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여행법│아이의 여행은 뭐가 다른가요?
대여섯 살인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 동물원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할머니는 걸음이 느립니다. 아이도 걸음이 느립니다. 이제 원숭이를 보러 갑니다. 왜 원숭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아이가 원숭이를 보고 싶다 했을 겁니다. 물어물어 원숭이 우리 앞에 도착하니 할머니는 숨이 찹니다. 할머니는 벤치에 앉아 숨을 돌리고 아이는 원숭이 우리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리고 아이는 원숭이를 봅니다. 원숭이가 다가왔다 돌아가고, 몰려다니고, 서로 싸우다가 먹이를 먹고, 한쪽에서는 자고, 또 한쪽에서는 장난치는 모습을 봅니다.
그 사이 또래 친구들은 부모님 손을 잡고 원숭이 우리 앞으로 와서 원숭이를 부르고, 먹이를 던져주고, 다시 부모님 손을 잡고 다른 동물을 보러 갑니다. 그렇게 또래 친구들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동안에도 아이는 원숭이를 봅니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네 시간……, 네 시간 반이 지나서야 아이는 눈길을 거둡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아이는 집으로 향합니다.
여기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 아이도 다른 아이들도 원숭이를 보았습니다. 무엇이 달랐을까요? 이 아이의 원숭이 보기가 ‘자발적’이었다면 다른 아이들의 원숭이 보기는 ‘타의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원숭이 우리 앞에 도착했을 것이고, 원숭이를 보았다고 판단되면 다른 장소로 이동합니다.
반면에 이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실컷’ 원숭이를 보았습니다. 보고 싶은 만큼 보고 떠나는 친구들도 분명 있었지만 이 아이만큼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즉 네 시간 반이나 원숭이에게 시간을 할애한 경우는 거의 없을 듯합니다. 친구들이 10분쯤 보고 떠난 원숭이를 아이는 무려 270분이나 봤습니다. 10분간 원숭이를 본 친구들보다 27배나 더 자세히 ‘관찰’했습니다. 그것도 자의적으로요.
아이는 그 시간 원숭이가 동료들과 무리를 지어 다니고, 먹이를 나누거나 빼앗아 먹고, 소리 지르고, 나무 사이를 이동하고, 꼬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몸의 중심을 잡는 데 꼬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리고 어미가 새끼의 이를 잡아주고 품에 안고 다니는 모습들을 아무런 편견 없이 봤을 겁니다.
(중략) 여행길에서 많은 가족을 만납니다. 그런데 대부분 시간을 내서 여기까지 왔으니 기왕이면 한 곳이라도 더 보고 가야 한다는 양적 논리와 본전 심리, 그리고 ‘교육’을 표방하며 어른들의 방식으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30~40년 동안 알게 모르게 학습되어온 탓에 원숭이에 관한 데이터가 머릿속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잠깐 보고 집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봤는지도 잘 모릅니다. (중략) 이번에 아이와 함께할 동물원 나들이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눈길을 거둘 때까지 원숭이 우리 앞에서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인내심을 발휘해보세요.

<B>아이와의 여행 전에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여행의 기술!<br/>아이와의 여행이 한결 쉬워지는 엄마표 여행 팁</b><br/>‘아이와의 여행, 얼마나 공부하고 가야 할까요?’ ‘아이여행, 숙소는 어떻게 정해야 하나요?’ ‘놀다 보면 공부가 되는 여행을 하고 싶어요!’ ‘지루한 차 안에서 이동 중에 아이와 할 수 있는 놀이가 궁금해요!’ ‘여행할 때 아이와 무슨 얘기를 해야 하나요?’ ‘체험학습에서는 뭐가 가장 중요한가요?’ ‘아이의 진로에 도움을 주는 여행을 하고 싶어요!’ 여행지와 숙소 선택, 일정 짜기, 짐 싸기 요령 등의 기본적인 여행 팁부터 여행대화, 여행놀이, 여행정리법까지 아이와 여행을 떠나기 전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만 모았다. 또한 공부여행과 체험여행을 할 때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할 수 있는 여행 노하우도 함께 제공한다.<br/><br/><B>학습효과 백배! 연령별 추천 여행지&체험 팁</b><br/>수많은 공부여행과 체험여행에서 아이가 행복해하고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행법뿐만 아니라, 여행작가인 저자가 다양한 테마별 여행지를 소개한다. 이번 주말에라도 당장 아이와 떠날 수 있는, 연령별로 아이에게 추천 여행지와 체험 팁도 꼼꼼하게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