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할 때, 배신당했을 때, 외로울 때, 주눅 들 때, 시를 마시자”
어렸을 때, 우리 동네에 가끔 ‘팡팡’이라는 놀이기구가 왔어요. 어떤 모습으로 뛰어도, 어떤 모양으로 떨어져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안아 다시 하늘로 올려 주는 거였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압니다. 그렇게 순하게 나를 받치고 있는 수많은 이들. 것들. 그러면 우리 사는 일, 지옥 아니지요. 고이 누워도 보고, 발 굴러도 보고, 뛰어도 보세요. 웃어도 되고요. 詩 위에서. ‘당신은 늘 옳다’는 심리기획자 이명수의 글 위에서.
김제동, 방송인
시는 거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시 속에서 자기 모습과 마주칠 때가 잦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말을 바꿔야겠다. 심리기획자 이명수가 가려 뽑은 시가 거울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그에게 시는 거울이 아니라 내시경이다. 마음 안쪽 깊숙한 곳을 생생하게 들여다본다. 때로 X-레이처럼 감정의 골격까지 투시하는 마음 전문가의 코멘트와 에세이가 시의 역할을 새로 부여해 준다.
시가 ‘부작용이 전혀 없는 치유제’로 거듭난다. 시를 복용하자. 억울할 때, 배신당했을 때, 외로울 때, 주눅 들 때, 시를 마시자. 우울할 때, 화가 날 때, 무시당했을 때, 내가 나인 것이
견딜 수 없을 때, 그럴 때 시를 꼭꼭 씹어 먹자. 그러면 마음의 지옥이 24시 편의점으로, 아니 언제나 돌아가 안기고 싶은 엄마 품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듯, 누구에게나 엄마 같은 시가 필요하다. 이문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