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목적 없는 공부는 기억 에 해가 될 뿐이며, 머릿속에 들어온 어떤 것도 간직하지 못한다.”라 며 공부의 목적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공부의 목적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거나 취직하기이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연간 18조원 규모(2015년) 이다. 민간 자료 조사 기준으로는 무려 30조원에 달한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도 평균 월 26만원 수준이다. 물론 민간 자료 기준으로 본다면 이보다 2배 가까이 든다. 대학에 가도 마찬가지이다. 1년간 미국 어학연수 비용은 연간 3,000~4,000만원 수준이고, 유학비용은 차이가 크지만 수억 원 수준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렇게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열심히 공부하고 스펙을 쌓아도 입사 후에는 화려한 스펙이 점차 빛을 잃는다. 회사에서는 업무 능력이 스펙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승진을 위한 포인트를 쌓기 위해서 최소한의 공부만 하게 된다. 공부와 담을 쌓은 직장인도 많다. 비단 공부뿐만 아니라 책과도 담을 쌓는다.
조사기관(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에서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은 한 해 동안 평균 10권 의 책을 읽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전체의 절반가량(48.6%)이 과거보다 책을 적게 읽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독서량이 줄었다고 답한 사람들은 시간 부족(57.8%)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책을 보지 않아 도 즐길 거리가 많다는 답변(28.0%)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사실 이 기관이 조사한 것보다 자신의 주변을 생각해 보자. 책을 들고 다니거나 읽는 사람은 거의 천연기념물 취급을 할 정도이다. 대 부분이 책보다는 최근 시청한 드라마, 영화, 연예인, 주식시장 등에 더 관심이 많다.
그렇다면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교육과 나를 괴롭히면서 몇만 시 간을 투자한 자기계발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먼저 자기계발을 위해서 제일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영어 공부를 살펴보자. 평소 외국인과 교류할 일이 없다면 영어를 쓸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점수를 취득하기 위한 공부로 전락한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에 원어민보다 더 많은 양의 단어를 외웠다.
‘VOCA 3000’, ‘VOCA 10000’에 나오는 단어를 모두 외우면 나 자신의 영어 실력도 부쩍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학 입학, 취업이나 승진을 위해서 객관적인 지표가 되는 점수가 필요하다. 나도 20대에는 토플 점수, 20대 중반 이후는 토익 점수, 30대 들어서는 회화 점수에 매달렸다. 하지만 점수에 매달리는 공부와 자기계발은 결국 한계를 드러낸다.
어학만이 아니다. 각종 자격증, 석사, 박사 학위 등 스펙을 쌓기 위한 자기계발은 재미가 없다. 자기를 괴롭히는 자기계발을 하고 나면 공부에 대한 흥미는 당연히 시들 수밖에 없다.
우스갯소리로 이런 얘기도 있다. 어릴 적 피아노, 태권도, 외국어를 능숙하게 배워도 직장인이 되면 피아노, 태권도, 외국어를 배운 적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 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 1,5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저자인 웨인 다이어(Wayne Walter Dyer)는 “학교는 붕어빵 양성소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려고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서 또는 자신의 이력서를 꾸미기 위한 자기계발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잊힌다. 우리는 단지 다른 이들처럼 자기계발에 매달린 ‘붕어빵’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만약 사막에 떨어져서 물 한 통만 주고 집을 찾아가라고 하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까?
일단 통 속의 물이 현재 몇 리터이고, 하루에 얼마씩 마셔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사막에서 먹을 음식, 스마트폰 없이 제대로 된 방향을 찾아가는 방법과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즉, 실용적인 공부만 해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공부의 목적이 오직 실용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블로그 이웃 중 한 명은 일본 드라마 전문가다. 그가 일본 드라마에 대한 글을 올리면 많은 일드 팬들이 그의 글을 읽고 드라마를 시청하는 데 중요한 가이드로 삼는다. 물론 그는 일본 드라마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일본어를 정말 열심히 공부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도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파워 블로거나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자기계발은 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 즐겁게 공부하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외국어 공부도 점수를 올리기 위한 목적보다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건전한 방식으로 풀 수도 있다.
둘째,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드라마에 대해 나만의 평을 써서 블로그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남기면 된다. 글을 올리다 보면 드라마와 관련된 배경, 감독, 작가, 배우들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셋째, 다른 이들에게 ‘기브(Give)’의 행위도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블로그 활동은 다른 이들에게 내가 느낀 생생한 감동이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브’의 행위이다.
이제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볼 때이다.
여러분이 살면서 흥미를 느끼거나 배우고 싶었던 분야는 없었는가? 어떠한 분야도 상관없다. 하다못해 화초를 잘 키우는 법도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공부해서 남과 공유한다면 지구상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나에게도 기쁨과 보람을 줄 것이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자기계발”은 괴롭지 않고 즐거워야 한다. 더 이상 “자기괴발”을 해서는 안 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