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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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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연애

: 연애만 하기엔 너무 늦고 결혼을 하기엔 너무 이른

좋은비 | 책비 | 2018년 02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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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58g | 130*210*20mm
ISBN13 9791187400219
ISBN10 118740021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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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욱 잔인했던가.
비단 그때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쩌다 여자친구가 약속에 늦을 때면 거의 한 시간 정도는 표정을 굳히고 싸늘하게 대했던 나였다. 나 역시 수많은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여자친구에게 더 엄격하고 매서웠다. 친구들에게는 넉넉하고 인심 좋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ATM 기 앞에서 바보같이 눈물을 흘리고서는 많은 생각을 했다.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리하지 않겠다고. 사랑하는 사람의 곤란은 바로 내 것으로 여기고 함께 아파하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두 사람이 ‘하나’가 되었다는 말이 수사적인 표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되는 사랑을 하고 싶다. 그 사람의 기쁨은 있는 그대로 나의 기쁨이 되고, 그 사람의 아픔은 있는 그대로 나의 아픔이 되는.
그러면 내가 그 사람에게 잔인해질 수 있겠는가. 그의 실수가 곧 나의 실수이니 말이다.
만약 딱 한 번만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래서 딱 한마디의 말만 할 수 있다면, 나는 그때 정말 미안했노라고 말하고 싶다.
--- p.14~15

소개팅은 참 특별하고 특이하다. 우리는 소개팅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거절’해야 한다. 누군가를 만나서 거절을 하는 경우는 흔히 비즈니스 미팅이나 면접 상황일 때가 많다. 즉, 소개팅은 ‘연애’라는 비즈니스를 두고 상대방이 내 연인으로 적합한지 ‘면접’을 보는 상황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작위적인 만남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잘 거절하는 것이 매너이고, 또 그런 거절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소개팅이기도 하다.
이런 만남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이런 만남을 통해 내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나는, 나라는 사람 자체가 이성으로서 거절당하는 이 상황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 p.27

헤어졌을 때, 특히 아직 감정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원치 않게 차였을 때 우리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실수를 하곤 한다. 울면서 매달리기도 하고, 계속 연락하기도 하고, 화를 내거나 모진 원망의 말들을 쏟아내기도 한다.
견디기 어려운 일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정말 감정이 남아 있다면, 다시 그 사람과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차라리 그 미친 듯이 흔들리는 시간 동안만큼은 그 사람에게 연락하지 않는 게 낫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언제나 변화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움직이지 않을 것처럼 차갑고 무거워도 인간인 이상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마음이란 없다. 헤어지자고 말한 사람도 많이 아플 것이고, 아마도 갈등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라는 확신이 100%인 마음은 없다.
하지만 헤어지고 난 뒤에 상처를 준다면 헤어짐의 확신은 100%에 가까워진다. 바보 같은 일이다. 오히려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바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뿐이다.
--- p.35

이왕이면 프러포즈를 한 뒤부터 1년간 여유롭게 결혼 준비를 하고 싶다.
그리고 그 1년의 시간 동안 나는 매 계절 그녀와 웨딩 촬영 여행을 가고 싶다. 내가 웨딩 촬영에 담고 싶은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그냥 결혼식을 위해서 형식적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더는 들춰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결혼을 준비하는 가장 사랑하고 가장 아름다운 시간들을 기록으로 남겨놓는 것.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촬영 콘셉트를 이야기하고, 그곳에서 정말 신나게 사진을 찍고 싶다.
--- p.119

“자기는 나 어디가 좋아?”
은근히 연인들 사이에 많이 하는 질문이다. 보통은 “다~ 좋아.”,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겠어?”라고 넘어가곤 한다.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 딱히 어느 부분이 좋다기보다는, 그냥 다 좋아서 좋은 것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그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진심을 다해 그 사람이 가장 자신 없어 하는 부분을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평생의 콤플렉스와 부끄러움이 나로 인해 극복되고, 그 사람이 스스로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의 관계도 더 아름답고 건강해지지 않을까?
--- p.211~212

헤어진 다음 날도 우리는 출근을 한다. 대학교 때에는 이별을 하고 나면 한 삼 일간 기숙사에 처박혀 수업도 안 가고 원 없이 슬픔에 파묻혀 있었지만, 회사의 돈을 받는 직장인이 되어서는 쉽게 그리할 수가 없다. 나에게는 어제와 완전히 달라져버린 오늘이지만, 회사에 가서는 어제와 똑같은 일상을 살고, 똑같은 이슈를 맞이하고, 똑같은 웃음을 지어야 한다. 어른의 이별은 이렇듯 마음껏 슬퍼할 시간을 갖는 것조차 어려운 법이다.
--- p.234~235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나의 모든 것을 쏟고, 너의 모든 것을 받았던 연애가 끝나고 나면, 과연 내가 다시 다른 누군가와 그런 연애를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든다. 이런 회의감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지고, 누군가를 만나면서도 불안해진다. 모든 것을 쏟았을 때 내게 돌아올 상처의 깊이를 알기에 관계에 대해 소극적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이 일이 반복될수록 다시 누군가와 오래 사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은 더욱 깊어진다. 악순환의 반복. 긴 연애를 끝낸 이가 감당해야 할 가장 무거운 짐이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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