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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 마리아, 파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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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 마리아, 파티마

: 쾌락은 어떻게 악마적인 것이 되었는가

에케하르트 로터 게르노트 로터 공저 / 신철식 역 | 울력 | 2001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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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531g | 148*210*30mm
ISBN13 9788989485049
ISBN10 898948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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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신화시대의 자유로운 성이 종교에 의해 악마적인 것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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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신철식
서울대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독일 베를린 공대에서 수학하였고, 2000년 외교통상부에 들어가 현재 주독 한국대사관에서 근무중이다. 옮긴 책으로 『비너스, 마리아, 파티카 : 쾌락은 어떻게 악마적인 것이 되었는가』가 있다.
저자 : 게르노트 로터(Germot Rotter), 에케하르트 로터(Ekkehart Rotter)
훔볼트 대학 동양학과 교수로 있는 그는 현재 독일어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동양학자 중 한 사람이다.

에케하르트 로터는 게르노트 로터의 동생으로 중세사가이다. 마인츠 학술원의 회원으로,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역사 세미나를 강의하고 있다.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류혜숙 ruru100@yes24.com
절대적으로 혼전 순결을 강요하건,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성관계까지는 허용하건, 아니면 친구, 배우자, 혹은 낯선 사람이든 상관없이 쾌적하고 가볍고 복잡하지 않은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라고 주장하건 한 시대를 관통하는 성관념 속에서는 그 시대를 움직이는 지배적 힘의 논리를 읽을 수 있다. 단연코 개인의 성관념은 스스로의 판단이나 필요로 형성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중세 후기, 매춘부가 사제를 방문하도록 은근히 부추기던 사회 분위기 속에는 사제의 독신 폐지 소청을 누그러뜨리려던 카톨릭 지배 세력의 속셈이 숨겨져 있었고, 에이즈의 위험을 경고하는 오늘날의 성교육은 일부일처제를 행복한 시스템으로 믿는 다수의 젊은이를 양산했다.

그렇다면 한 사회의 보편적인 성개념을 형성시키는 지배적 힘은 어디서부터 오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비너스·마리아·파티마 : 쾌락은 어떻게 악마적인 것이 되었는가』는 종교로부터 해답을 찾아나선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비너스로 불리는 사랑과 성의 여신에 대한 찬사가 종교라는 규범 속에서 어떤 식으로 변형·왜곡되었고, 쾌락의 대상이던 성이 어떤 식으로 죄악시되어 왔는지, 독일 학자 레르토트 로터와 에케하르트 로터 형제가 살펴나간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이 지니는 성에 대한 이중성 혹은 딜레마의 뿌리를 기독교, 더 나아가 종교의 도덕적 가르침에서 찾는 두 형제는 성의 사회적 역할과, 성에 대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사고의 밑바닥에 무엇이 자리잡고 있는지,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파헤치고 있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지역의 역사로부터 현재까지를 연구 영역에 두고 있는 이 책에서 두 형제가 특히 주목하는 내용은 태곳적부터 사랑과 성을 담당해 온 여신들이 어떻게 다루어져 왔고, 더 나아가 여성과 여성성이 어떤 식으로 취급되었는지 살펴봄에 따라 드러나는 성의 통제화 과정이다.

태초의 문명지에 존재하던 `위대한 여신'은 인간에게 성과 쾌락을 내리는 찬미의 대상이었고, 이 여신은 상이한 지역에서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숭배받고 있었다. 이 `위대한 여신'의 영향하에 탄생한 그리스의 아프로디테나 로마의 비너스가 성과 사랑의 여신으로 신격화되는 동안에는 사람들도 성적 쾌락을 신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며 자유롭게 즐겼다. 오늘날 우리가 고대 그리스의 그릇이나 유물에 그려진 노골적인 성행위를 보고, `방탕하다', `문란하다'고 느끼는 것은 잠재적인 성적 규제를 받고 있는 오늘날의 관점을 대변하는 것이다.

신격화된 쾌락은 차츰 통제를 받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성을 여성에게 부담지운 뒤 여성적인 것을 평가절하하는 태도와 신성을 남성적인 신으로 축소시키는 행위에 뒤따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작업을 수행하는 데 앞장서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 두 종교, 기독교와 이슬람교이다. 물론 가부장적 성격을 띤 이 종교들도 `위대한 여신'의 흔적을 완전히 거두어내진 못하는데 기독교의 마리아와 이슬람교의 파티마에서 변형된 형태의 `여성적 신성'을 찾아볼 수 있다.

책의 논지를 따라 가다 보면 허용된 성과 금지된 성, 쾌락과 죄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의 딜레마가 어떤 식으로 연관을 맺게 되었는지, 구체적 윤곽을 들여다볼 수 있다. 지금까지 성이 규제되어 온 과정을 통해, 성적 쾌락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억압과 규율을 통해서는 해소될 수 없었다는 것, 오히려 또 다른 형태의 모순,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에게 다르게 적용되는 성적 잣대, 안팎에서 다르게 보여지는 이중적 성행위 등을 낳으면서 오늘날까지 딜레마를 남겼음을 확인시켜 준다. 저자들은 모든 세기를 통해 창조와 파괴의 양면적 힘을 발산해 온 성의 딜레마를 푸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성의 통제화 과정을 살피는 속에서 성에 대한 오해를 먼저 풀자고 말한다. 물론, 인간의 솔직한 욕망의 표출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수록 성의 이중적 간격이 좁아짐을 전제한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미 아우구스티누스가 매춘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를 했던 것처럼, 교회를 관리하는 기관에서는-사제가 독신으로 지내는 것을 폐지하라는 계속되는 소청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 매춘부가 사제를 방문하는 것은 매우 추천할 만한 해결방법이고, 사소한 죄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1414년에서 1418년 사이에 콘스탄츠 공의회에는 수백 명의 창녀들이 찾아왔고, 1431년 바젤 공의회에는 800명의 창녀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성직자들이 그곳에서 매춘부와 가진 수많은 은밀한 성관계로 인해 콘스탄츠 공의회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아무런 스캔들 없이 사정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제들은 정액을 방출하는 것이 자연적일 뿐만 아니라, 결국은 건강에도 좋은 것이며, 심리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확신했다. (...)

매춘부와 관계를 가진 남자를 두둔하며 내놓을 수 있었던 그의 가장 편리한 변명거리 중의 하나는 여자에게 있다고 인정된 천성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 천성은 육욕, 호색, 그리고 만족을 모르는 성정이 혼합된 것이라 한다. 여자들이 더 아름답게 - 그러니까 더 죄스럽게 - 보일수록, 그것은 그녀에게 홀린 남자에게 더 많은 변명의 여지를 주는 꼴이 되었다. 세련된 스콜라 철학을 도구로 해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남자들이 저지른 성범죄의 경중은 여성의 도덕적 가치에 의해 판단된다는 결론을 애써 끌어냈다. 즉 도덕과 예의에 있어 신에 매우 근접한 여성과 저지른 범죄는 가장 무거운 것이었고, 도덕성이 없고 신과 동떨어진 창녀와 관계를 가진 남자에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가 부과되었다. 이러한 태도는, 잘 알고 있듯이, 오늘날의 남성 사회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받아들여지고 있는 '도덕'이다.
--- pp 267~268
마리아가 코란에 등장하고 회교도들이 마리아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카톨릭 교회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선교를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초기 기독교인들은 이교도들에게 마리아를 쉽게 이해히시키기 위해 그들이 믿는 여신, 아르테미스와 이시스 여신을 이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마리아의 형상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마리아 숭배자 게오르크 죌이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초기 교회는 이교와 기독교 사이의 연결고리를 이용함으로써 이교에서 기독교로 넘어가는 과정이 심리적으로 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곧 간파하게 되었다. 초기 교회는 이로써 선교를 할 때 다른 종교의 관념과 신앙 형태를 이용하거나 그에 대해 '다른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제 거꾸로 - 처녀의 몸으로 신을 출산했다는 주장은 도외시하더라도 -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더 마리아는 곧 민간 신앙에서 이교도 여신들과 혼동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비로소 이교도 여신들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바로 이 점이 이교도들로 하여금 이 새로운 신앙에 동화되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 pp 179
기독교가 서양에서 그 세력을 넓혀나가면서, 쾌락과 성은 악마적인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금욕을 계율로 정하고 유혹의 원인이 되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 시작되었다. 그와 더불어 쾌락의 상징이었던 동방의 여신들도 동시에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하지만 이 기독교에도 이교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바로 마리아의 모습이다. 아이를 안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은 어린 에로스를 안고 잇는 아프로디테의 모습이나, 호루스를 품에 안고 있는 이집트 여신 이시스의 모습과 차이가 없다. 또한 마리아를 상징하는 초승달과 별 또한 고대 이교에서 사용되던 것을 변형해서 차용한 것이다. 마리아는 앞선 모든 이교도 여신들을 단편적 모아놓은 집합체인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이러한 억압 과정은 유사하게 진행되었다. 모하메트는 온힘을 다해 '위대한 여신'에 대한 기억을 말살하려 하였다. 메카 사람들이 믿고 있던 여신 알 라트, 마나트, 알 우자를 가부장적인 일신교를 위해 말살시켰다. 이 여신들은 동방의 여신들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 아라비아의 이교도들은 금요일을 '위대한 아루바의 날'이라고 했는데, 아루바는 '자신의 남편을 사랑하고 그에게 복종하며, 또한 남편에게 반항하고 자신의 질로 그를 기만하는 완전히 타락한 여자'였다. 그런데 이 아루바는 다분히 에우로페와 연관이 있으며, 따라서 비너스와도 연관이 있다.
---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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