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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552쪽 | 646g | 140*210*35mm
ISBN13 9788901213330
ISBN10 890121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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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헨닝 망켈
1948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났다. 변호사인 아버지를 따라 스웨덴 북부의 헤르예달렌으로 이사 간 후, 그곳에서 줄곧 어린 시절을 보냈다. 16세에 학교를 자퇴하고, 프랑스 파리에 정착하기 전까지 2년 가까이 선원생활을 했다.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간 그는 무대 조연출로 경험을 쌓고, 여러 편의 희곡을 쓴 후에야 1973년 『발파공』으로 작가 데뷔에 성공한다. 같은 해 아프리카를 여행하다, 그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게 되었고, 인생의 대부분을 스웨덴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연출가 및 작가로 활동한다.

1986년부터 모잠비크에 극단을 만들어 운영하며, 스스로 표현했듯이 ‘한쪽 발은 모래에, 다른 쪽 발은 눈에’ 묻고 살면서 ‘잊힌 대륙’ 아프리카의 특수성과 아름다움을 서구에 널리 알리는 일에 헌신적으로 몰두했다.

북유럽 스릴러의 제왕이라 불리며 ‘노르딕 누아르’ 대중화에 혁혁한 공을 세운 헨닝 망켈은 ‘쿠르트 발란데르 형사 시리즈’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991년 『얼굴 없는 살인자들』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2009년 『불안한 남자』를 마지막으로 총 10부작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이드 트랙』은 발란데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공히 스웨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헨닝 망켈은 암 진단을 받아 투병하던 중 2015년 67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전 세계 주요 언론과 그를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은 그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했으며, 같은 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그가 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4,000만 부 이상 팔렸고 4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리가의 개들』 『다섯 번째 여자』 『방화벽』 『하얀 암사자』 『미소 지은 남자』 『불안한 남자』 『빨간 리본』 『이탈리아 구두』 『불안한 낙원』 등이 있다.
역자 : 김현우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EBS교육방송 PD로 일하고 있으며, 전문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산책』 『스티븐 킹 단편집』『행운아』 『고딕의 영상시인 팀 버튼』 『G』 『로라, 시티』 『알링턴 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A가 X에게』 『벤투의 스케치북』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브래드쇼 가족 변주곡』 『그레이트 하우스』 『우리의 낯선 시간들에 대한 진실』 『킹』 『아내의 빈 방』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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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발란데르는 유채밭에서 분신한 소녀에 대해 여러분과 똑같이, 그러니까 기억하기 싫은, 이내 잊어버린 먼 과거의 악몽처럼 기억하게 된다. 그날 저녁은 물론 깊은 밤까지도 그는 표면적으로는 차분함으로 유지하고 있었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작고 세세한 면을 제외하고는 잘 생각이 나지도 않았다. 마르틴손과 한손, 특히 회그룬드는 그의 차분함에 놀랐다. 하지만 그들은 발란데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두른 차단막을 뚫어볼 수 없었던 것뿐이다. 그의 내면은 무너져버린 집처럼, 황폐했다. --- p.44

발란데르는 머리 가죽이 벗겨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르틴손이 뭐라고 했더라? 린드그렌이 전화에서 남자의 ‘머리 가죽이 벗겨졌다’고 말했다고 했다. 발란데르는 머리 가죽이 벗겨질 수 있는 다른 경우를 떠올려보려고 했다. 현재로서는 베테르스테트의 사인은 모른다. 누군가 그의 머리 가죽을 일
부러 벗겨냈다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 발란데르는 뭔가 불편했다. 벗겨진 피부가 그를 불편하게 했다. --- p.84

“베테르스테트가 법무무장관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미술품 절도와 관련된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소문도 있었죠. 되찾지 못한 그림들, 지금은 아마 개인 소장가들의 저택 벽에 걸려 있고, 절대 일반에 공개되지 않을 겁니다. 경찰이 장물아비를 잡았어요. 중간거래상이겠죠. 물론 잡으려고 해서 잡은 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그 장물아비가 베테르스테트가 연루된 게 확실하다고 증언을 했거든요. 하지만 증거가 없었고, 그대로 묻혔습니다. 구덩이 안에서 흙을 퍼내는 사람들보다는 위에서 구멍을 메우는 사람들이 늘 더 많았던 거죠.” --- p.128

그날 밤 발란데르는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창문을 열고 따뜻한 여름 밤공기를 맞았다. 전축에는 푸치니의 음악을 틀어놓았다. 위스키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따랐다. 살로몬손의 농장을 찾아갔던 날 오후의 행복, 끔찍한 참사가 벌어지기 전에 느꼈던 그 행복을 조금은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그는 사건을 조사 중이고, 그 사건에는 두 가지 큰 특징이 있었다. 첫째, 아직 범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둘째, 아마도 범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 번째 범행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발란데르는, 잠시나마 사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간은 불길에 휩싸인 소녀의 모습도 그의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위스타드에서 벌어지는 폭력 범죄를 그 혼자서 모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는 그저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뿐이다. 누구든 거기까지밖에 할 수 없다. --- p.207

그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 걸까? 젊은이들이 분신자살을 하고, 또 이런저런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세상이었다. 그들은 소위 실패의 시대를 살고 있었다. 스웨덴 국민들이 믿었던, 그리고 그 믿음에 따라 세웠던 무언가가 생각보다 견고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들이 한 일이라곤 이미 잊혀버린 이상을 기념하는 기념비뿐이었다. 이제 그를 둘러싼 사회가 무너지고 있었다. 정치체계가 전복되는 중이었고, 이제 어떤 건축가가 나타나 새로운 건축물을 세울지, 그건 또 어떤 체계가 될지 아무도 몰랐다. 그렇게 아름다운 여름날이었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끔찍했다. --- p.292

아메리칸 원주민, 그가 혼잣말을 했다. 전사. 그의 생각이 옳았다. 그들이 쫓고 있는 자는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움직이는 고독한 전사였다. 범인은 흉내를 내고 있었다. 흉기로 도끼를 사용하고, 머리 가죽을 벗기고, 맨발로 다닌다. 하지만 아메리칸 원주민이 무슨 이유로 스웨덴의 여름에 활보하며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걸까? 이런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자의 정체는 무엇인가? 정말 아메리칸 원주민일까, 아니면 원주민 놀이를 하고 있는 누군가일까?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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