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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학자의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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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학자의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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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1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152*210*30mm
ISBN13 9788955968002
ISBN10 895596800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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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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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가장 불가사의했던 것은 멀리 보이는 한강철교 위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많은 차들이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철교 중간에 있는 어느 한 지점에 다다르면, 약속이나 한 듯이 헤드라이트들이 꺼져 버리는 것이다. 필름이 끊기듯이 깔끔하게 불들이 꺼져 버리고, 또 꺼져 버리고, 또 꺼져 버리고······. 그 남쪽에는 어둠만 있었다. 다리를 반으로 나누어 보면, 오른 쪽에서는 계속 헤드라이트들을 켠 차들이 몰려오고 있고, 불이 꺼지는 지점 왼쪽은 칠흑 같은 어둠에 묻혀 있었던 것이다. 무슨 일인지 짐작을 할 수 없었다. 정부가 철수하는지 차량은 계속 밀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헤드라이트들이, 정지선에 이르면, 꺼지고 꺼지고 하는 일이 밤새도록 계속되었다.
(······) 어젯밤에 들은 폭발음은 철교가 폭파되는 소리였고, 헤드라이트들이 꺼지고 꺼지고 하는 일을 되풀이 한 것은, 다리가 폭파된 것을 모르고 달려오던 차들이 하나씩 하나씩 한강에 곤두박질을 친 것을 의미했던 것이다. 밤새도록 그 일이 되풀이 되었으니 대체 얼마나 많은 생령들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말인가?
---「정체 모를 폭발음」중에서

그들은 함경도 사투리를 쓰고 있었다. 5년 만에 들어 보는 순종의 고향 사투리다. 반가워서 말을 걸려는 순간, 나는 그들이 바로 조금 전까지 우리 군대와 죽고 죽이면서 싸운 인민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적군인 것이다. 등골이 서늘해지고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눈앞에 있는 사람들이 위협적이거나 무서워서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대부분이 소년병이었기 때문이다. 내 또래의 소년들이 웃통을 벗은 채로 서로 물장난을 하며 세수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물놀이하러 온 고교생들처럼 철이 없어 보였다.
---「같은 말을 쓰는 적군」중에서

신작로에 심어진 버드나무들도 진물을 흘리며 타들어 가는 그 재난의 마을에, 신기하게도 타지 않고 남아 있는 부분이 있었다. 장독대였다. (······)
독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은 슬픔이 아니라 분노였다. 모든 집의 장독들이 분노로 부글부글 끓으면서 항의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장독들이 하늘을 향하여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대지의 신도 진노하여 울화를 터뜨리고 있는 현장이었다.
---「그때 내가 본 분당리는」중에서

사흘 만에 국적이 바뀌었다. 대한민국 국민이 인민공화국 백성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미처 이해를 하기도 전에, 마른 하늘에서 벼락처럼 떨어진 전쟁과 직면했다. (······)
그런데도 일상생활은 확실하게 변해갔다. 점령지 매뉴얼이 저절로 생겨난 것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사람들은 허술한 옷을 입기 시작한다. 입술에 바르던 연지를 감추고, 맛있는 음식 냄새가 담을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한다. 서가에서 우파적인 주장을 담은 책들을 없앤다. 관복이나 군복을 입고 찍은 아들이나 남편의 사진도 없앤다. 소중히 여기던 것들을 다 버리고 나니, 사람들은 삶을 즐겁게 만들던 모든 것이 다 죄의 범주에 드는 것 같아 암담한 기분이 된다.
---「사흘 만에 국적이 달라지다」중에서

전쟁은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몰염치하게 만들었다. 부역자의 그늘에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저 살 궁리만 하느라고 그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을 배신했다. 다시 정권이 바뀌었으니 반대편에서 또 그와 비슷한 일이 얼마나 많이 벌어졌겠는가? 석 달마다 통치자가 네 번이나 바뀌는 동안, 그렇게 이상한 방법으로 서로 얽혀서, 지옥의 계절을 같이 넘어오면서, 사람들은 모두 손이 더러워져 갔다.
---「부역자의 그늘」중에서

강의실 바닥만 땅을 다듬었으니까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앞이 비탈인 곳도 있었다. 돈이 없으니까 학교 부지 전체를 평지로 만들지 못해서, 건물이 들어설 부분만 다져서 지은 강의실들이 산비탈에 간신히 붙어 있었는데, 지형에 따라 방향도 제가끔 달랐다. 강의실 밖비탈에는 표면에 인절미 두께의 진흙이 덮여 있었다. 비가 온 뒤라 걸을 때마다 그것이 신발 바닥에 달라붙었다. 움직일 때마다 다리를 흔들어서 신발에 붙은 진흙을 털어내야 걸음을 뗄 수 있었다.
(······) 털어도 움직일 때마다 또 달라붙는 진흙 바닥은, 비탈진 산기슭에 무리하게 집을 지은 피난학교의 업보였다.
“제기랄! 돈이나 이렇게 달라붙음 좀 좋아!”
배고파 보이는 남학생이 그렇게 한탄을 하자, 신발바닥에 진흙창을 달고 있어 키가 한 치나 커진 여학생들이, 그 경황에도 허리를 잡고 웃어댔다. 나라에서 남학생들에게 병역특혜를 주는 대신 정원을 줄여 놓아서, 그 해에는 여학생 수가 많았다. 국문과에만 여학생이 여섯이나 있었다. 그래서 그 진흙이 깔려 있는 구덕산의 산비탈에서는 여자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자주 들려왔다.
---「산기슭의 천막교실」중에서

1952년에 입학한 우리의 대학생활은 카오스 속에서 시작되었다. 구덕산 기슭에 세워진 가교사는, 항구의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면 강의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천막 건물이었다. 수도도 화장실도 없는 판자촌에서의 가정생활도 엉망이었다. 길마다 양쪽으로 판잣집이 즐비해서 도시의 기능도 정상적이 아니었다. 정부가 수립된 지 2년 만에 전쟁이 터졌으니 정치도 경제도 모두 뒤죽박죽이었다. 그 혼돈의 천지를 카키색이 뒤덮고 있었다.
---「하숙집의 6.25」중에서

대학 새내기 때가 재미있는 것은, 그런 식으로 다듬어지며 커 가는 동급생들의 성장과정을 가까운 거리에서 구경할 수 있는 데 있다. 남들이 고등학생 티를 벗으며 대학생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구경하는 것은, 자기의 모습을 다듬어 가는 데 도움이 된다. 비상시만 겪으며 살아와서 우리 세대는 스무 살이 되도록 자신에게 맞는 옷차림에 대한 안목을 기를 기회가 없었다. 일제시대는 비상시였고, 해방 후에는 긴 교복시대를 거쳐 왔으니까 대학에 들어와서 비로소 자기에게 맞는 스타일 찾기를 시도해야 한 것이다.
---「긴 방학의 의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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