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패드라익 콜럼(Padraic Column)
한 권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호메로스의 두 이야기 콜럼의 『트로이 전쟁』은 트로이 전쟁 이야기부터 푸는 대신,「오디세이아」에서 시작한다. 호메로스의 원작「오디세이아」와 마찬가지로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테나 여신의 권유에 따라 아버지의 소식을 찾아 여행하는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텔레마코스는 여행 중에 트로이 원정에 참여했던 두 영웅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만난다.
여기서 콜럼은 텔레마코스가 아버지의 동료였던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와 그의 부인 헬레네에게서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으로 설정해 놓았다. 다시 말해서 독자는 전쟁에 참가했던 영웅 메넬라오스와 전쟁의 씨앗이었던 미녀 헬레네의 입을 통해 「일리아드」를 듣게 되는 것. 트로이 성문 밖에 있던 사람(메넬라오스)과 안에 있던 사람(헬레네)의 이야기를 둘 다 듣게 되는 셈이기도 하다. 콜럼은 이렇게 묘하게「일리아드」를 끼워 넣은 다음에 2부에서 다시 「오디세이아」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메넬라오스가 해 주는 이야기, 헬레네가 해 주는 이야기, 오디세우스가 해 주는 이야기, 에우마이오스가 해 주는 이야기 등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여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마치 옛이야기를 듣는 듯이 영웅들과 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콜럼의「트로이 전쟁」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약간 두껍게 요약해 놓은 책들과는 다르다.
이 유명한 이야기의 대강의 줄거리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그 줄거리를 다 꿰고 있는 사람이 읽어도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독특하게 재구성되어 있다. 힘 있는 선화로 살아난 영웅들의 모습 헝가리에서 태어난 윌리 포가니는 선화(線畵)로 영웅들과 신들의 모습과 전쟁 장면을 품격 있고 힘 있게 표현했다. 포가니는 1882년에 헝가리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옮겨와 활동하다 1955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아동을 위해 백 권이 넘는 책의 삽화를 그렸다. 포가니의 삽화는 이 책에 품격과 매력을 더한다.
윌리 포가니는 1882년에 헝가리에서 태어났다.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일 년간 공부하다가 파리로 옮겨 계속 활동한다. 별다르게 인정을 받지 못한 그는 한동안 가난한 생활을 벗어날 수 없었다. 영국 런던으로 건너간 뒤에 비로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새로운 인생을 맞는다. 결혼하여 1915년 미국 뉴욕에 정착한 뒤 조각, 무대 미술 등 미술의 전 분야에서 활발하게 일했다. 또한 백오십여에 달하는 어린이 책에 삽화를 그렸다. 1955년에 세상을 떠났다. 대표 작품으로는『The Adventures of Odysseus and The Tale of Troy』, 『어린이 오딘 이야기 The Children of Odin』, 『황금 양털과 아킬레우스 이전의 영웅들 The golden Fleece and the heroes who lived before Achilles』,『다도의 모험 The Adventures of a Dado』, 『헝가리 민담집 Hungarian Fairy Book』등이 있다.
정영목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대학원 번역학과에서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보물섬』,『카탈로니아 찬가』, 『서재 결혼시키기』 『시간의 주름』, 『의인의 최후』, 『눈먼 자들의 도시』, 『펠리컨 브리프』『쥬라기 공원』, 『셰익스피어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