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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식탁
중고도서

초록 식탁

: 나를 위해 푸릇하고 뿌듯한

홍성란 저 / 안혜란 그림 | 샘터 | 2022년 09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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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68g | 130*188*17mm
ISBN13 9788946422216
ISBN10 894642221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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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stayy5   평점4점
  •  출간 20220901, 판형 130x188, 쪽수 280
  •  특이사항 : 나를 위해 푸릇하고 뿌듯한 -한국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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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주어진 역할을 해내느라 계속해서 진이 빠진다. 그래서 본격 채식 생활은 너무 먼 일처럼 느껴진다. 그 주장을 하고 싶지도 않고. 단순하게 식탁 위에 채소 하나 더 얹는 것 정도로 타협하면 어떨까. 이 타협이 거듭되면 이른바 ‘채소 습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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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할 일은 재료 구입도 아니고 레시피 습득도 아니다. 마음가짐부터 새로 갖춰보자. 나와 같은 채식접근자다. 먼저 채식접근자가 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이처럼 몸도 마음도 홀가분하고 뿌듯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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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채소는 단순히 수많은 채소 중에 하나일 뿐이다. 관심이 깃든 채소는 그 영양학적 측면부터 시작해서 맛의 다양성, 요리에서의 쓰임새 등 여러 측면으로 관심이 뻗어 나간다. 나의 오감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한 채소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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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로 상추를 씻어서 물기를 탁탁 하고 털 때 느껴지는 경쾌함, 손으로 만질 때의 풋풋함, 입안에서 느껴지는 아삭함 등 상추로 느낄 수 있는 촉감과 소리 모든 것이 좋다. 특히나 상추에 들어 있는 풍부한 락투신 성분은 진정과 숙면에 도움이 되는데, 지친 육아로 숙면을 하지 못하는 내게 안정적인 천연 수면보조제 역할까지 하니 얼마나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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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연륜이 쌓이는 것과 비례하게 몸에도 자꾸만 무언가 쌓이는 것처럼 위장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때마다 마를 정성스럽게 강판에 간 다음 밥 위에 고스란히 얹는다. 그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한 끼로 식사를 마친 날에는 하얀 마가 없어지는 것과 비례하게 무거웠던 마음이 눈 녹듯 가벼워지고 개운해진다. 물론 한 그릇만 먹는다는 전제 위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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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열기를 가득 물고 태어난 여름 채소를, 가을에는 풍성함을 담은 가을 채소를, 겨울에는 억세고 질긴 성질을 가진 겨울 채소를 활용해 철마다 계절마다 어울리는 채소 파스타를 만들어보자. 지금 이 시점에는 어떤 채소를 넣어 만들어볼까.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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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리는 줄기만 먹는 게 아니라 잎도 생으로 먹을 수 있 다. 그렇다면 샐러드 채소로 활용하기에도 좋다는 말이다. 신선한 셀러리를 씹어 먹을 때 비록 쓴맛은 있지만 입안에 청량함이 가득 차면서 개운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이쯤 되면 내가 마치 셀러리 홍보대사인 것 같은데, 채소를 소개하는 채소 소믈리에로서 가까이 하면 할수록 너무나 좋을 채소를 사람들에게 권하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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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스 마늘에 다진 마늘까지 더해진 한 그릇 요리가 식탁 위에 올려질 때 나는 이 냄새를 단순히 마늘 냄새라고 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마늘 향기다. 마치 마늘 향수를 뿌린 듯 내 몸으로 그 고소한 향기가 내려앉는다. 공중에 향수를 뿌리고 가볍게 한 바퀴 휘 도는 것처럼 식탁 앞에 사뿐하게 앉아 마늘 향기를 오감으로 느껴본다. 바야흐로 내 몸에서 진짜 마늘 향기가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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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채소구이를 위해서 원하는 야채들을 종류별로 하나하나 사 모은 다음 한 상 차림으로 구이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식탁의 주인공으로, 채 소들이 가능한 한 온전한 모습 그대로 식탁 한가운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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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본적인 채소를 항상 하던 방식으로만 사용하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활용 범위를 넓혀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좋은 레시피를 발견하면 항상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다. 그게 채소를 다루는 예의이고 채소를 찾아 먹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늘 가까이 두는 채소인 만큼 더욱더 허투루 대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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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요리 가운데 최고를 꼽으라면 무조건 샤부샤부다. 다양한 채소를 양껏 먹을 수 있고, 이 채소들이 우러난 국물까지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다. 또 이들 샤부샤부에 육류나 해산물 같은 다양한 토핑까지 더할 수 있으니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함께 둘러앉아 식사 시간을 즐길 수 있기에 더욱 애정이 간다.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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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자 종목 : 서점
  •  업체명 : 오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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