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아우구스티누스가 매춘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를 했던 것처럼, 교회를 관리하는 기관에서는-사제가 독신으로 지내는 것을 폐지하라는 계속되는 소청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 매춘부가 사제를 방문하는 것은 매우 추천할 만한 해결방법이고, 사소한 죄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1414년에서 1418년 사이에 콘스탄츠 공의회에는 수백 명의 창녀들이 찾아왔고, 1431년 바젤 공의회에는 800명의 창녀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성직자들이 그곳에서 매춘부와 가진 수많은 은밀한 성관계로 인해 콘스탄츠 공의회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아무런 스캔들 없이 사정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제들은 정액을 방출하는 것이 자연적일 뿐만 아니라, 결국은 건강에도 좋은 것이며, 심리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확신했다. (...)
매춘부와 관계를 가진 남자를 두둔하며 내놓을 수 있었던 그의 가장 편리한 변명거리 중의 하나는 여자에게 있다고 인정된 천성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 천성은 육욕, 호색, 그리고 만족을 모르는 성정이 혼합된 것이라 한다. 여자들이 더 아름답게 - 그러니까 더 죄스럽게 - 보일수록, 그것은 그녀에게 홀린 남자에게 더 많은 변명의 여지를 주는 꼴이 되었다. 세련된 스콜라 철학을 도구로 해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남자들이 저지른 성범죄의 경중은 여성의 도덕적 가치에 의해 판단된다는 결론을 애써 끌어냈다. 즉 도덕과 예의에 있어 신에 매우 근접한 여성과 저지른 범죄는 가장 무거운 것이었고, 도덕성이 없고 신과 동떨어진 창녀와 관계를 가진 남자에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가 부과되었다. 이러한 태도는, 잘 알고 있듯이, 오늘날의 남성 사회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받아들여지고 있는 '도덕'이다.
--- pp 267~268
마리아가 코란에 등장하고 회교도들이 마리아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카톨릭 교회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선교를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초기 기독교인들은 이교도들에게 마리아를 쉽게 이해히시키기 위해 그들이 믿는 여신, 아르테미스와 이시스 여신을 이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마리아의 형상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마리아 숭배자 게오르크 죌이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초기 교회는 이교와 기독교 사이의 연결고리를 이용함으로써 이교에서 기독교로 넘어가는 과정이 심리적으로 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곧 간파하게 되었다. 초기 교회는 이로써 선교를 할 때 다른 종교의 관념과 신앙 형태를 이용하거나 그에 대해 '다른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제 거꾸로 - 처녀의 몸으로 신을 출산했다는 주장은 도외시하더라도 -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더 마리아는 곧 민간 신앙에서 이교도 여신들과 혼동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비로소 이교도 여신들과 유사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바로 이 점이 이교도들로 하여금 이 새로운 신앙에 동화되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 pp 179
기독교가 서양에서 그 세력을 넓혀나가면서, 쾌락과 성은 악마적인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금욕을 계율로 정하고 유혹의 원인이 되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 시작되었다. 그와 더불어 쾌락의 상징이었던 동방의 여신들도 동시에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하지만 이 기독교에도 이교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바로 마리아의 모습이다. 아이를 안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은 어린 에로스를 안고 잇는 아프로디테의 모습이나, 호루스를 품에 안고 있는 이집트 여신 이시스의 모습과 차이가 없다. 또한 마리아를 상징하는 초승달과 별 또한 고대 이교에서 사용되던 것을 변형해서 차용한 것이다. 마리아는 앞선 모든 이교도 여신들을 단편적 모아놓은 집합체인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이러한 억압 과정은 유사하게 진행되었다. 모하메트는 온힘을 다해 '위대한 여신'에 대한 기억을 말살하려 하였다. 메카 사람들이 믿고 있던 여신 알 라트, 마나트, 알 우자를 가부장적인 일신교를 위해 말살시켰다. 이 여신들은 동방의 여신들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 아라비아의 이교도들은 금요일을 '위대한 아루바의 날'이라고 했는데, 아루바는 '자신의 남편을 사랑하고 그에게 복종하며, 또한 남편에게 반항하고 자신의 질로 그를 기만하는 완전히 타락한 여자'였다. 그런데 이 아루바는 다분히 에우로페와 연관이 있으며, 따라서 비너스와도 연관이 있다.
---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