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샴페인 병에 은수저를 꽂아 냉장고에 넣어놓았더니 김이 빠지지 않더군요. 포크를 끼워도 똑같을까요?
A: 네, 포크도 됩니다. 요술 막대도 좋아요. 숟가락이 한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냉장 보관'했다는 점입니다. 이산화탄소 역시 다른 모든 기체처럼 저온 액체에 더 잘 머물러 있거든요.
--- 1장 '마실 것 좀 드릴까요?' 중에서
Q: 프라이팬에 와인이나 육수를 부어 소스를 만들면 너무 묽은 소스가 나오는데 버터를 약간 넣고 가볍게 저어서 마무리를 해주면 놀랍게도 소스가 진해집니다. 왜 버터만 되죠?
A: 버터를 지방이라고 부르는 것은 송로버섯을 버섯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버터가 마술을 부릴 수 있는 이유는 상당히 많은 수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소스를 진하게 하거나 팬에 넣고 가열하면 거품이 나는 것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 2장 '먹을거리는 농장에서' 중에서
Q: 양파를 썰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비결은 많이 있는데, 효과가 하나도 없어요. 좋은 방법이 없나요?
A: 양파를 냉장고에 두어 시간 뒀다가 잘라보세요. 차가우면 양파의 화학 반응이 느려집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요리사들처럼 양파를 순식간에 썰어내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겠죠?
--- 3장 '뿌린 대로……' 중에서
Q: 신문을 보니 참치가 싱싱하지 않을 때에도 밝은 빨간색을 내려고 일산화탄소로 처리한다더군요. 일산화탄소를 마시면 죽지 않나요?
A: 맞습니다. 상황에 따라 죽을 수 있죠. 그러나 일산화탄소로 처리한 참치를 먹는다고 해서 죽지는 않습니다. 싱싱한 참치의 빨간 살은 며칠이 지나면 갈색으로 변해버립니다. 그래서 빨갛게 '화장'을 시키는 것이죠. 참치는 근육조직에 산소를 저장하는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오글로빈은 산소의 양에 따라 색깔이 변합니다. 일산화탄소는 옥시미오글로빈 분자 속에 들어 있는 산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서 색이 변하는 것을 막고, 옥시미오글로빈을 안정된 화합물인 카르복시미오글로빈으로 바꿉니다. 이 화합물은 수박의 과육 같은 색을 내죠.
--- 6장 '바다에서 바다로' 중에서
Q: 고기에서 볼 수 있는 무지개 같은 광택은 뭐죠? 좀 꺼림칙한 느낌이 드네요.
A: 얇게 썬 고기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무지개 빛은 부패하거나 유해한 곰팡이가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써는 과정에서 생긴 이중굴절이라는 광학적 효과일 뿐입니다. 안심하고 드세요.
--- 7장 '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