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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1쪽 | 372g | 148*210*30mm
ISBN13 9788993094534
ISBN10 899309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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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게이조의 고향은 니가타 현의 나가오카 시였는데, 출정하는 날 밤에 나가오카 역까지 배웅을 나온 전처가 남편이 너무도 끈덕지게 딸아이를 부디부디 잘 부탁한다고 말하자 아주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걱정할 거 없어. 얘는 당신 아이가 아니니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시아버지가 기차에 타기 직전에 새들새들 웃는 얼굴로?.
“그 시절에 전쟁텅 나간다는 건 곧 죽으러 간다는 뜻이었잖니. 하칠 출정 열차를 타고 떠나는 날에 그런 말을 하다니, 너무 잔인한 짓이었지 뭐야. 저 사람에게는 그 일이 평생 상처로 남은 것 같아.---p.30

아내가 문제의 시각에 대학생과 한 침대에 있었다는 게 확실해진 이상, 나오코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게 그 두 사람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 된 겁니다. 두 사람이 침대에서 서로의 몸을 탐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리바이랍시고 당당히 주장한 것은 내게는 그 두 사람이 나오코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죄를 큰소리로 인정한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전에도 아내는 똑같은 죄를 범해서 한 남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뻔한 적이 있습니다.
앞에서 2시 41분이라는 시각에 대해 말했지만, 그건 6년 전 어느 날, 한 남자가……, 다름 아닌 내가 미타카 역 플랫폼을 통과하는 열차에……, 신혼 초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타고 있던 열차에 몸을 던지려고 했던 시각입니다. ---p.55

내 손보다 히라타의 몸이 먼저 움직였다. 나를 침대에 쓰러뜨리고, 그 순간 지독히 차가운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 눈밑은 명백하게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죽인 건 너야. 내가 다 알아…….
지난 한 달 동안, 나를 가장 괴롭힌 것은 그 눈빛이었다. 다케히코의 눈도 언니의 눈도 아니고, 히라타의 그 눈이었다. 왜냐하면 나오코를 죽인 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그날, 호텔 방에 들어가기 전부터 나는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 때문에 지독히 불안했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 사건을 일으킨 건 바로 나였으니까. 그렇다 그날 나는 분명 내 딸을 죽이려고 했다.
---p.13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이야기는 평범한 샐러리맨 가족의 아침 풍경에서부터 시작된다. 치매를 앓고 있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가정주부 사토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그녀에게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여동생 유키코가 문화센터에 다닌다며 조카를 봐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사치스러운 것을 좋아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가는 여동생에게 휘둘려온 사토코는 내심 그녀를 귀찮아한다. 무엇보다 유키코의 남편에게서 그녀가 문화센터에서 만난 대학생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더욱 더 조카를 맡는 게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사토코는 마음속에 감춰둔 ‘어둠’을 입 밖에 내거나 여동생의 부탁을 거절하는 대신 조용히 조카를 맡아주기로 한다. 마침 그날은 딸을 데리고 치과에 가야 하는 날이었는지라 사토코는 어린 조카 나오코와 치매인 시아버지만을 남겨놓고 치과에 간다. 하지만 치과에서 돌아와 보니 나오코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사토코는 백방으로 아이를 찾아보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정신이 온전치 않은 시아버지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 “아이는 죽어서 능소화나무 아래에 묻혀 있다”고……. 그리고 그날 나오코는 이모 집 안마당에서 능소화나무 밑에 파묻힌 시체로 발견된다.

나오코의 죽음에 관련해 사토코를 비롯한 일곱 명의 등장인물이 번갈아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하고, 결국 일가족의 뒤편에 숨겨져 있던 음울한 진실들이 하나둘 밝혀진다. 과연 어린 소녀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독자를 후려치는 섬뜩한 반전, 렌조 미키히코만의 최고의 미스터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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