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아……!” “……그렇게, 많이 닮았습니까?” “……!” “내가, 그쪽이 아는 그 사람과 그렇게 많이 닮은 거예요? 벌써 네 번쨉니다, 지금 그 표정을 한 그쪽과 마주친 게.” “…… 네 번째 만남이라고 했던가요?” 남자가 마치 눈으로 대답을 하듯 살짝 눈꺼풀을 위로 들었다 놓았다. 물론 알아보지 못할까 봐 그런 건지 고개도 같이 조금 움직여 주었다. “그럼 어제도……?” 진지한 눈동자가 살짝 웃음을 머금고 다시 끄덕였다. “혹시 1년 전쯤에도……?” 미세한 움직임이 그의 입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덕분에 답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나머지 한 번은, 기억이 안 나죠?” 이번엔 그가 물었고 이주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저쪽 상가들 줄지어 서 있는 그곳에서 약 2년 전쯤, 쓰러지려던 그쪽을 제가 잡았었죠.” 아아, 이사 왔던 그날. 맞아, 그날. “그쪽과 나, 2년을 알아 온 사이더군요. 그래서 나는 조금 반가운데, 물론 그쪽은 그렇지 않겠죠?” “그쪽은 닮지 않았어요. 오히려 내가 아는 사람이 그쪽을 닮은 것 같아요.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생각했던 거하고 다르군요. 나는 그쪽 되게 용감한 여자인 줄 알았거든. 뭐 어쨌든 ok. 지금까지 나 혼자 알아 온 사이니까 나 혼자 알아서 정리하죠.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또다시 나를 스치듯 만났을 때도 이런 표정이라면 그땐 아무리 허리 굽혀 인사한다고 해도 나는 사과 받아 주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때부턴 나 혼자 알아 온 사이가 아니라는 거니까. 딱 세 번의 기회를 주죠. 그쪽도 ok? 아니, ok 해야 해요. 그래야 공평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