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점.
과거를 끊어낸 자리.
미래의 생장점.
현재 바로 그 자리.
윤회의 매듭점.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 떠나는 자리
시간과 공간의 소실점
인생의 모든 새벽
--- p.44
자살
자신의 목숨이 자기 소유물임을 만천하에 행동으로 명확이 증명해 보이는 일.
피조물로서의 경거망동.
생명체로서의 절대비극.
그러나 가장 강렬한 삶에의 갈망.
--- p.43
인생: 인간답게 살기 위해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걸어가야 하는 비포장도로
엽서:조그만 마음의 창틀
--- 2001/07/13 (crevasse)
아침
자명종이 수험생들의 고막 속에다 비명 같은 경보신호를 발사하고 직장인들이 아내의 발길질에 걷어채이며 소스라치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면 하루의 전쟁이 시작된다. 인간들은 대게 현실에 소속되어 있고 시간의 위수령을 이탈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행복이라는 이름의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날마다 단독으로 적진에 뛰어든다. 인간들은 스스로를 병사이면서 병기라고 생각한다. 병사가 꼬질대에 기름칠을 해서 총구를 쑤시듯이 칫솔에 치약을 발라 이빨을 닦고 총열에 탄알을 장진하듯이 식도에 밥덩어리를 빌어 넣는다. 행복이라는 이름의 고지는 금력과 권력을 무기로 앞세운 자들에게는 가깝게 느껴지고 청렴과 결백을 무기로 앞세운 자들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장소에 위치해 있다. 대개의 인간들이 아침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서면 대문 바깥이 모두 적진이다. 이세상 생명체가 모두 적군이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이름의 고지가 바로 자기 마음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자들은 단지 아침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신에게 경배한다. 아침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지만 누구에게나 찬란하지는 않은 것이다.
--- pp.14-15
산을 넘고 싶은 소망이 날개를 가지게 만든다. 바다를 건너고 싶은 소망이 날개를 가지게 만든다. 인간은 육신의 날개는 없지만 영혼의 날개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인간들은 한평생 자신에게 그런 날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산다. 욕망에 눈이 가리워져 소망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 p.88,---pp.1-6
-고성방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은 결코 훌륭한 가수가 될수 없다는 사실을 취중에 만인에게 발악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행위. 외로움과 소외감에 또다른 표현. 비틀거리는 인생에 대한 절규. 소음을 통해 자신의 존재 불필요성을 타인에게 확실하게 알리는 행위
- 총알택시
승객과 기사를 장약하여 죽음을 향해 발사되는 지상용 교통 미사일.
- 음주운전
자동차가 운전수 대신 술에 취한 승객을 탑승시킨 채 교통사고를 일으킬 만한 장소를 물색하러 다니는 행위. 또는 교통수단을 이용한 취중 살인 예비음모.
-자연 보호
전 인류가 집단자살로써 자연에 귀의할 때야 비로소 성취될수 있는 과업
- 창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 또는 만들어 놓은 것을 파괴시키는 일 소망으로써 창조되어진 피조물은 신에 가깝고 욕망으로써 창조되어진 피조물은 악마에 가깝다. 소망은 만인에게 이롭고 욕망은 개인에게 이롭다. 성경에 의하면 태초에 신이 인간과 우주 만물을 창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태초에 신은 단 두 명의 인간을 창조해 낸 데 불과했으나 오늘날 인간은 수천 종의 신을 창조해내고 있다.
--- pp.40-41 ---p.65 ---pp.128-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