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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의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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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의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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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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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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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3.40MB ?
ISBN13 9788958074830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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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가 서 있던 곳의 모래 먼지가 다시 떠올랐다.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그런 곳은 엄마가 혐오하는 악의 구렁텅이였다(엄마는 그런 장소들을 ‘악의 구렁텅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고수익과 안정성이 보장된 일을 해야 한다고 엄마는 누누이 말해 왔다. 그게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엄마가 닦아 놓은 길 위를 열심히 달려왔다. 하지만 난 아직 엄마가 말하는 ‘행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해가 갈수록 행복이란 놈의 행방은 묘연해지기만 했다. 그런데 박하는 우리 엄마가 그토록 경고하던 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다.

혜영이는 ‘흑건’을 잘 모르지만, 수지의 연주는 악보를 스캔한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자기만의 색깔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그냥 ‘똑같은’ 정도가 아닌, ‘한 치의 오차도 없을 정도’로 악보에 충실한 연주는 사실 경이로운 것이었다. 콩쿠르에서는 그런 연주법이 더없는 환호와 찬사를 받았고, 수지는 늘 깔끔하게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박하는 낯선 방법으로 건반을 두드리고 있었다. 원곡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묘하게 달랐다.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흑건과 분명하게 다르다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쇼팽의 흑건이 아니라 박하의 흑건이었다.
가슴속이 일렁거렸다. 박하를 비추는 조명만큼이나 또렷하고 밝게 넘실거리는 무언가가 혜영이의 속을 휘저었다

그리고 오디션이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최수지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걔 미친 거 아니야? 웬 배우 오디션?”
“요즘 우리 학교 애들 왜 이런다냐. 박하도 감당이 안 되는데 최수지까지?”
“냅둬라. 박하야 그렇다 치고, 최수지는 자기 무덤 파는 거야. 나중에 대학에 똑 떨어져 봐야 정신을 차리지.”
혜영이는 아이들을 힐끔 노려보았다.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소심한 성격에 차마 그러지 못했다. 사실 자기도 수지한테 질투도 하고 영 못마땅했으니까.
“근데 걔 노래 좀 되더라. 피아노만 붙들고 늘어지는 줄 알았더니.”
“잘하는 거, 좋아하는 게 뭐가 중요하냐. 대학 마크가 중요하지. 넌 한국에서 학교를 12년째 다니면서도 모르냐.”
이토록 무거운 대화를 하면서 여자애들은 까르르 웃었다. 저 애들이 저렇게 웃을 수 있는 건 딱히 좋아하는 일이 없기 때문일 거라고 혜영이는 생각했다. 자기가 간절히 바라는 그 일이 아닌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 아쉬움, 괴로움이 저 애들에겐 없는 것이다. 혜영이는 그 애들이 조금은 부러웠다.

언제부터인가 엄마가 누누이 강조했던 ‘악의 구렁텅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돈은 코딱지만큼 주면서 온갖 고생스러운 일은 다 시키는 ‘악의 구렁텅이.’ 행복한 미래는 찾아볼 수 없는 곳. 이런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 꼭 의사, 간호사, 약사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엄마의 지극한 충고들.
“뭐, 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이 정도는 참아 줘야지.”
‘하고 싶은 거? 그게 뭔데? 피아노? 웃기지 마. 아무리 피아노를 잘 쳐도 이런 데서는 쥐꼬리만 한 기회도 못 만나. 좋은 대학 가서, 그래서….’
혜영이는 생각 끝에 짜증이 치솟아 시선을 돌렸다. 박하는 턱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혜영이에게 공책을 툭 밀었다.
“마흔이나 쉰 정도 되면 피아니스트, 될 수 있지 않겠냐?”
혜영이는 공책을 다시 박하 쪽으로 밀었다.
“아니, 그러다가는 평생 가도 힘들걸? 부모님이 빵빵하게 밀어 주는 실력 좋은 애들이 깔렸으니까.”
“상관없어. 난 그냥 피아노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박하가 빙긋이 웃었다.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곧고 강직한 눈이 불편했다. 난 한 걸음 내딛기도 불안한데, 얘는 너무나 쉽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말한다. 꼭 자신이 바보 멍청이가 된 것 같았다.

처음 나를 음악실에 데려가던 날, 누나는 자랑이라도 하듯이 피아노를 보여 주었다. 누나는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 거대하고 반질거리는, 마치 꼭 고래 같은 몸통에서 퍼져 나오는 매혹적이고 섬세한 멜로디는 심장의 어딘가에서 시작되는 한숨 혹은 미소 같았다. 연주가 끝나고 누나는 “어때?” 하고 물었지만 내 머릿속은 누나의 노래가 아닌 다른 것으로 가득했다. 피아노에 대한 내 열병이 시작된 건 바로 그때부터다.
내가 피아노에 관심을 보이자 누나는 자주 나를 음악실에 데려가서 피아노를 치게 해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나는 내게 있는 재능을 알아차렸다. 물론 나는 그게 재능인지 몰랐고, 지금도 딱히 재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난 그냥 그 검은 악기를 연주하는 게 좋았고, 내 손끝에서 터져 나오는 힘 있는 음정들이 좋았을 뿐이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건, 누나는 내 재능을 키워 주고 싶어 했다. 자신이 느끼는 좌절감을 나에게까지 맛보도록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자기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고3 어린 청춘들의 이야기. 작가가 되고 싶지만 약대에 가야 하는 혜영이, 배우가 되고 싶지만 피아노를 쳐야 하는 수지. 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음악제에서 뮤지컬이 클라이맥스 공연으로 확정되고 두 아이의 진짜 꿈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이들 앞에 자유로운 영혼, 박하가 나타난다. 박하는 곱상한 얼굴에 베일에 싸인 듯 호기심을 일으키는 소년.

외모와 아우라에서 오는 소문과 억측들로 인해 어느 순간 ‘노는 애’로 자리 잡았다. 혜영이는 음악실에서 그 아이를 만난 후 그 올곧은 눈빛에 이끌린다. 그리고 혜영이가 습작으로 쓴 시나리오를 박하가 공모전에 제출하고 당선이 되면서 혜영이의 꿈에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박하의 꿈은 피아니스트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말하고 피아니스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박하의 모습에 혜영이는 강한 도전을 받는다. 꿈, 자기가 좋아하는 일 따위는 대학 간판에 순위가 밀린 지 오래인 우리나라 십대들에게 소설 속 주인공들이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자기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큰 도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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