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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부활, 잃어버린 빛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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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부활, 잃어버린 빛을 찾다

: The Arch of Enlighte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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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062g | 216*266*20mm
ISBN13 9788927801474
ISBN10 8927801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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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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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과 광화문은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폐허로 버려졌다. 폐허가 된 경복궁은 1700년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등장한다. 무성하게 자란 100년 소나무 숲에 묻혀버린 그림 속 왕궁의 모습에선 처연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림에 영감을 받은 겸재 정선의 벗 담헌 이하곤은 경복궁을 애도하는 시를 짓기도 했다.

아련히 흔들리는 가을 풀 위로 나비가 날아다니고
다 무너져 가는 담 옆에는 오래 된 느티나무 한 그루
인적 없는 곳에선 백발이 희끗희끗한 문지기만이
해가 뉘엿뉘엿 지는 가운데 한가로이 장대를 들고 서 있네. --- p.95

흥선대원군에 의해 200년 동안 아무도 돌보지 않았던 경복궁과 정문 광화문은 사그라진 재 속에서 다시 부활했다. 경복궁이 장엄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왕실은 그 위상에 버금가는 궁정을 다시 얻었고, 조선왕조의 권위 또한 살아났다. 그러나 전통을 되살리는 데만 충실했던 조선은 당시 동아시아를 휩쓴 변화의 거센 바람을 외면하는 과오를 저질렀다. --- p.104

경복궁이 지향했던 조화와 질서를 교란하기 위해 총독부 건물은 고의적으로 경복궁의 남북 중심축에서 동쪽으로 3.75도가량 어긋난 곳에 지어졌다. 이와 함께 건물 기반을 단단히 다지기 위해 철제 말뚝을 땅속 깊숙이 박았다. 일본은 중심축을 어그러뜨리고 말뚝을 땅속 깊이 박는 일이 경복궁을 감싸 안은 기의 흐름을 무너뜨려 풍수학적으로 좋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선왕조의 권위를 상징적으로 훼손하기 위해 이를 이용했다. --- pp.115-116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 왕조의 위엄을 받들기 위해 50년 전 중건된 경복궁은 옛 질서를 증언하는 가장 강력한 상징물이자 조선 왕조의 영광을 가장 직접적으로 상기시켜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렇게 신성한 경복궁을 식민과 연결된 장소로 바꾼다면 조선이 식민지가 됐다는 사실을 조선 백성에게 주지시키는 동시에 조선의 신성한 역사를 훼손하고 심지어 모욕감을 느끼게도 할 수 있었다.
일제는 광화문을 이전하기로 결심했다. 새롭게 지어진 5층 총독부 건물로 도성 최고층 건물의 자리를 뺏기긴 했지만, 여전히 총독부 건물을 가로막고 서 있는 광화문으로 때문에 총독부 건물이 원래 달성하려 했던 위압적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제는 광화문을 조선인들의 마음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눈에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버렸다. --- p.114-116

이로써 3년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광화문이 원래의 모습대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광화문이 공개된 다음 날 광화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전국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광화문 복원에 소요된 총금액이 280억 원에 이르며 18만1,075그루의 금강송과 2만6,185장의 기와가 사용됐다. --- p.165

"슬퍼하지 말라. 미안해하지도 말라. 나는 이 자리에 서서 모든 것을 보았노라. 외적이 이 강산을 어떻게 유린하고 민족의 정기가 어떻게 뒤틀리는지 다 보았노라. 나의 선조 나무들로 지어진 광화문이 어떻게 빛을 잃어갔는지 나는 다 보았노라. 그 숱한 세월 광화문이, 우리 역사가 겪어야 했던 고통에 비하면 밑동이 잘려나가는 아픔쯤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그렇게 그 나무들은 복원되는 광화문의 기둥이 되고 대들보가 돼 주었습니다. 광화문이 600년 전 모습으로 복원되는 날, 저는 그루터기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 대목장 신응수의 말

세종대왕은 1426년 집현전 학자들에게 경복궁 내에 있는 모든 문과 교각의 이름을 지으라고 명했고, 경복궁의 주문인 광화문이 역사서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시점도 바로 이때였다. 광화문이라는 이름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궁궐에서 시작된 왕의 지혜와 학식이 광화문을 통해 널리 퍼져 나가 궁궐 밖의 백성들을 계몽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 pp.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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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빛을 되찾은 기쁨"
우리는 마침내 광화문을 완벽하게 되살려냈습니다.
온갖 고난을 견뎌온 조선의 얼굴이 드디어 환한 빛으로 우리를 반겼습니다.
광화문 복원은 잃어버린 민족의 빛을 다시 찾는 대역사입니다.

'홍석현(중앙일보 회장)'
"한국의 빛이 되살아나다"
나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바다 건너 멀리 한국 땅에도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한국이 역사 속에서 잃어버렸던 전통 기술과
문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찰스 윈저(영국 왕세자)'
"이방인이 기록한 21세기 광화문 복원 의궤"
이 기록은 21세기에 외국인이 기록한 광화문 복원의 의궤(儀軌)인 셈입니다.
그것은 역사의 기록임과 동시에 한국인과 전 인류에게 문화유산과
문화유산 복원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주는 각성의 저서이기도 합니다.

'유홍준(역사서가 ·전 문화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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