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물속에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떠합니까? 사람은 물속에 있으면 죽습니다. 물고기와 사람은 타고난 능력과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다릅니다. 그러니 바닷새든 물고기든 사람이든, 저마다 자기 본분과 본성에 맞게 살아야 행복하지 않을까요?
--- pp.20~21
‘쓸모 있는 게 좋은 게 아니라고?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온몸에 가시를 두른 거고, 또 쓸모가 있어서 자기 목숨을 잃는다고?’
담비의 말을 듣고 나니 낙우송은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그래, 난 좋은 목재도 될 수 없고, 잎이나 가지도 먹을 수 없어. 사람들은 나더러 쓸모없다고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야? 다 생각하기 나름이니,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행복하게 살면 되겠다.’
세월이 한참 흐른 어느 날, 수목원 연못가에 들른 한 아이가 소리쳤습니다.
“엄마, 저 소나무 좀 봐. 우아, 정말 멋지다!”
낙우송의 키는 50미터도 훌쩍 넘게 자라 있었습니다. 붉은 갈색 낙우송 줄기는 쭉쭉 뻗어, 연못가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멀리서 보면 고깔처럼 보이는 그 모습은 이제 수목원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낙우송을 ‘쓸모없는 나무’라고 하지 않습니다.
--- p.26~27
거울 앞에서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엄마가 나답게를 부릅니다. 나답게는 깜짝 놀라 동그란 눈으로 엄마를 쳐다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엄마 눈에 나답게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그때 나답게의 머릿속에 환한 전구가 켜졌습니다.
‘그래, 우리는 모두 눈이라는 거울을 갖고 있잖아! 그 거울은 다른 사람을 비출 수 있어. 엄마 눈은 따뜻한 거울이었던 거야! 어쩌면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로 빛나고 있는지 몰라.’
--- p.105~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