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회화는 우리나라나 중국 회화와는 다른 특징을 지닌다. 일본 역사에 나타나는 문화적 흐름에 따라 여러 경향을 보이며, 귀족 취향의 야마토에, 불교 회화, 두루마리 그림, 거대한 성의 내부를 장식하는 장병화, 일본 풍속을 주제로 한 판화인 우키요에, 남화 등 다양한 회화 세계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저자는 가장 일본적인 회화 작품으로 여섯 점을 제시하였다. 두루마리 형식인 에마키모노 가운데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에마키 2점, 채색산수화인 「춘경산수도(春景山水圖)」, 「홍백매도(紅白梅圖)」병풍, 「추동산수도(秋冬山水圖)」, 「송림도(松林圖)」등은 일본 회화의 특징인 자연을 소재로 하되 그 형태를 단순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양식면에서는 형체의 단순화를 통해 상징성을 강조하고, 대상을 도안화하며 이차원과 삼차원의 모호한 표현과 그에 따르는 긴장감, 평면성을 강조한다.
또 표현 기법이나 색채 사용면에서는 강렬한 색채의 대비, 화려함, 금지(金址)의 사용, 화장한 듯 섬세한 마무리, 농담 변화를 통한 문양의 형성 등을 보인다. 형식면에서는 두루마리 형식의 에마키모노, 장병화 등 새로운 형식이 발달하였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