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혜숙 (ruru100@yes24.com)
`래디컬(radical) : 급속한, 과격한' 이란 의미를 지닌 단어를 마케팅과 연관지으면 어떤 개념이 될까. 저자는 래디컬 마케팅을 기존의 전통적 마케팅과 상식을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으로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 시장 조사에 의지하지 않고, 소수 정예의 조직으로 발로 뛰며 움직이는 것, 물량 공세를 쏟아 붓는 대신 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폭발적인 성공을 이끌어 내는 것, 이것이 바로 래디컬 마케팅의 정의이다.
마케팅 자문위원과 뉴욕 타임즈의 경제부 기자가 공동 집필한 『래디컬 마케팅』은 소규모 자본과 한정된 자원, 후발업체라는 핸디캡을 딛고 업계의 선두주자가 된 성공 사례를 래디컬 마케팅의 시각으로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팝 가수 마돈나가 스파이스 걸스와 구별되는 이유, 마이크로 소프트사와 비교하여 아마존닷컴이 래디컬한 이유, 리복과 나이키의 마케팅 차이, 버드와이저 맥주는 래디컬 마케팅으로 분류되는데 밀러는 왜 전통적 마케팅으로 보이는가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업과 인물들을 래디컬 마케팅의 개념으로 소개하고 분석한다. 어떤 의미에서 래디컬 마케팅은 마케팅 이론이나 방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아마추어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때로 고정 관념과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성을 보이는 것, 강한 믿음과 비전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것, 열정적인 마케팅의 핵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 준다.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다. 일 대 일 마케팅, 관계 마케팅, 타깃 마케팅, 직접 마케팅 등 수많은 마케팅 방법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부족한 자원과 극심한 경쟁을 뚫고 성공한 사람들은 마케팅에 대한 이론보다는 성공에 대한 열정과 노력에 기댄 경우가 많다.
래디컬 마케팅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인데 고객과 속을 터놓는 연대감, 목표에 대한 장기적 추구, 현재 가진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겠다는 정신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래디컬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룩한 사례를 전통적 마케팅과 비교하여 분석하고 있으며 마케팅 전략을 발휘해야 하는 마케팅 실무자 외에도 자기 자신의 브랜드를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개개인에게까지 성공적인 마케팅의 노하우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 책은 특히 록 밴드인 그레이트풀 데드,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회사, 미국 프로농구(NBA), 애틀랜틱 항공사, 하버드 경영대학원 등 10여 개의 실례를 들며 구체적인 인물과 회사의 성공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고, 래디컬 마케팅을 전통적 마케팅과 비교하여 친절하게 이해시킨다. 다만 국내 실정과 다소 동떨어진 상황이 보이는 점은 있지만 창의력과 열정으로 가득찬 래디컬 마케팅의 성공 원칙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결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원칙은 크게 10가지인데 최고 경영자가 직접 뛰어라, 소수 정예의 수평적인 마케팅 조직을 가져라, 현장에서 직접 고객과 만나라, 시장 조사에 매달리지 마라, 열정과 믿음이 강한 전도사 같은 직원만 채용하라, 고객을 존중하고 사랑하라, 소비자 공동체를 창출하라, 마케팅 믹스를 바꿔라, 상식을 뛰어넘어라, 브랜드에 충실하라,이다.
어떤 의미에서 래디컬 마케팅은 마케팅의 파괴를 의미한다. 마케팅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따기보다는 어떠한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의지가 있으면 길이 보이고, 길이 보이면 따로 찾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않더라도 어떻게 가야 할지 판단할 수 있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