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나중에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어떤 게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할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일생을 보내는 일은 아닐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며 자기 개성에 맞고 능력 발휘를 할 수 있어 온 정열을 다 바치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며 사는게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거기서 성취감도 느끼고 인정도 받으며 살 때 젊음을 다 바쳐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동완이가 가지고 있던 돈 5600원을 가지고 토큰법을 통한 개입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동완이가 하루 동안 학교 생활을 잘 하면 100원짜리 동전 세 개,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았으면 동전 두 개, 합해서 500원을 주기로 했다. 돈은 일주일 단위로 받게 되는데 일주일간 잘 생활하면 3500원을 내게서 받는다. 한 달이면 1만 5000원 정도의 용돈을 받을 수 있다. 그 대신 잘못해서 문제를 일으키면 내가 보관하고 있는 동완이 돈에서 300원씩을 내가 갖기로 했다. 첫 주에 동완이는 겨우 1110원을 받아 갔다. 이것도 잘 지속될지, 아니면 동완이가 거부해 버릴지 아직은 모른다. 동완이네 집과 아버지와 가정 환경이 달라지지 않는 한 동완이의 방황은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2학기 개학하고 얼마 되지 않은 토요일, 동완이가 결석을 했다. 영어 선생님인 이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버스표 열 장을 사라고 돈을 주었는데 두 장만 사고 나머지 돈을 들고 집을 나간 것 같다고 걱정을 한다. 방학 내내 매일 한 차례씩 핸드폰으로 걸려 오던 전화도 오늘은 끊어졌다는 것이다. 월요일에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오후에 차를 몰고 읍내로 나가 PC방을 다 돌아다니면서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PC방에다 내 전화번호와 학교 전화번호를 적어 주고 아이들 사정을 이야기한 뒤 꼭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고 학교로 돌아오는데 교문을 막 들어설 즈음 전화가 왔다. 뉴넷 PC방이었다. 지금 동생과 함께 들어와서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차를 돌려 그 PC방으로 갔다. 그전처럼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방치해 둘 것이 아니라 즉각 찾으러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가지고 나간 돈이 떨어지면 곧바로 남의 돈을 훔쳐서 생활을 하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부터 동완이가 가지고 있던 돈 5600원을 가지고 토큰법을 통한 개입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동완이가 하루 동안 학교 생활을 잘 하면 100원짜리 동전 세 개,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았으면 동전 두 개, 합해서 500원을 주기로 했다. 돈은 일주일 단위로 받게 되는데 일주일간 잘 생활하면 3500원을 내게서 받는다. 한 달이면 1만 5000원 정도의 용돈을 받을 수 있다. 그 대신 잘못해서 문제를 일으키면 내가 보관하고 있는 동완이 돈에서 300원씩을 내가 갖기로 했다. 첫 주에 동완이는 겨우 1110원을 받아 갔다. 이것도 잘 지속될지, 아니면 동완이가 거부해 버릴지 아직은 모른다. 동완이네 집과 아버지와 가정 환경이 달라지지 않는 한 동완이의 방황은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시시포스의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끝없이 바위를 정상을 향해 밀어 올리는 일이다. 다 올려놓았다 싶으면 또 아래로 굴러 떨어지곤 하는 바위를 바라보며 절망하지 않고 다시 바위를 응시하며 터벅터벅 걸어 내려가 바위를 밀기 시작하는 일, 교육은 어쩌면 매일 그런 일을 되풀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지만 거기서 다시 일어서서 허무와 절망과 실패로부터 매일 다시 시작하는 일, 그게 내가 매달려야 할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동완이도 그런 거대한 절망의 바위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