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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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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에서 배우는 인문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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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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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42g | 153*210*20mm
ISBN13 9791158543822
ISBN10 115854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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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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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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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좋고 식물이 좋고 나무가 좋다. 그래서 틈만 나면 숲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자연은 언제나 나를 반겨주고 품에 안아준다. 그리고 나에게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당신은 얼마나 시간을 낼 수 있는가? 여행은 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망설이지도 말 일이다. 그저 떠나자. 나 자신을 위해서.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고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진다면, 글쓴이의 기쁨은 더할 수 없을 것이다.
---「머리말」중에서

진정한 여행의 묘미는 혼자 떠나는 것이다. 자연의 세계로, 미지의 세계로, 누구의 간섭도 제재도 없이 처음 접하는 세상에 온몸과 마음을 맡기고 근심에서 벗어나 해방감에 취하는 것이다. 혼자 하는 여행은 계획도 준비도 필요 없다. 목적도 목적지도 필요 없다.
---「안동 선성수상길_홀로 떠나는 여행」중에서

마을 둘레길을 따라 왼쪽으로 돌면 다리를 만날 수 있다. 이 주변은 백사장이다. 바닷가 백사장만 생각하다가 강변의 백사장을 만나니 제법 낯설고 신기하다. 발아래에서 고운 모래 알갱이가 사각거리는 소리가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어우러져 정겹다. 이 모든 자연의 소리가 태곳적 내성천이 굽이굽이 돌아 나갈 때 아우성치던 그 소리일 것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예천 우망마을과 관세암_스스로에게 부치는 편지」중에서

치발목 산장에 도착하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새롭게 단장한 산장은 산객들이 가끔씩 찾는 호적한 안식처다. 산을 타고 내려와 잠시 쉬고 있으니 사장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우리의 산은 쉬는 곳이다. 요즘은 산에 갔다 왔다고 하면 등산을 얘기하지만 옛날에는 들에 있는 얕은 산의 산소에 다녀오고도 산에 다녀왔다고 했다. 산은 부모님의 집이다. 영원한 쉼터이자 안식의 처소이다.”
---「지리산 천황봉_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산」중에서

암자 아래 수백 년 된 참나무는 더부살이하는 겨우살이 이웃과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비록 지난 태풍 때 한쪽 팔을 잃고 스님의 애간장을 태운 적도 있었다마는, 다시 씩씩하게 이 암자와 숲의 어른이 되어 수호를 자처하고 있다. 머리 위에 쓰인 화두 ‘이 뭐꼬’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양산 천성산 암자_마음속 부처를 찾다」중에서

우리는 살아가며 여러 곳에 의지한다. 여러 번 갈림길을 마주하고,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럴 때 나는 가끔 산사를 찾곤 한다. 수선사는 번잡한 마음을 안정시켜 줄 수 있는 적격의 장소라 확신한다. 수선사는 일주문이 특이하다. 나무로 된 대문은 여느 절의 일주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절을 드나드는 사람이 스스로를 낮추고 고개 숙여 인사하게 만든다.
---「산청과 수선사_자연을 담다」중에서

같은 장소, 같은 계절이라도 자연의 모습은 항상 다르다. 누가 보느냐, 누구와 보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고 날씨나 시간 같은 사소한 변화에도 풍경은 휙휙 바뀐다. 혼자 왔을 때의 동백숲은 어쩐지 쓸쓸한 느낌이었다. 가끔 동박새가 노래를 부르면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그런 곳.
---「거제 해금강_포근한 동백의 겨울」중에서

여행의 묘미는 길 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것이다. 우연한 만남이 다양한 인연으로 이어지고, 서로 어울리며 나누는 대화 속에서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여행 중에 스치는 여러 생각은 깨달음으로 번지고, 또 번뇌로 접어든다. 오늘도 난 송정 옛길을 걸으며 무수히 많은 인연을 맺었다. 햇볕을 좋아하는 소나무도, 우리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는 참나무도, 새나 짐승에게 소금을 주는 붉나무도, 이름 모를 새들도, 갈매기도, 그리고 벌레들도, 모두 여행의 소중한 인연들이다.
---「송정 옛길과 삼포나루_낭만과 추억, 여행의 묘미를 곱씹다」중에서

트레킹 코스 2구간인 아침가리골은 아침에 잠깐 해가 든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만큼 계곡이 깊다. 온갖 난리를 피해 사람들은 이곳에 숨어들었고, 여기면 살 수 있겠다 싶어 ‘살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삼둔사가리 모두 이런 식으로 명명되었다. 예전에는 곳곳에 피난굴도 있었다고 한다. 삼둔사가리를 ‘조선의 마지막 피난처’라고 부르는 이유다. 누가, 언제 난을 피해서 숨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전쟁이 끝나고 세상이 바뀌어도 몰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지인 건 확실하다.
---「인제 둔가리 약수숲길_아침가리골의 눈부신 풍경을 담다」중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빠르게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당신께 하늘 한번 쳐다보라 권하고 싶다. 가끔은 고개를 들어 이 전나무의 꼭대기를 바라보라. 전나무 가지가 춤을 추고, 구름이 노래하고, 하늘이 웃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면 잠시 길을 멈추고 그저 바라보고, 쉬어가라.
---「영월 청령포와 오대산_찬란한 역사의 현장」중에서

천신만고 끝에 폭포에 도착하니…… 글쎄, 폭포에 물이 하나도 없다.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전에 왔을 때 수량이 적을 때는 있었지만 물 한 방울도 없이 바싹 마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나도 이런데 여기까지 겨우 온 저 부부는 어떻겠는가. 그래도 우짜겠노? 한마디 던졌다.
“오늘 평생 두고두고 할 이야깃거리 하나 건져 가시는 겁니다.”
“왜요?”
“폭포수 힘차게 떨어지는 걸 보러 왔는데 물 하나 흐르지 않는 폭포를 봤으니 친구들 만날 때마다 이야기할 거 아닙니까? 다른 폭포 어딜 가든 폭포에 물 흐르는 건 흔하게 보는데 이렇게 바싹 마른 폭포를 봤으니 이야깃거리 하나 생긴 거지요!”
---「부안 변산과 임실_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다」중에서

마을 입구를 지키는 왕버들과 담장 너머 향나무가 정암 선생의 혼을 지키는 것만 같다. 이 두 나무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왕버들은 오랜 고난의 세월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터를 지키는 대표적인 노거수이며, 향나무는 이승과 저승의 매개 역할을 했던 우리 조상 숭배에 중요한 나무였다.
---「화순 고인돌과 운주사_옛 역사의 기억을 더듬는 초가지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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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자연을 사랑했고 산과 바다와 나무를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틈만 나면 자연으로 갔다. 자연에 파묻힌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연이 그를 품거나 자연에게 안기기 위해 그가 간 것이 아니라 그가 자연을 품은 것만 같다. 더 나아가 그가 자연과 하나가 된 것만 같다. 30여 년을 우리 산천과 함께한 사람. 진정으로 자연과 하나가 된 사람. 그 삶의 이력이 오롯이 담긴 책이다.
- 송철호 (인문고전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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