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로서의 삶은 충분히 행복했으나 돌이켜보면 나도 모르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 제자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훌륭한 선수를 키워낸 코치가 된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지만, 마음 한편에는 선수로서 직접 뛰고 싶은 열망이 숨어 있었다. 한 학생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내 공’을 던지고 싶었다. ---「도전은 성장이다」
팀도 마찬가지다. ‘단독적 특성’에 주력한 팀이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외부의 평가에 연연해하지 않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선별한 다음, 출루율, 투수력, 기동력 가운데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그중 어느 것도 기대할 수 없는 팀은 끈끈한 팀워크에라도 신경을 썼다. 그랬던 선수와 팀은 살아남았다. 반면 여러 부분에서 골고루 기량을 갖춘 선수나 팀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저 그런 성적을 냈다. 자신들보다 못한 선수와 팀이 놀라운 결과를 이뤄내는 상황을 그저 바라만 볼 뿐, 그 이유는 모른 채 말이다. ---「나만의 ‘단독적 특성’을 찾아라」
예전부터 도미는 고급 생선에 속했다. 값비싼 도미를 자주 먹을 수 없었던 서민들은 대신 도미 모양의 틀에 반죽을 부어서 빵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그것이 도미빵의 시초이다. 그러니 엄밀히 말하면 일본에서 파는 붕어빵은 붕어빵이 아니라 ‘도미빵’이다. 이것이 ‘타이야키たい?き’라고 불리는, 붕어빵의 조상이다. 도미빵이 한국에 전해진 것은 1930년경으로 추정된다. 무려 80여 년 전이다. 한국에 들어온 도미빵은 지금까지 붕어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치밀한 분석은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힘이 빠지긴 했지만 내 뜻을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붕어빵의 핵심은 팥이고, 고급 붕어빵의 핵심은 국산 팥이라고 판단했다. 그 판단만큼은 옳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국산 팥으로 직접 소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만들 수 있다는 사람들은 모두 안 하겠다고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이미 내가 서 있던 베이스에서 발을 뗐다. 다음 베이스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자신 있게 출발했는데, 양쪽 베이스 사이의 거리가 갑자기 멀어져버린 것 같았다. ---「판단을 믿고 달려라」
야구공과 팥소를 만드는 것은 정성이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실을 꿰매고, 눈과 팔이 뻐근해지도록 솥 안을 살피며 주걱을 젓는 정성. 조물주가 인간에게 숨을 불어넣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야구공과 팥소가 만들어진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렇다. 대충해서는 죽어 있는 것들밖에 얻을 수가 없다. 똑바로 날아가지 않는 야구공, 아무 맛도 없는 팥소처럼 말이다. ---「좋은 재료와 정성이 해답이다」
대표라는 자리도 어찌 보면 마운드 위의 투수와 같다. 걱정이 많아도 직원들 앞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그런 모습을 보인다고 상황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내가 흔들리면 그들도 흔들리고 회사도 흔들릴 것이 빤하다. 그러니 그들 앞에서만큼은 전설의 투수만큼 강해져야 했다. 지금도 힘든 순간에 부딪치면 마운드에서 고개를 숙이지 말라는 최동원 선배의 말을 떠올린다. 매장 오픈을 앞두고 유독 그가 생각난것은 그때 막 새로운 마운드에 오른 내가 어렴풋이 투수의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한 까닭인지도 모르겠다.---「중요한 순간에는 고개를 숙이지 마라」
간혹 아무런 고민과 연구 없이 카페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그저 목 좋은 곳에 가게를 열고 내부 인테리어에 힘을 조금 준 다음, 유행하는 메뉴를 팔면 장사가 잘될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한다. 결정구도 없이 마운드에 서는 꼴이다. 승부는 안 봐도 뻔하다. 1이닝을 채우지도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밋밋한 변화구를 던지면 얻어맞는다. 공이 정교하지 못하면 타자에게 수를 읽힌다. 그러니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다양성보다 독자성에 집중하라」
잠깐 잘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음식을 파는 매장은 그 성패가 운에 좌우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유행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거나 자신이 선택한 아이템이 갑자기 매체 등을 통해 주목받으면 얼마간은 높은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운은 말 그대로 ‘운’이다. 오래가기 어렵다. 진짜 실력이 아니라면 거품은 언젠가 가라앉기 마련이고, 차별화된 기술이나 끊임없는 노력 없이 운이 계속되길 바란다면 잘못이다. ---「충실한 자기관리는 성적 유지의 최소 조건이다」
고객이 질문을 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와 같다. ‘이 물건에 관심이 있다’는 일종의 사인이다. 이 순간이 중요하다. 마치 포수가 낸 사인에 맞게 정확히 공을 던지는 투수처럼 고객의 질문에 딱 맞는 답변을 해야 한다. 정성껏 대답해야 함은 물론이다. 투수들도 공 하나하나에 자신의 온 힘을 다하지 않는가. 항상 사인을 맞춰보고 연습하는 프로선수들 사이에서도 종종 사인미스가 일어난다. 사인을 숙지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시즌 중에도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헷갈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래서 엉뚱한 곳으로 공을 던지는가 하면 사인을 잘못 읽어 도루를 시도하다 실패하기도 한다. 사인미스가 잘 흘러가던 경기를 망치는 셈이다. ---「고객이 보내는 사인을 외면하지 마라」
처음 아자부 도미빵을 만들면서 세운 원칙이 있다. 질이 좋은 재료를 사용할 것, 재료를 아끼지 말 것, 방부제나 첨가물을 사용하지 말 것. 이 세 가지는 반드시 지키자고 다짐했었다. 잠시나마 초심을 잃었다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도미빵 반죽에 물을 조금 섞으면 이전보다 훨씬 더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다는 생각에 흔들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돈을 벌어서 뭐하겠는가? 돈 때문에 잠시 웃을지언정 직원들과 고객들 앞에 떳떳하지 못한 대표가, 우리 아이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아빠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물을 단 1퍼센트도 섞지 않은 반죽을 계속 밀고 나갔다. 덕분에 여전히 자부심을 가지고 아자부를 운영하는 중이다. ---「정직한 플레이가 박수를 받는다」
가끔 프로야구 감독들의 모습을 통해 내가 가야 할 길을 본다. 야구든 사업이든 지도자의 역할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명문 구단의 뒤에는 항상 명감독이 있다.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스타 선수들에 가려 있지만, 훌륭한 감독 없이는 훌륭한 팀도 없는 법이다. 야구는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라서 잘하는 선수들을 모아놓는다고 꼭 좋은 성적이 나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못하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자 역량이다. 어떤 감독이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팀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