 물질적인 빛에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하듯, 주관과 객관으로 나누어진 이 현상 세계가 드러나기 위해서는 이 의식, 이 자각의 빛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 현상 세계 전체는 이 의식, 이 자각일 뿐입니다. 이 의식, 이 자각이 주관과 객관으로 나뉘어 스스로가 스스로를 경험하는 놀이, 유희를 즐기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은 환영과 같습니다. --- p.49
어떤 현상, 어떤 대상이 나타날 때 그것의 배경, 그것을 알아차리고 있는 무엇도 동시에 드러납니다. 그리고 특정 현상이나 대상은 사라져도 그것의 배경, 그것을 알아차리는 무엇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허망한 현상과 대상에 속으면 늘 변함없이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아무 내용이 없지만 생생하게 살아 있는 텅 빈 의식이 항존합니다. 그 어떤 것도 그 안에서 일어났다가, 잠시 머물다가, 변화하고, 다시 그 안으로 사라집니다. 모든 현상과 대상들은 그렇게 나타났다 사라지지만, 그것들이 드러나는 바탕, 배경, 공간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항상 있습니다. --- p.84
나와 세상의 실상,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통찰할 때 착각은 사라지고, 집착과 욕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불만족과 고통 역시 소멸하게 됩니다. 결국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아야만 합니다. 그대와 이 세상의 본질은 순수한 의식입니다. 그대와 이 세상은 단일하고 동일한 순수 의식이 꾸는 꿈속의 인물, 그리고 그 인물이 활동하는 꿈속의 배경입니다. 그대와 이 세상, 꿈속이 인물과 배경은 결코 둘이 아닙니다. 의식하는 자가 의식을 벗어나서 따로 없고, 경험하는 자가 경험을 벗어나 따로 없습니다. 모든 것이 의식이고, 모든 것이 경험입니다. 따라서 어떤 지각과 인식의 내용물도 순수한 의식, 순수한 경험에 지나지 않습니다. --- p.147
생각은 일어났다 사라집니다. 그러나 모든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바탕, 배경, 공간은 일찍이 일어난 적도 없고 사라진 적도 없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 이렇게 있습니다. 이 사실을 분명하게 본 사람은, 이 진실을 명확하게 깨달은 사람은 더 이상 오고 가는 느낌이나 감정, 생각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됩니다. 그 모든 것들은 허망한 대상 경계들로서 실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직 실재하는 것, 결코 변함없는 것, 그것이야말로 참나입니다. 느낌도, 감정도, 생각도 아닌 것, 그것이야말로 참나입니다.
--- p.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