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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깜둥바가지 아줌마
2. 할매하고 손잡고 3. 사슴 4. 어시장 이야기 5. 떠내려간 흙먼지 아이들 6. 쌀 도둑 7. 금복이네 자두나무 8. 어느 주검들이 한 이야기 9. 아기 양의 그림자 딸랑이 |
權正生
'너무 슬퍼들 마세요. 그 동안 여러분들과 이 부엌 안에 살면서 저는 정말 행복했어요.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니, 제가 못생겼어도 쓸모있는 바가지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가를 새삼 깨닫게 되는군요. 저도 정든 이 부엌을 떠나는 것이 가슴을 에듯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거에요.이처럼 다 찢어진 제 몸뚱이는 부엌 안에서 이젠 쓸모없는 거예요. 어느 때나 한번은 헤어져야 할 우리들인 걸요. 부디 몸조심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해 주세요.그리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세요.' 깜둥바가지 아줌마는 그 이상 말을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눈물이 자꾸만 자꾸만 흘러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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