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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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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이후의 세계

: 다극화인가, 미국의 부활인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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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62g | 148*210*20mm
ISBN13 9788993391022
ISBN10 89933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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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냉전이 종식된 뒤로 시작된 세계화(Globalization) 속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와 ‘시장원리주의’ 경제 시스템은 전 세계로 퍼졌고, 그와 함께 세계는 지금까지 발전해 왔다. 2002년 1월, 미국의 역사 학자인 폴 케네디(Paul M. Kennedy)는 초강대국 미국의 승리를 의기양양하게 선언했다. “미국은 군사,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압도해 고대 로마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초강대국 자리에 올랐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돈이 돈을 낳는 금융자본주의이며, 시장은 카지노와 같은 양상을 띠었다. 그 가운데 닷컴과 IT 거품 같은 수많은 거품이 생겼고, 결국 주택 거품에 편승했던 금융자본주의는 붕괴했다. 불과 6년 천하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p.6


서브프라임 문제로 시작된 채권의 부채 총액은 약 10조 달러로 추정되며, 이를 해결하려면 “2조 달러가 필요하다.”, “아니, 5조 달러는 있어야 한다.”라는 비명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는 진정으로 죽음의 거리가 되어 버렸다. ---p.18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의 추계에 따르면 2002년에 100조 달러였던 금융 파생 상품의 규모는 2008년에는 750조 달러까지 팽창했다. 미국의 국가 예산은 3조 달러이며 GDP는 15조 달러다. 전 세계의 주식과 국채 발행 잔고는 100조 달러 정도이며, 전 세계의 부동산 평가액이 75조 달러라고 한다. 이런 실물 경제와 비교해 가상 머니의 세계인 금융 파생 상품의 규모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비정상적이다. ---pp.23~24

베어 스턴스가 이런 운명에 처한 것은 자업자득이다. 왜냐하면, 자기 자본이 800억 달러에 불과하면서 13조 4,000억 달러나 되는 거액을 투자해 막대한 이익을 욕심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미국의 국가 수입보다 많으며 전 세계 GDP의 약 4분에 1에 필적한다. 이것이 ‘슈퍼 자본주의’라고도, ‘금융자본주의’ 혹은 ‘카지노 경제’, ‘머니 게임’이라고도 불린 미국형 시장원리를 바탕으로 한 신자유주의 경제의 실태였다. 사실 베어 스턴스뿐만 아니라 칼라일 캐피털(Carlyle Capital Corporation Limited) 등 파산 상태에 빠진 머니 게임 플레이어들은 각종 금융 기법을 구사하며 무려 516조 달러까지 금융파생상품 운용을 확대했다. 세계의 GDP 총액이 약 50조 달러라고 하니 이보다 무려 10배도 넘는 액수다. ---p.28

사실 2007년 11월에 미국의 회계 감사원인 GAO(General Accounting Office)는 사실상의 재정 파탄 선언을 했다. ‘누계 적자가 53조 달러를 돌파. 회생 가능성 제로’라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것은 말 그대로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사망 선고였다. 미국의 적자 국채와 국제기축통화인 달러가 ‘휴짓조각’이 되는 날이 가까워졌다고 국회 감사원이 최대급 경고를 보낸 것이다. 그런데 부시 정권은 이 경고를 간단히 무시해 버렸다. ---p.29

월스트리트가 붕괴하기 직전인 2008년 7월 28일, 미국 정부는 2009회계연도의 재정 적자가 ‘사상 최대인 4,820억 달러’라고 행정관리예산국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OMB)의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거액인데, 여기에 금융 기관을 구제하는 비용이 추가되면 재정 적자가 얼마가 될지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이 보고서에는 경기 침체와 함께 경기 자극 대책으로 도입한 긴급 감세가 영향을 끼쳤다고 적혀 있다. 실제로 미국의 2008년도 일사분기 성장률은 불과 1.0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제는 확대 기조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원유 가격 상승과 기나긴 주택 시장 불황, 그리고 이에 따른 신용 불안 같은 문제를 안고는 있지만 경제의 근간은 여전히 ‘건강’하다고 거듭 주장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사기꾼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p.43

2002년 4월에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으며 ‘유로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먼델(Robert Alexander Mundell) 교수를 베이징으로 초빙해 “인민 위안은 아시아의 공통 통화가 될 조건을 갖췄다.”라고 말하게 했을 정도다.
또 모험 투자가라는 별명이 붙은 짐 로저스(Jim Rogers)는 거처를 뉴욕에서 싱가포르로 옮기고 중국 투자에 힘을 쏟아 왔다. 그는 상하이에도 집을 가지고 있다. 그의 주장은 직설적이다.
“달러의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는 중국과 자원에 투자할 때다.”
전 세계를 여행해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며 투자처를 물색해 온 짐 로저스인 만큼, 이 주장에는 그의 확신이 담겨 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자신의 딸에게 중국인 내니(유모 겸 유아 교육 전문가)를 붙여 어렸을 때부터 중국어를 듣게 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중국어를 할 수 있도록 키우고 있다.
---pp.6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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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the next? (위기의 다음은 무엇인가?)

요즘 경제전문가들을 취재할 때 가장 자주 물어보는 질문 중의 하나다.
모두 지금의 경제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데 동의한다. 그럼 향후 경기회복은 언제 시작될 것인가? 경기회복의 모습은 V자형이 될 것인가, 아니면 U자형이 될 것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지루한 L자형이 될 것인가? 또 이 위기는 언제 끝날 것인가? 그리고 위기 이후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그에 맞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질문은 끝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돌아오는 답은 그리 신통치 않다. 경제학자들은 현 상황을 ‘radical uncertainty(극도의 불확실)’로 표현한다. 고도의 통계적 기법을 활용한 예측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어려운 경제용어가 동원되지만, 결론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면 내가 여기에 있겠느냐?”, “그것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나에게 알려달라.” 노골적으로 이런 솔직한 얘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곤두박질할 정도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인 게 사실이다. 대기업들조차 당장 생사의 기로에서 생존에 급급한 상황에서, 그런 질문을 오히려 한가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위기 이후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전망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지금 위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통화 체제인 ‘브레튼우즈체제’와 1980년대 이후 맹위를 떨쳐온 신자유주의라는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이 붕괴한 데 따른 것이다. 과거 패러다임에 계속 머물러 있는 한 당면한 위기의 원인분석조차 쉽지 않다. 어쩌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를 잡아야, 이 모든 것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단순한 생존에 급급하다. 하지만, 또 다른 기업들은 위기 극복과정에서도 미래를 희생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노력을 기울인다. 오히려 이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 말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What's the next? 가 더는 한가한 질문일 수 없다.“낙관의 오류는 버블을 낳고, 비관의 오류는 장기불황을 낳는다.”케인즈가 1936년 자신의 경제학이 탄생했음을 선언한 ‘고용, 이자,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에서 한 말이다. 낙관과 비관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정확한 전망은 필수다.
이 책의 저자인 하마다 가즈유키 박사는 당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위기 이후 세계를 전망하는데 특유의 통찰력을 보여준다. 월가의 붕괴로 상징되는 미국 주도 경제의 몰락과 중국, 러시아, 인도, 중동 그리고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국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속내를 가진 일본이 대두하는 다극화 시대의 도래라는 가설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또 제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 북미연합과 통합화폐 ‘아메로’의 등장과 같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최근의 이슈까지 포함해 흥미를 더한다.
이 책이 위기 속에서 미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곽정수 (한겨레신문 대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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